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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대교 차량 106대 추돌 사고 원인은?


 
2월 11일 오전, 인천 영종대교에서 자동차 100여 대가 잇따라 부딪히는 큰 사고가 일어났어요. 안타깝게도 이 사고로 73명이 다치고 2명이 목숨을 잃고 말았지요(2월 12일 기준). 목격자에 따르면 당시 다리 위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도대체 영종대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요?

영종대교는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인천 서쪽 육지를 연결하는 최단 통로예요. 그래서 공항을 오가는 차 대부분이 영종대교를 건너지요.

2월 11일 오전 9시 40분쯤, 서울 방향 2차선으로 가던 버스와 앞서 가던 승용차가 짙게 안개가 끼어 있던 영종대교에서 서로 부딪혔어요. 이 사고 이후 3차선에서 또 다른 버스가 택시 한 대와 부딪히고, 뒤따라오던 차들 역시 미처 사고 장면을 보지 못하고 연속해서 부딪히기 시작했지요. 이렇게 시작된 사고는 영종대교 전체 길이의 3분의 1에 이르는 1.3km 구간에서 자동차 106대가 뒤엉켜 충돌하는 엄청난 규모가 되었어요.

사고가 커진 이유는 짙은 안개 때문이에요. 안개는 습도가 높고 기온이 *이슬점 이하일 때 수증기가 뭉치면서 생겨요. 영종대교는 주변이 바다인데다가, 사고 이틀 전인 9일에 많은 눈이 내려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은 상태였어요. 여기에 사고 전날 기온이 5°C 이상 갑자기 올랐다가, 밤새 기온이 떨어지면서 지표 부근에 ‘역전층’이 생겼지요.

역전층은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공기 위에 흘러들어왔을 때 생겨요. 평소 대기는 위로 올라갈수록 기온이 내려가 공기가 위아래로 잘 섞여요. 하지만 역전층이 생기면 공기층이 안정적으로 변해서 잘 섞이지 않아요. 그러면 무거운 수증기가 지표 부근에 머무르면서 짙은 안개가 지속되지요. 게다가 사고 당일에는 중국에서 불어온 미세먼지가 수증기를 뭉치는 역할을 해서 더 짙은 안개를 만들었어요.

그 결과 사고 당시 영종대교의 *가시거리는 10m밖에 되지 않았어요.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가시거리가 100m 이내의 도로에서 운전할 때는 평상시 최고속도보다 절반으로 속도를 낮춰야 해요. 사고 지점의 제한속도가 100km이니 50km 속도로 달려야 했지요.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반에 사고를 낸 차는 100km에 가까운 속도로 달렸다고 해요.

지난 2006년 서해대교에서도 안개로 29중 추돌 사고가 났었어요. 사고 이후 서해대교에는 짙은 안개가 끼면 소리와 빛으로 위험정보를 알리는 시설이 설치됐지요. 또 국토교통부에서는 안개가 자주 끼는 고속도로에 ‘안개 소산 장치’를 시범으로 설치하기도 했어요. 안개 소산 장치는 습한 공기를 빨아들여 이를 건조하게 만들어 내뿜어요. 그 결과 안개가 없어지지요.

한편 영국과 미국에서는 안개가 끼거나 눈, 비가 많이 내리는 기상 변화를 감지해 도로의 상황에 맞는 속도를 LED 표지판으로 안내하고 있어요. 하지만 영종대교에는 전광판 말고는 안개 관련 안전 시설이 거의 없어요. 몇몇 차의 과속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었지만, 안개를 대비한 안전시설이 없었다는 점도 사고를 키운 원인이었답니다.
 



*이슬점 : 온도가 내려가면서 공기 중의 수증기가 포화 상태에 도달해 응결되는 때의 온도.
*가시거리 : 눈으로 볼 수 있는 거리. 가시거리가 1km 미만일 때 안개가 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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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혜림 기자
  • 도움

    송수환 대변인
  • 도움

    유태선
  • 사진

    연합뉴스, 신공항하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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