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 만난 HRI 연구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정 교수님과 네이버 랩스에서 연구한 인턴 대학생들입니다. 이들은 ‘몸이 불편한 사람을 돕는 로봇’을 연구하고 있지요.
"로봇과의 접촉에서 중요한 것은?"
●김정 교수(이하 김) : 저는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물리적 HRI’를 연구하고 있어요. 사람이 로봇에 직접 닿은 채로 로봇을 사용할 때 어색한 느낌을 받지 않는 방법을 찾고 있지요.
●정 : 사람이 로봇과 닿을 일이 있나요?
●김 : 영화 <;아이언맨>; 속에 등장하는 ‘입는 로봇’을 떠올려 보세요. 사람과 로봇이 서로 닿은 채로 함께 움직이지요? 이런 입는 로봇은 이미 군사용으로 개발 중이에요. 또, 몸이 불편한 사람이 좀 더 편하게 일상생활을 누리는 데 쓰일 수도 있답니다.
●정 : 이때 가장 중요한 기술은 무엇인가요?
●김 : 사람에게 촉각을 제대로 전달해 주는 게 중요해요. 예를 들어 사람이 입는 로봇을 장착하고 부드러운 인형을 쓰다듬을 때, 이 감각을 잘 느끼려면 대략 1초에 1000번 이상의 촉각 정보가 전달되어야 한답니다. 저는 진동을 이용해 촉각 정보를 전달하는 장치를 개발하고 있지요.
또한 입는 로봇이 사람의 일을 ‘적당히’ 덜어주는 것도 중요해요. 예를 들어 입는 로봇을 사용해 10kg의 물건을 들 때 로봇이 10kg의 무게를 모두 들어 주면 사람은 무게감을 느낄 수가 없어요. 그러면 사람의 시각과 촉각에서 불일치가 일어나 어색함을 느끼고, 로봇 사용을 꺼릴 수 있답니다.
"미는 사람을 위한 휠체어를 만들었어요"
●정 : 휠체어가 특이하게 생겼네요?
●김근욱 연구원(이하 김) : 미는 사람을 위해 개발한 ‘에어카트 휠체어’예요. 저와 이호태 연구원 등 5명의 네이버랩스 인턴들이 6개월간 제작해 이번 HRI 국제컨퍼런스에 처음 공개하는 거죠. 이 휠체어는 옆에서도 밀 수 있어서 미는 사람과 타는 사람이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랍니다.
●정 : 어떻게 이런 휠체어를 만들 생각을 하셨나요?
●김 : 휠체어를 미는 분도 몸이 약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적은 힘으로 밀 수 있는 휠체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요. 직접 휠체어를 끌고 시내를 돌아다녀 봤는데, 특히 경사로에서 휠체어를 미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경사로에서 휠체어의 방향을 바꾸거나 속도를 조절하려면 큰 힘이 들었지요.
●정 : 어떻게 개선하셨나요?
●이호태 연구원(이하 이) : 미는 사람의 의도를 파악해 자동으로 움직이는 휠체어를 만들었어요. 미는 방향의 경우, 휠체어의 좌우 손잡이 에 들어 있는 두 개의 센서를 통해 입력된 힘을 계산해서 미는 사람이 원하는 방향을 파악한답니다. 이를 토대로 바퀴의 움직임을 조절해 방향을 틀지요.
한편, 휠체어의 아래쪽에는 경사도를 읽을 수 있는 센서가 있어요. 이 센서가 기울어진 방향과 각도를 파악해서 바퀴의 움직임을 조절해요. 그러면 미는 사람이 경사로를 오르거나 내려갈 때에도 평지에서 미는 것처럼 적은 힘으로 휠체어를 밀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