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활자가 있었다면, 현대엔 컴퓨터가 있다!
지금이야 키보드나 스마트폰으로 한글을 입력하는 게 쉽지만 1969년, 과학기술처에서 ‘한글 기계화 표준 자판안’을 제정하기 전까진 공문서에도 한자가 섞여 쓰이는 등 한글만으로 문서를 쓰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표준 한글 타자기가 보급되면서 한글을 더욱 쉽게 쓰고, 정보를 더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었지요. 만약 한글 타자기가 개발되지 않았다면 정보를 디지털화 하지 못해 다음 세대에 남기기 어려웠을 거예요.
이처럼 한 언어를 디지털 정보로 기록하면서 지켜나가는 건 한글만의 일은 아니에요. 최근까지도 해외에서는 토착 언어를 문자로 만들고, 이를 디지털 정보로 기록할 수 있도록 만드는 활동이 이어지고 있답니다.
한 예로, 서아프리카 기니아에 살고 있던 이브라히마, 압둘라예 배리 형제가 만든 풀라니 문자가 2018년 10월, 윈도우 10에 포함됐지요. 1989년, 각각 10살, 14살이던 이 형제는 자신들이 쓰는 풀라니 말을 글자로 적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며 직접 글자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만든 글자 4개,
이라고 이름 붙였지요. 10대 형제가 만든 이 문자는 풀라니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퍼졌어요. 심지어 기니아를 비롯해 나이지리아, 라이베리아 등 주변 나라에서도 이 글자를 배우기 시작했답니다.
결국 배리 형제는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함께 컴퓨터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를 통해 아들람을 입력할 수 있도록 만들었답니다.
● 인터뷰 “15살에 우리말 지키기 위해 앱 개발했어요!”
테사 에릭슨(Tessa Erickson)
테사 에릭슨은 캐나다에 사는 10대 소녀예요. 캐나다 원주민인 다켈 부족에서 태어났지요. 하지만 다켈 부족이 쓰는 언어는 영어에 밀려 이제 거의 쓰이지 않아요. 이에 테사는 학생들이 쉽게 자신의 언어를 배울 수 있도록 휴대 전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답니다.
Q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해요.
후디, 테사 수지. 다인토?(안녕하세요. 저는 테사예요. 잘 지내나요?) 저는 캐나다에 살고 있는 테사 에릭슨이라고 해요.
Q다켈 부족의 언어는 어느 정도 쓰이고 있나요?
지역 학교에서는 부모 세대부터 다켈 부족 언어를 쓰는 게 금지돼 왔어요. 학교에서는 강제로 영어를 쓰도록 했죠. 그러면서 다켈 부족 언어를 쓰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 됐고, 다음 세대로 언어가 이어지지 못했어요.
Q왜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게 됐나요?
‘듀오링고’라는 앱으로 프랑스어를 공부한 적이 있어요. 여기서 아이디어가 시작됐죠. 앱 안에는 다켈 부족 어른들이 말하는 영상도 넣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용자들이 실제 다켈 부족의 말을 들어볼 수 있을 테니까요. 아직 앱을 개발하는 중이지만 곧 출시할 예정이에요.
Q한국에서도 사투리가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요.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다켈 부족 언어에도 사투리가 있어요. 나카즈들리 다켈 부족과 레들리 다켈 부족이 쓰는 언어가 조금 다르죠. 하지만 이런 사투리의 다양성을 지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앞서 말한 두 부족의 사투리가 다른 이유를 보면 두 부족이 과거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거든요. 사투리를 지키는 건 문화 유산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