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 추워. 남극 바다를 보며 오들오들 떨고 있는 닥터 그랜마예요. 탈옥하려고 땅굴을 파다가 그만 여기까지 와 버렸지 뭐예요. 이게 다 사람을 속인 지구방위 그랜파 탓이라고요! 돌아가면 가만 안둬…. 에취!
으악! 재채기 소리 때문인지 커다란 동물이 바다위로 나타나네요. 이 빙산 위에서 도망칠 곳도 없는데 어떡하지? 까맣고 하얗고 미끈미끈한 저 생물은…, 고래?
세상에, 남극에서 고래를 만날 줄이야!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남극밍크고래, 또는 남방쇠정어리고래라고 해요. 몸길이 8~9m에 몸무게도 10t가량 나가는 작은 고래지요. 평소 어류나 동물성플랑크톤, 오징어를 먹고 산답니다. 귀엽게 봐 주세요~.
남극밍크고래라면 남극에서만 사는 거야?
아니예요. 저희는 남극에서 적도 부근의 열대 바다까지 남반구 바다 전체에 퍼져 산답니다. 북반구에 사는북방쇠정어리고래와 함께 그냥 쇠정어리고래라고 불린 적도 있었지만, DNA 조사 결과 저희가 북방쇠정어리고래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지요. 참, 쇠정어리고래는 멸종위기등급 가운데 ‘관심필요’로 분류되기 때문에 잘 보호해 주셔야 해요. 최근 저희는 해양 생태계를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올랐어요. 지난달 18일에 영국 국립해양연구소 해양생물학 연구팀이 로봇 탐사선 ‘아이시스’를 통해, 칠레 남쪽의 남극해 바닥에 있는 10.7m짜리 고래 뼈를 발견했거든요. 연구팀은 해수면에서 1.6㎞ 아래의 모래 위에 놓여 있던 이 뼈의 주인이 64년 전쯤에 죽은 남극밍크고래라고 추정했지요.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뼈가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와, 이 발견이 생태계 연구에 미치는 영향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응…. 입이 얼어서 질문…, 힘들었는데 고맙다….
저희 같은 커다란 고래는 죽고 난 뒤에 바다 생물체에게 새로운 ‘오아시스’가 돼요. 죽어서 가라앉은 고래는 여러 물고기에게 맛난 먹을거리를 제공하지요. 상어, 먹장어 같은 큰 포식 어류가 먼저 달려들고, 남은 부분은 작은 어류가 다시 뜯어 먹어요. 이 어류가 내놓은 배설물은 미생물이 처리하고요. 또 10m가 넘는 골격 사이사이에 여러 해양 생물이 모여 군집을 이루고 산답니다. 그 덕분에 연구팀은 뼈 주변에서
새로운 심해 해양생물 아홉 종을 발견하기도 했지요. 즉 고래는 커다란 몸집만큼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예요. 이 모든 과정이 수십 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64년 전에 죽은 밍크고래 뼈를 지금도 볼 수 있는 거랍니다. 연구팀은 뼈가 거의 완전한 형태로 보존될 수 있는 이유를 더 연구할 계획이래요.
우와, 나에게도 그런 ‘오아시스’가 있으면 좋겠다~.
인간은 고래보다 한참 작지만,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크잖아요. 인간이 생태계의 ‘오아시스’가 되는 길을 찾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싶네요~. 그건 그렇고 닥터 그랜마, 어서 새 통로를 파서 집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 저런.이미 얼어붙었네요, 에휴
으악! 재채기 소리 때문인지 커다란 동물이 바다위로 나타나네요. 이 빙산 위에서 도망칠 곳도 없는데 어떡하지? 까맣고 하얗고 미끈미끈한 저 생물은…, 고래?
세상에, 남극에서 고래를 만날 줄이야!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남극밍크고래, 또는 남방쇠정어리고래라고 해요. 몸길이 8~9m에 몸무게도 10t가량 나가는 작은 고래지요. 평소 어류나 동물성플랑크톤, 오징어를 먹고 산답니다. 귀엽게 봐 주세요~.
남극밍크고래라면 남극에서만 사는 거야?
아니예요. 저희는 남극에서 적도 부근의 열대 바다까지 남반구 바다 전체에 퍼져 산답니다. 북반구에 사는북방쇠정어리고래와 함께 그냥 쇠정어리고래라고 불린 적도 있었지만, DNA 조사 결과 저희가 북방쇠정어리고래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지요. 참, 쇠정어리고래는 멸종위기등급 가운데 ‘관심필요’로 분류되기 때문에 잘 보호해 주셔야 해요. 최근 저희는 해양 생태계를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올랐어요. 지난달 18일에 영국 국립해양연구소 해양생물학 연구팀이 로봇 탐사선 ‘아이시스’를 통해, 칠레 남쪽의 남극해 바닥에 있는 10.7m짜리 고래 뼈를 발견했거든요. 연구팀은 해수면에서 1.6㎞ 아래의 모래 위에 놓여 있던 이 뼈의 주인이 64년 전쯤에 죽은 남극밍크고래라고 추정했지요.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뼈가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와, 이 발견이 생태계 연구에 미치는 영향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응…. 입이 얼어서 질문…, 힘들었는데 고맙다….
저희 같은 커다란 고래는 죽고 난 뒤에 바다 생물체에게 새로운 ‘오아시스’가 돼요. 죽어서 가라앉은 고래는 여러 물고기에게 맛난 먹을거리를 제공하지요. 상어, 먹장어 같은 큰 포식 어류가 먼저 달려들고, 남은 부분은 작은 어류가 다시 뜯어 먹어요. 이 어류가 내놓은 배설물은 미생물이 처리하고요. 또 10m가 넘는 골격 사이사이에 여러 해양 생물이 모여 군집을 이루고 산답니다. 그 덕분에 연구팀은 뼈 주변에서
새로운 심해 해양생물 아홉 종을 발견하기도 했지요. 즉 고래는 커다란 몸집만큼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이야기예요. 이 모든 과정이 수십 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64년 전에 죽은 밍크고래 뼈를 지금도 볼 수 있는 거랍니다. 연구팀은 뼈가 거의 완전한 형태로 보존될 수 있는 이유를 더 연구할 계획이래요.
우와, 나에게도 그런 ‘오아시스’가 있으면 좋겠다~.
인간은 고래보다 한참 작지만,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크잖아요. 인간이 생태계의 ‘오아시스’가 되는 길을 찾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싶네요~. 그건 그렇고 닥터 그랜마, 어서 새 통로를 파서 집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 저런.이미 얼어붙었네요,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