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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100년 동안 갖가지 얼굴을 갖다!

로봇들이 벌레부터 사람과 비슷한 형태까지 각양각색의 모습을 하고 있네요. 
‘로봇’이라는 단어를 처음 만든 사람도 로봇이 이렇게 다양해질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 ‘로봇’은 원래 이런 뜻으로 지은 단어가 아니었거든요!

 

‘로봇’의 뜻을 로봇학자에게 묻지 마라?


1920년 체코슬로바키아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는 SF희곡을 쓰다 고민에 빠졌어요. 인간의 모습을 한 인공생명체가 공장에서 생산돼 인간의 일을 떠안는 이야기를 그렸는데, 생명체에게 붙인 이름 ‘노동(labori)’이 딱딱하게 느껴졌거든요. 고민 끝에 떠올린 이름은 ‘로봇(robot)’. ‘강요된 노동’이라는 뜻의 체코어 ‘로보타(robota)’에서 따왔지요. 이렇게 탄생한 <;로숨의 유니버셜 로봇>;은 전세계 무대에 올려지며 큰 인기를 얻었어요. 결국 ‘로봇’은 인조인간을 뜻하던 ‘안드로이드’를 대체했답니다.


이처럼 ‘로봇’은 처음엔 사람의 모습을 한 기계를 뜻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용도와 생김새의 로봇이 개발되면서 뜻이 넓어졌어요. 2013년 미국 로봇학자 일라 레자 누르바흐시는 “로봇을 정의하고 나면 새로운 로봇이 나온다”며, “로봇학자에게 로봇이 뭔지 묻지 말라”고 조언했을 정도지요. 그럼에도 로봇의 주된 특징은 있어요. 물리적인 기계이면서 주변 환경을 인식할 줄 알고, 이를 토대로 판단해 적절한 행동을 취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답니다.

 

 

 

실험실과 공장 밖으로 나온 로봇


최근 자율주행로봇이 공공장소에 속속 나타나고 있어요. 지난해 11월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실내에서 쓸 수 있는 서빙용 자율주행로봇 ‘딜리’를 출시했어요. 점원이 딜리의 선반에 음식을 올리고 테이블 번호를 누르면 딜리가 최적의 경로를 계산해 이동하지요. 딜리는 국내 여러 식당에서 사용되고 있어요. 을지대병원에도 혈액을 옮기는 자율주행로봇 ‘고카트’가 활약하지요.

 

 


사람과 함께 일하는 ‘협동로봇’도 주목 받고 있어요. 이전까지 로봇은 사람을 인지할 수 없었으므로 충돌을 피하기 위해 격리된 공간에서 일했어요. 반면 협동로봇은 사람을 센서로 감지해 피하는 능력을 갖췄어요. 대구의 패스트푸드점 ‘디떽’에는 치킨을 튀기는 협동로봇이 있답니다.

 

 

_INTERVIEW

 

 

박종우(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로봇이 쳐들어올 때 대처 방안이요?”

 

국제로봇학회인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산하 로봇자동화학회(RAS)의 회장으로 2019년 선출된 박종우 교수에게 로봇의 미래에 대해 물었어요.

 

 Q 곳곳에 로봇이 도입되고 있어요. 이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전에는 공장에서 로봇을 많이 썼지만, 지금은 병원과 식당 등에도 로봇이 보여요. 이처럼 한정된 공간에서는 벽과 바닥에 붙은 QR코드를 로봇이 읽어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어요. 다음 단계는 QR코드가 없는 낯선 환경에서도 길을 찾도록 하는 것일 텐데, 이 기술은 아직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자동차도 처음엔 비싸고 불편해서 사람들이 꺼려하다 결국 널리 퍼진 것처럼 로봇도 언젠가 집으로 들어올 거라 생각해요.

 

 Q 그게 언제일까요? 


한참 뒤일 거예요. 그때 제가 살아있기나 할까요?(웃음) ‘킬러앱*’이 될 로봇은 로봇청소기나 반려로봇 수준이 아니라 빨래를 갤 정도로 쓸모가 있어야 해요. 하지만 지금 로봇은 문 손잡이 하나도 잡기 어려워해요. 학자들이 “로봇이 쳐들어오면 어쩌냐고? 그럼 문을 닫아라!”고 농담할 정도지요. 책상에 놓인 책 하나를 잡을 때도 책의 질감, 강도, 위치, 주변 환경을 인식한 뒤 수많은 책 잡기 전략을 일일이 계산해야 하는데 로봇이 해내기엔 그 양이 너무 많아요. 큰 고민 없이 좋은 전략을 찾는 사람과 대조적이죠.

 

 Q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한가요? 


20~30년 전과 비교해 로봇 개발을 위한 기초가 축적돼서 최근에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요. 이는 크게 세 가지예요. 컴퓨터 성능이 좋아져서 계산 속도가 빨라졌고, 로봇을 움직이는 모터가 효율이 좋아졌으며, 기계학습*의 발전으로 로봇의 동작을 일일이 계산하는 대신 수많은 데이터로 학습시키는 일이 가능해졌지요.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멀어요. 로봇이 아주 유망한 진로인 이유랍니다.

 

 

용어정리

* 킬러앱 : 컴퓨터와 스마트폰처럼 시장과 사회, 문화까지 바꿔놓는 제품.
* 기계학습 : 인공지능의 한 종류로, 컴퓨터에게 막대한 데이터를 학습시켜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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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다솔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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