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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터뷰] 암컷 개구리, 원치 않는 수컷 피하기 위해 죽은 척한다

오늘은 대망의 개구리 소개팅 날! 한껏 들뜬 수컷 개구리가 암컷에게 꽃을 건네고 있어. 그런데 암컷 개구리가 갑자기 몸을 뒤집는데? 이유가 뭘까? 

 

 

자기소개 부탁해. 

 

안녕? 나는 암컷 개구리야. 매년 봄마다 수컷 개구리들이 나를 유혹하기 위해 내는 울음소리 때문에 귀가 아플 지경이지. 울음소리뿐이겠어? 수컷 개구리는 번식 기간 자손을 남기기 위해 암컷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단다. 그러다 보면 여러 마리 수컷이 암컷 한 마리에 달라붙어 암컷 개구리가 깔려 죽는 일까지 생기지. 하지만 암컷 개구리는 이런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나름의 전략을 갖고 있단다. 


어떤 전략이야? 

 

10월 11일, 독일 베를린 자연사박물관 캐럴린 디트리히 박사팀은 암컷 개구리가 몸 뒤집기, 경계음 내기, 죽은 척하기 등 세 가지 전략을 통해 수컷과의 짝짓기를 거부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 연구팀은 2019년 번식기에 접어든 유럽의 산개구리 암컷 54마리와 수컷 27마리를 채집한 뒤 수컷 한 마리와 크기가 다른 암컷 두 마리를 가로 40cm, 세로 60cm 크기의 상자에 넣었어. 상자 안에 물을 5cm 정도 채운 뒤 920시간 동안 개구리들의 행동을 촬영한 영상을 분석했지.  

 

전략의 자세한 내용이 궁금해. 

 

가장 흔한 행동은 ‘몸 뒤집기’였어. 암컷 개구리의 83%는 물속에서 수컷의 앞다리 아래로 몸을 회전시켜 수컷의 품에서 빠져나오려고 시도했지. 그다음으로 보인 행동은 ‘경계음 내기’였어. 암컷의 48%는 수컷들이 다른 수컷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해 내는 경계음을 냈어. 연구팀은 암컷들이 수컷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수컷의 경계음을 모방한다고 설명했어. 


또 다른 전략이 있어?

 

암컷의 33%는 팔다리를 쭉 뻗은 채 아예 죽은 척하는 ‘강직성 부동’을 연기했어. 강직성 부동은 주로 포식자의 공격을 피하는 전략으로 나타나는데, 개구리는 짝짓기를 거부하려고 이런 행동을 한 거야. 연구팀은 암컷의 몸 크기가 작을수록 회피 행동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수컷에게서 벗어날 확률도 높다는 것을 확인했어. 캐럴린 디트리히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암컷 개구리가 번식 기간 수동적이고 무력하다는 기존의 통념을 깬 것”이라며 “암컷이 어떤 기준으로 짝을 선택하거나 회피하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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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배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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