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뇌, 귀 등 어떤 조직으로도 만들 수 있는 마법 세포가 있어요. 그것은 바로 ‘줄기세포’예요! 이 만능 세포를 이용해 최근에는 인공으로 뇌 조직을 만들었어요. 여기에 재밌는 사연이 있다던데, 얼른 알아볼까요?
앗! 실수로 만든 ‘뇌 오가노이드’
두통약을 만들다 발명된 콜라, 푸른곰팡이에서 찾아낸 항생제 페니실린처럼 우리 주변에는 우연한 계기로 발견된 발명품이 꽤 많이 있어요.
2013년, 오스트리아과학아카데미 매들린 랭커스터 박사도 줄기세포로 신경세포를 만드는 중 우연히 ‘뇌 오가노이드’를 만들었어요. 뇌 오가노이드는 다양한 신체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적절한 환경에서 길러 만든 ‘인공 뇌’예요.
랭커스터 박사는 실험 중 우연히 배양접시에 하얀 좁쌀만 한 물체가 떠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확인 결과, 이것이 뇌 조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실제 뇌는 손 한 뼘 크기지만, 뇌 오가노이드는 약 2mm로 임신 9주 차 태아의 뇌만큼 작았어요.
뇌 오가노이드는 뇌 발생 과정을 파악하고 뇌 질환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약물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선 뇌 오가노이드를 좀 더 성인 뇌와 비슷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해요. 미국 하버드대학교 김두연 교수는 “현 기술의 뇌 오가노이드는 초기 단계의 뇌여서 치료제가 필요한 환자의 뇌 조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기술을 더 개발하면 약물을 환자의 인공 뇌에 직접 테스트한 뒤, 효과가 있는 약물을 환자의 맞춤 치료제로 투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지요.
미숙아 수준의 미니 뇌, 생각할 수 있을까?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앨리슨 무오트리 교수팀은 실험실에서 만든 뇌 오가노이드에서 실제 뇌처럼 뇌파 신호가 나왔다고 발표했어요. 이는 인간의 뇌와 비슷하게 신경망을 갖추었다는 뜻이지요.
연구팀은 10개월간 수백 개의 뇌 오가노이드를 키우며 전극을 부착해 전기 활동을 하는지 관찰했어요. 그 결과, 뇌 오가노이드에서 전기 신호가 포착됐지요.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하자 전기 신호의 패턴이 약 6~9개월 만에 태어난 미숙아의 뇌파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지요. 과학자들은 뇌 오가노이드가 아직 생각을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어요.
_INTERVIEW
황동연(차의과학대학교 교수)
“인공 뇌는 뇌 연구의 희망이에요.”
다른 장기와 달리 뇌는 직접 뇌 조직을 떼는 데 어려움이 많아요. 그래서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연구가 각광을 받고 있지요.
저도 뇌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뇌종양과 뇌 발달 장애 질환들의 발병 원인을 밝히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어요.
뇌 오가노이드 같은 기술이 더욱 개발되면 난치성 질환의 치료제가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요.
혹시 생명과학자를 꿈꾸는 어린이 독자가 있다면 꿈과 도전 의식을 가지고 뇌 연구에 뛰어들어 인류에 많은 공헌을 할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