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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동물들의 겨울잠이 방해받고 있다!

겨울잠을 방해받은 게 나뿐만 아니라고? 세계 곳곳에서 동물들의 겨울잠 주기가 달라지고 있대. 그게 바로 인간 때문이라던데?!

 

작년 3월 초, 미국 코네티컷주의 버슬리동물원은 흑곰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어요. 코네티컷 지역 흑곰은 4월 즈음에 겨울잠에서 깨는데, 이번에는 한 달이나 빨리 깬 것이죠. 비슷한 현상이 전 세계에서 관찰되었어요.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곰이 한 달 늦게 겨울잠에 들었고, 러시아에서도 동물원의 곰들이 겨울잠을 이루지 못 하는 일이 발생했죠.


동물원의 사육사들은 이 일이 역대급으로 따뜻했던 겨울 때문이라고 밝혔어요. 날이 추워지면 곰은 겨울을 버티기 위해 체중을 늘리고 겨울잠에 드는데, 기후변화로 곰의 겨울잠이 방해받은 것이죠. 곰뿐만이 아녜요. 북아메리카에 사는 설치류인 ‘노란배마멋’은 9월부터 약 8개월 동안 겨울잠에 들어요. 생물학자들이 1976~2000년 동안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봄이 따뜻해지면서 노란배마멋의 겨울잠이 약 38일 짧아졌다는 사실을 알아냈어요.


기후변화 말고 다른 인간 활동도 겨울잠을 방해할 수 있어요. 작년 12월 8일, 독일 법원은 베를린 인근 공장의 개간 작업을 중단하라고 명령했어요. 숲을 베어내면서 동물들이 겨울잠을 자는 지역을 파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도 동물과 인간의 활동 영역이 겹치며 동물의 겨울잠이 방해받기도 한답니다.

 

 

_ 인터뷰 ①

박형수(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 팀장)

 

 

“겨울 산에선 ‘야호’를 외치지 마세요!”

 

저는 지리산 자락에 있는 국립공원연구원 남부보전센터에서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을 야생에 복원하는 일을 해요. 겨울이 되면 매년 반달가슴곰이 어디서 겨울잠을 자는지, 몸 상태는 어떤지 등을 조사해요. 이를 통해 반달가슴곰이 안전하게 겨울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주죠.


지리산의 반달가슴곰은 보통 12월 말부터 다음 해 3월 말까지 대부분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평균 900m 이상의 고지대 능선 지역에서 겨울잠에 들어요. 주로 바위틈이나 굴, 나무 구멍, 그루터기를 이용합니다. 하지만 흙 굴을 파기도 하고, 심지어는 맨땅에 곰탱이*를 만들어 겨울을 나기도 해요.


저희는 인간의 침입을 막기 위해 반달가슴곰이 동면하는 곳에는 홍보 깃발을 설치하고, 겨울에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 주민들과 사전 면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혹시 겨울 지리산을 찾는다면, 정해진 탐방로를 벗어나거나 큰 소리로 ‘야호’를 외치지 말아 주세요. 숲의 주인인 야생동물의 겨울잠을 깨우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답니다!

 


 

 

_ 인터뷰 ②

김봉균(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냉장고에 박쥐가 자고 있어요!”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다친 동물을 관리하는 김봉균 재활관리사입니다. 저희는 겨울에 종종 탈진한 박쥐류를 구조해요. 집박쥐의 경우, 겨울잠 장소로 건물 외벽이나 틈새를 택하기도 해요. 이런 곳에서 겨울잠을 자면 소음이나 진동에 노출되거나 개나 고양이 등의 천적과 만날 가능성이 커 겨울잠에 방해를 받기 쉽지요.


박쥐를 구조하면 먼저 다쳤는지 확인하고 치료해요. 이후 에너지를 보충하고 겨울잠에 들게 해요. 이때 냉장고를 사용하죠. 공간 온도를 변화시키면 자연스럽게 겨울잠에 들거든요. 그래서 박쥐를 주머니에 넣은 후 냉장고에 매달아 둔답니다(사진).

 


만약 어과동 독자들이 겨울에 집 외벽이나 틈 사이에서 박쥐를 봤다면, 박쥐가 겨울잠을 자던 중이니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입니다. 더불어 가능한 한 다가가지 말고, 소음을 내지 않도록 노력해 주세요.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도 참아야 박쥐가 성공적으로 겨울잠을 잘 수 있거든요. 다만 신체 일부를 다쳤거나 피가 나는 경우, 벽면이 아닌 바닥에 있는 경우, 몸이 젖어있는 경우라면 구조가 필요한 상황이랍니다.

 

 

 

용어정리

*곰탱이 : 곰의 잠자리를 뜻하는 표현. 곰은 풀을 말아 방석이나 침대처럼 만든 후 웅크려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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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창욱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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