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공사 구간은 나 팔색조와 다양한 생물 친구들이 사는 서식지야. 하지만 이곳에 심어진 삼나무가 인간과 제주 자생식물에게 해롭다며 베어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
근데 삼나무가 왜 해롭지?
삼나무가 토양 산성화를 일으킨다?
삼나무는 비자림로를 30년 넘게 지켜온 터줏대감이지만, 제주 자생종은 아니에요. 1924년, 제주 산림을 조성하기 위해 일본에서 처음 들여왔고, 비자림로 숲엔 1970년대부터 인위적으로 심었어요.
도로 확장 찬성 측은 일제 삼나무가 토양을 산성화시키고, 바닥에 드는 햇빛을 가려 오히려 제주 자생식물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해요. 이에 대해 국립산림과학원 김용석 연구사는 “토양의 산성화는 자연적 요인보다는 산성비 같은 인위적인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며, “자연적인 토양의 산성화는 지형, 기후, 본래의 토양 상태 등에 따라 다양한 경향을 보이지만, 나무의 종류에 따라서는 그 차이가 명확지 않다”고 말했어요. 이어 “삼나무가 다른 나무와 비교해 토양을 더 많이 산성화시킨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의견을 주었지요. 또, 삼나무가 생태계 다양성을 해친다는 의견에 대해 전문가들은 삼나무를 모두 베어내지 않더라도, 솎아내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답니다.
한편, 삼나무 꽃가루가 봄철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도 벌목의 근거가 되고 있어요. 제주대학교 환경보건센터에 따르면 삼나무는 쌀 한 톨 크기의 꽃 하나당 약 1만 3000개의 꽃가루를 만들어 공기 중으로 퍼뜨리고, 도내 알레르기 질환의 주 원인이 되기 때문이지요.
삼나무는 다양한 생물의 핵심 서식처!
한편 지난 6월, 각 분야 전문가와 시민모니터링단은 공사 현장에서 생태 정밀조사를 했어요. 7월에는 생명다양성재단이 특별 조사단을 파견해 추가 조사를 했지요. 그 결과, 이들은 도로변 삼나무를 포함한 공사 구간의 숲에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고 밝혔어요. 두 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기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에 빠져있던 다수의 생물이 발견됐거든요. 생명다양성재단은 두 생태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비자림로 공사 구역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 조류 4종(붉은해오라기, 팔색조, 긴꼬리딱새, 붉은배새매), 곤충 2종(애기뿔소똥구리, 두점박이사슴벌레), 양서파충류 1종(맹꽁이)으로, 총 7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발표했어요.
특별 생태조사에 참여한 배윤혁 연구원은 “국내 중 제주에서만 유일하게 발견되는 두점박이사슴벌레는 불빛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인데, 도로를 만들고 가로등을 설치하면 많은 개체가 불빛에 날아들어 차에 깔려 죽게 될 것”이라며 삼나무 벌채에 대한 우려를 전했어요.
시민모임의 김순애 녹색당원은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곳인데, 그 자연이 당연하고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말했어요. 이어 “유네스코에서 제주 전 지역을 생태적 가치가 큰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한 만큼 제주도는 그에 맞게 정책도 바꿔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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