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진 ‘환경보전’ 대신 ‘개발’을 해도 사람들은 잘만 살아왔잖아.
왜 이제서야 문제라는 걸까?!
가까운 미래, 우리의 경제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은 ‘2020 세계위험보고서’를 발표했어요. 전 세계 경제, 사회, 환경 분야 산업 지도자와 민간단체, 학자 등 104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지요.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대 우리의 경제를 위협하는 위험 요소 1위는 바로 기상 이변이었어요. 기후변화 대응 실패, 자연재해, 생물 다양성 손실, 인간 유발 환경 재난이 그 뒤를 이었지요. 경제 위협의 상위 5위 요소가 모두 ‘환경’ 문제로 꼽힌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사람들은 예상보다 기후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최근 5년 동안 지구의 온도는 역사상 가장 뜨거웠으며, 자연재해가 더욱 빈번하게 일어나는 걸 심각한 위협으로 봤어요. 보고서는 생물의 멸종률이 지난 1000만 년 동안의 평균과 비교해 수백 배 빠르게 가속되는 생물 다양성 손실도 지적했어요. 이것이 식량 및 보건 시스템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어 경제위기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고 본 거예요.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 1월 20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가 경제위기로 이어지는 현상을 ‘그린스완’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는 예측하기 어렵고 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한 번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가져오는 사건을 뜻하는 ‘블랙스완’이라는 용어를 변형시킨 거예요. 기후변화 문제도 정확한 예상이 어려워 불확실성이 큰데, 생태계와 사회는 물론 큰 경제위기를 일으킬 수 있거든요. 국제결제은행은 기후변화 문제를 정부와 민간, 시민 사회, 국제 사회가 행동으로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고려대학교 박호정 교수는 “태풍, 가뭄 등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한국의 피해 비용은 2050년부터 급격히 증가할 것”이며, “2100년에는 피해액이 약 280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환경부 전망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 인터뷰
“우리나라도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홍종호(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
Q실제로 환경문제가 경제위기를 가져온 적 있나요?
재난 수준의 환경문제가 나타나면 경제위기로 충분히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도 비일비재하지요. 2005년, 미국엔 초대형 허리케인인 ‘카트리나’가 상륙했어요. 이때 안타깝게도 큰 인명피해와 함께 우리나라 돈으로 약 150조 원에 가까운 재산 피해가 났지요. 이때 정부는 피해 복구를 위해 엄청난 돈을 투입해야 했어요.
최근 국제적 이슈인 시리아 난민 문제도 환경문제와 연관돼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기후변화로 가뭄이 극심해지자 농사가 어려워졌고, 결국 경제위기로 이어진 거예요.
반대로 경제 문제가 환경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요. 라면 등을 만들 때 사용되는 기름인 ‘팜유’ 산업을 위해 사람들은 열대우림을 파괴했어요. 그러자 그곳에 살던 동물들이 터전을 잃고, 멸종위기종들이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질 위험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Q우리나라는 어떤 피해가 클까요?
지구 온난화는 잦은 기상 이변을 가져올 수 있어요. 과거부터 우리나라엔 홍수로 인한 재산 피해가 가장 컸지요. 그래서 2017년, 기후학자인 서울대학교 김광열 교수와 제 연구팀은 비와 관련된 기후위기가 경제적 피해를 얼마나 줄지 함께 연구했습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2060년까지 우리나라에 비가 얼마나 올지 예측했고, 비와 관련된 기상 이변이 나타날 때 한해 약 25조 원의 재산 손실이 날 수 있다고 계산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