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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의 변신 3] 종이가 되다!

여기서 끝이 아냐. 우리 꽃가루들이 종이가 된 사연을 들려줄게! 여기엔 아주 기막힌 연구 뒷이야기가 숨겨져 있단다. 

 

 

습도 따라 움직이는 꽃가루 종이


2020년 4월 6일, 꽃가루는 종이로 다시 태어나기도 했어. 꽃가루 마이크로캡슐을 응용한 결과지.
앞에서 소개한 조남준 교수팀은 같은 해 3월 19일, 꽃가루로 끈적한 젤을 만드는 데 성공했어. 꽃가루는 강한 염기 물질에 담가도 단단함을 유지할 정도로 외막이 튼튼한데, 강한 염기에 오랫동안 담가두자 꽃가루가 물렁한 젤로 변한 거야. 꽃가루를 80℃의 수산화칼륨 용액에 담가 12시간 동안 두자 젤로 변했지. 


그뒤 연구팀은 이 젤에서 수분을 증발시켜 보았어. 그러자 꽃가루의 내막에 있던 셀룰로오스층이 엉겨 붙으며 종이로 변했지. 꽃가루 종이(사진)는 습도에 따라 움직였어. 습기를 머금으면 약 2배까지 너비가 넓어지기도 했단다. 단, 이렇게 젤과 종이로 바꿀 수 있는 꽃가루는 발아구가 3개인 꽃가루 종류만 가능해. 연구팀은 분석을 통해 약 27만 종의 ‘진정쌍떡잎식물’이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지.


조 교수는 “이를 이용하면 작고 가벼운 소프트 로봇, 에너지 발전기, 센서 등의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지.

 

 

_ 인터뷰3

 

조남준(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교수) 

 

“꽃가루 종이는 학생의 실수로 탄생했어요!” 

 

 

 Q 우연히 꽃가루 젤을 발견하셨다고요?


네. 2017년, 꽃가루를 강염기 용액에 6시간 정도 담갔다가 마이크로캡슐을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텅 페이 판 연구원이 금요일 오후에 이걸 그대로 담가둔 채 퇴근해버린 거예요. 깜빡한 거죠. 


그러다 월요일 아침에 출근해서 용액에 담가둔 꽃가루를 발견했는데, 꽃가루가 형체를 잃고 콧물처럼 물컹해져 있었어요. 학생은 놀라서 몰래 이걸 버리려고 했는데, 마침 연구실을 지나가던 제가 보고 한번 분석해보자고 제안했지요. 

 

 Q 왜 분석하려고 하셨나요?


꽃가루는 외막을 이루는 물질이 워낙 단단해 과학자들도 지금까지는 그 단단한 성질만 활용하려고 해 왔어요. 그런데 그 물질의 단단함은 그대로 지닌채 유연성까지 얻으면 더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가장 먼저 현미경으로 물컹해진 꽃가루의 구조부터 확인해 봤어요. 그 결과, 꽃가루의 발아구가 열려 있는 걸 확인했죠. 


 Q 발아구가 열려 있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암술머리에 붙기 전, 꽃가루는 발아구를 닫은 딱딱한 상태예요. 그러다 암술머리에 붙으면 발아구를 열고 수분을 공급받죠. 연구실에서는 수소이온농도(pH) 등의 조건을 바꾸어 인위적으로 꽃가루가 발아구를 열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럼 꽃가루 안에 더 많은 수분이 들어가 젤이 될 수 있죠. 

 

 Q 꽃가루의 가능성, 어떻게 보세요?


꽃가루는 식물들이 생식을 위해 만들어내는 것으로, 생식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만들어내지요. 또, 꽃가루 캡슐을 활용하는 경우 인체에 무해한 데다가 단단하고요. 


이런 꽃가루를 소재로 활용하는 건 지속 가능하고 경제적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더 넓은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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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9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신수빈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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