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만들어진 3세대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생명공학자들의 연구를 혁신적으로 개선시켰어요. 동식물의 유전자를 자르거나 변형을 주는 것이 용이해졌거든요. 화학상 수상자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발명한 두 과학자예요!
세균 연구하다 발견한 유전자 가위
노벨 화학상은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소장과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가 받았어요. 2012년 둘은 소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라고 알려진 3세대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Cas9’을 만들었지요.
1990년대 개발된 ‘유전자 가위’는 세포의 유전자를 자르는 도구예요. 유전자를 자르면 세포가 절단 부위를 다시 붙이다가 접합 부분에 돌연변이가 일어나기 쉬워요. 이를 이용해 특정 유전자만 망가뜨려 그 기능을 알아보거나, 병충해에 강한 식물을 만드는 등의 일을 할 수 있지요. 이전까지 유전자 가위는 만들기 어려워 널리 사용되지 못했지만, 크리스퍼-Cas9은 간편해 생명공학에 혁신을 가져왔어요.
크리스퍼-Cas9의 발명은 세균의 면역법을 연구하다 시작됐어요. 2011년 샤르팡티에 소장은 유해 세균 ‘화농성연쇄상구균’를 연구하다 새로운 유전자 조각 ‘tracrRNA’를 발견했어요. tracrRNA의 독특한 점은 크리스퍼의 일부와 똑같이 생겼다는 점이었어요. 1987년 발견된 ‘크리스퍼’는 세균과 고세균에서 발견되는 유전체 중 일부예요. 특정한 모양의 유전자가 반복되고 그 사이에 독특한 유전자가 끼인 형태를 통틀어 ‘크리스퍼’라 부르지요.
훗날 크리스퍼 속 독특한 유전자는 바이러스에서 유래했다는 게 밝혀졌어요. 세균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바이러스의 유전자 일부를 뺏어다 자기 유전체에 끼워 기억해둬요. 그러면 훗날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면역* 작용을 할 수 있어요. 크리스퍼 속 유전자와 같은 유전자를 바이러스에서 발견하면 쪼개버리거든요. 이 과정에서 다양한 단백질이 가위 역할을 하는데, 그중 ‘cas9’이라는 단백질이 tracrRNA와 함께 움직였어요. 즉, cas9 단백질의 면역 작용에 새로운 유전자 tracrRNA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거죠.
샤르팡티에 소장은 RNA를 연구하는 다우드나 교수에게 협력을 요청했어요. 둘은 연구 끝에 2012년 크리스퍼 일부와 tracrRNA를 합친 유전자 조각에 cas9 단백질을 더하면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자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이를 응용하면 원하는 유전자도 자를 수 있다는 것을 시험관에서 증명했지요. 이 유전자 가위의 이름은 ‘크리스퍼-cas9’로 붙였으며, 훗날 동식물에서도 성공적으로 작동한다는 게 세계 곳곳의 과학자를 통해 밝혀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