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기획] 순간 포착! 과거의 흔적

어릴 적 찍은 사진을 보면 내 과거의 모습이 담겨 있어. 
자연에도 지구의 과거 속 순간을 고스란히 담아낸 것들이 있단다! 그 주인공은 바로 나이테와 호박이야!

 

 

과거의 순간 ① 1000년 전 초신성 폭발이 나이테에?!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교 북극및고산연구소 로버트 브라켄리지 연구원팀은 나무 나이테에서 아주 오래전 일어난 초신성 폭발의 증거를 찾았다고 지난해 11월에 발표했어요.


초신성은 별의 일생에서 죽음의 단계에 해당해요. 어떤 항성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폭발하면서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엄청난 양의 감마선을 방출하지요. 감마선은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전자기파로, 파장이 짧고 에너지는 매우 큽니다. 감마선이 지구 대기를 지나면 대기의 입자들이 감마선의 영향으로 깨지거나 망가져요. 그중에서도 탄소-12 형태로 존재하던 탄소는 동위원소인 탄소-14로 바뀝니다. 평소 지구의 대기에는 화학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인 탄소-12가 98.89%를 차지하는데, 초신성 폭발로 대기 중 탄소-12와 탄소-14의 비율이 달라지는 거예요. 


연구팀은 나무의 나이테에 대기 중 탄소 비율의 변화가 지문처럼 남아 있을 거라는 가설을 세웠어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4만 년 이내에 폭발한 초신성 중, 지구로부터 약 1500파섹* 거리 안에 있던 18개를 추렸어요. 


이 시기에 광합성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 표본도 수집해 관찰했어요.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으로 나이테 중 탄소-14의 비율이 높은 ‘탄소-14 스파이크’ 부위를 찾았지요. 그리고 이 두 목록을 비교해본 결과, 나무에서 탄소-14 스파이크가 나타나는 간격과 18개의 초신성 폭발이 일어난 간격이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연구를 이끈 로버트 교수는 “지구 대기의 탄소-14 비율이 높아진 원인은 태양 플레어와 초신성 폭발이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초신성 폭발의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이어 “앞으로 나무의 나이테가 고대 초신성 폭발의 흔적을 찾거나, 우리 은하의 별들이 얼마나 자주 폭발하는지 연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어요.

 

 

과거의 순간 ② 9900만 년 전 개미의 식사 시간!

 

 

미국 뉴저지공과대학교의 진화생물학자 필립 바딘 교수팀은 태국 미얀마에서 9900만 년 전 살던 지옥개미가 바퀴벌레를 문 순간이 저장된 호박을 발견했어요. 지옥개미가 커다란 낫과 같은 턱으로 바퀴벌레를 무는 순간, 소나무에서 나온 끈적끈적한 송진에 갇혀 호박화석이 된 거예요.


연구진은 지옥개미의 머리를 컴퓨터 3차원 모델링 프로그램으로 재현했어요. 이후 턱과 뿔 같은 생김새의 특징을 현재 존재하는 여러 종의 개미들과 비교해 봤지요. 그 결과 지옥개미는 뿔 표면이 금속 성분으로 이뤄져 단단하고, 개미 중에서도 가장 초기 조상격 종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지요. 바딘 교수는 “현재 마다가스카르 지역에 서식하는 드라큘라 개미의 사냥 모습이 이와 비슷한 것으로 보아, 지옥개미의 사냥 습관이 현재 개미에게까지 전해져 내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답니다.

 

 

 

_ 인터뷰

소지현(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과 식물분류계통연구소 박사후연구원)

 

“나무를 보면 지구의 과거를 볼 수 있어요.”

 

 Q 탄소 동위원소 비율에 따라 나이테가 달라지나요?


나이테는 봄, 여름에는 생장이 활발해서 나무의 조직이 연하고(춘재). 가을, 겨울에는 생장이 느려져서 조직이 단단해지는(추재) 차이에 의해 만들어져요. 방사성동위원소가 나이테 모양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기보다는, 나이테에 남아 있는 방사성동위원소량이 당시의 대기 상황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미 과거의 기후나 환경파악할 때 활용하고 있지요.

 

 Q 연구결과처럼 나무로 초신성 폭발도 알 수 있을까요?


매우 흥미로운 연구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 같네요. 왜냐하면 초신성 폭발과 나이테가 형성된 시간을 측정한 데이터는 오차 범위가 매우 크거든요. 또 지구 대기의 방사성동위원소량에 영향을 주는 다른 가능성(태양 활동)이 존재하기 때문이에요. 이번 연구 결과를 가능성 정도로 의미를 두고, 앞으로 더 지켜본다면 더욱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용어정리

* 방사성 물질: 불안정한 핵이 붕괴되면서 에너지가 높은 입자나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물질. 방출된 입자, 전자기파는 생명체의 세포를 망가뜨린다.

* 파섹 : 우주공간의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로, 1파섹은 3.26광년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21년 0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윤선 기자 기자

🎓️ 진로 추천

  • 천문학
  • 지구과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