이곳은 산림청이 충남 부여국유림에서 친환경 벌채한 현장입니다. 왜 이런 모양이 됐을까요? 문제점은 없을까요?
동물들이 숨을 곳을 남겨라!
‘벌채’는 나무를 베어내는 걸 말해요. 목재로 활용하기로 구분한 산림 지역에 고령화된 나무를 베어내고, 해당 지역에 어린 나무를 심는 거지요.
우선 벌채를 할 때는 능선과 계곡 주변을 제외한 사면을 중심으로 진행합니다. 벌채 지역 중간에 동그랗게 남겨진 공간을 ‘군상’, 긴 띠 모양 공간을 ‘수림대’라고 하지요. 이렇게 독특한 모양으로 나무를 남겨두는 이유는 이 지역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물을 마시고, 포식자를 만났을 때 숨을 공간을 제공하고, 산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서입니다.
양희문 박사는 “이전에는 적은 비용으로 쉽게 벌채하기 위해 숲의 나무를 한꺼번에 베어버렸다”며, “최근에는 벌채로 인해 일어나는 동식물들의 서식지 훼손을 최소한으로 하자는 의견이 모여,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이 같은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어요. 이어 “다만 친환경 벌채를 통해 생태계가 재생 능력을 잃지 않았는지, 실제로 다양성이 늘었는지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모니터링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어요.
인•터•뷰 “종 다양성 감소를 막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김현섭(산림청 산림정책과 임업연구사)
Q 친환경 벌채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생태 훼손을 최소한으로 하는 것입니다. 벌채할 지역이 희귀종이 사는 곳인지, 야생동물의 서식처인지 확인했어요. 환경전문가와 주변 지역 주민들과 함께 벌채심의회를 열어 충분히 논의하였지요. 또한 벌채로 인한 동식물 종의 수가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했어요.
Q친환경 벌채, 꼭 필요할까요?
벌채를 하기 전 캐나다 앨버타, 호주의 태즈마니아, 미국의 워싱턴주의 사례를 공부했습니다. 세 지역은 벌채를 통해 숲의 다양성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알려졌지요. 또 숲이 환경생물학적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인 ‘산림영향권’을 고려해서 벌채하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답니다.
인•터•뷰 “벌채가 동물들의 생활을 침해할 수 있어요”
장이권(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교수)
Q 동물행동학자로서 벌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벌채는 동물들의 생활을 침해할 수 있어요. 쉬는 공간을 남겨놨지만, 주변과 고립된 섬 형태라 동물들이 실제로 이용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물론 나무 일부를 솎아 공간을 넓혀 주는 건 부피생장을 하는 나무가 잘 성장하는 데 도움이 돼요. 하지만 이렇게 숲에 큰 변화를 갑작스럽게 만들면 동물들이 적응하기 힘들 거예요. 또 새로 심은 나무로 인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늘어난다는 효과 또한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Q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숲이 자연적으로 변화하도록 두는 게 어떨까요? 현재 우리나라의 숲이 다양성 면에서 건강하다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천이가 일어나고 있는 과정이에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숲이 안정적인 상태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친환경 벌채, 어떻게 진행될까?
베지 않을 나무
국가에서 정한 보호구역이거나, 수자원을 역할을 하는 숲, 산사태 방지 기능을 하는 숲, 희귀한 동식물군이 서식하는 숲,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보호수는 베지 않는다.
벨 나무
목재 공급이 가능한 숲 안에서 이제는 다 자라서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떨어지면서도 목재로 활용할 수 있는 4~5영급의 나무를 벤다.
심을 나무
산림청은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나고,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테다소나무, 백합나무, 가시나무류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