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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지 않아도 영어를 술술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해외여행을 떠날 때 그 나라의 언어를 뇌에 심을 수 있다면요? 이런 SF영화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들이 아주 먼 미래의 일이 아닐 수 있답니다! 최근 빛으로 뇌를 조종하는 연구가 발표됐거든요.

 

아기새, 배운 적 없는 노래를 불렀다?!


아기새의 지저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새가 노래 부르는 것을 들으면 보통 타고난 능력이라고 생각하기 쉬울 거예요. 하지만, 아기새들도 부모새의 지저귐을 듣고 학습한다는 사실은 이전 연구들을 통해 알려져 있었어요.


그런데 지난 10월 4일, 미국 텍사스대학교 토드 로버츠 교수팀은 아빠에게 노래를 배운 적이 없는 아기 금화조의 뇌를 조작해 인위적으로 노래를 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어요.


연구팀은 광유전학 기술을 사용했어요. 광유전학 기술은 빛으로 특정 신경세포를 조절하는 기술을 말해요. 연구팀은 먼저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 ‘채널로돕신’ 유전자를 바이러스에 넣고, 바이러스를 뇌에 주입했어요. 그러자 뇌의 신경세포에서 채널로돕신 단백질이 만들어져 그곳에 빛을 쏘면 채널로돕신 단백질이 빛과 반응해 전기 신호를 일으켰지요.


연구팀이 조작한 건 노래를 듣고 학습하는 뇌 신경 회로예요. 노래를 학습하는 뇌 영역(HVC)과 이와 연결된 입력 신경(NIf)에 채널로돕신을 넣고 빛을 쏘았지요. 그 결과, 연구팀은 아기 금화조가 배우지 않은 노래의 음절을 스스로 배우고, 빛을 비추는 시간이 길수록 노래도 길게 부르는 것을 확인했지요.


토드 로버츠 교수는 “이번 연구가 미래에 사람의 뇌에서 언어 발달에 관한 연구를 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답니다.

 

 

 

특정 장소를 좋아하게 만든다!


지난 8월, 카이스트 정재웅 교수와 미국 워싱턴대학교 마이클 브루카스 교수 공동연구팀은 광유전학 기술과 약물을 이용해 쥐가 특정 장소를 좋아하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어요. 


연구팀은 먼저 쥐의 뇌에서 행복감을 느끼게 만들 수 있는 뇌 보상회로*에 채널로돕신 단백질을 넣었어요. 한편, 쥐의 뇌에는 빛을 쏘는 무선장치를 연결했지요. 그런 뒤, 쥐가 정해진 장소로 이동하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무선으로 쥐의 뇌에 빛을 쏘았어요. 그럼 빛과 반응한 채널로돕신 단백질이 뇌 보상회로의 신경세포를 활성시켜 ‘도파민’이 만들어지도록 했지요. 도파민은 보상회로의 신경세포에서 나오는 신경전달물질로, 사랑에 빠졌을 때 분비되는 것으로도 잘 알려졌어요.


실험 결과, 연구팀은 쥐가 도파민이 나올 때 있던 장소에 더 오랜 시간 머무는 것을 확인했어요. 즉, 빛을 통해 쥐가 특정 장소를 좋아하게 만든 것이지요. 반대로 연구팀이 도파민 억제 약물을 뇌에 주입하자 도파민이 분비되는 뇌 신경회로가 제어됐고, 쥐는 더 이상 특정 장소를 선호하지 않았답니다.

 

 

 

용어정리

* 보상회로 : 쾌락을 느끼게 하는 뇌의 쾌감 중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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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혜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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