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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인터뷰] 벽 타기 선수는 발이 커요~


안녕~! 나는 어과동 최고의 악당, 닥터 그랜마야! 지구를 정복하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지. 그런데 요즘엔 건물마다 보안 시스템이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지구 정복에 필요한 정보를 훔쳐오기 너무 어렵단 말이야. 내가 도마뱀처럼 벽을 자유자재로 기어다닐 수 있으면 이런 걱정은 안 해도 될 텐데….

그래! 도마뱀에게 벽 타기 기술을 배워서 몰래 건물에 들어가는 거야. 도마뱀아~! 나를 도와 함께 지구를 정복하지 않을래?









닥터그랜마 : 안녕~. 도마뱀아! 자기소개를 부탁해.

도마뱀 : 안녕하세요. 저는 벽 타기의 선수, 도마뱀이에요. 한국의 산간 지역에서도 가끔씩 저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주로 곤충을 먹고 산답니다.

도마뱀은 벽을 타는 모습 이외에도 꼬리를 끊고 도망가는 것으로도 유명해요. 꼬리는 끊어진 후에도 잠깐 동안 꿈틀거리기 때문에 적의 시선을 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하지만 한 번 끊어진 후에 생겨난 꼬리는 다시는 끊어지지 않아요. 게다가 꼬리를 재생하는 데에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도마뱀은 정말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꼬리를 끊고 도망가지 않아요.

닥터그랜마 : 너는 어떻게 벽을 잘 탈 수 있지?

도마뱀 : 제 발에는 수많은 작은 털들이 나 있어요. 이 털들과 벽 사이에는 ‘반데르발스 힘’이라는 것이 존재하지요. 이 힘은 아주 작은 크기의 힘으로, 털과 벽이 서로 끌어당기는 방향으로 작용한답니다. 아주 작은 크기의 힘이지만 발바닥에 나 있는 털이 무척 많기 때문에 이 작은 힘들이 모두 합쳐져 도마뱀이 벽에 붙어 있을 수 있을 정도로 커지죠.

저뿐만 아니라 거미도 같은 방식으로 벽에 매달릴 수 있답니다. 반면 개미와 파리 같은 곤충이나 개구리는 발바닥에 묻어 있는 점액질을 이용해 벽에 달라붙을 수 있어요.

닥터그랜마 : 나도 너처럼 벽을 타고 돌아다니고 싶어!

도마뱀 : 미안하지만 닥터 그랜마는 벽을 타는 게 쉽지 않을 거예요. 영국 캠브리지대학교 월터 페델레 교수팀이 벽을 타고 다니는 생물들의 몸집이 클수록 발바닥과 벽이 닿아 있는 넓이가 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거든요.

연구팀은 벽을 타고 다니는 생물 225종의 몸무게와 발바닥의 면적을 비교해 이와 같은 결과를 얻었답니다. 예를 들어 도마뱀의 발바닥이 벽에 닿는 면적은 진드기에 비해 200배가 넓었어요. 몸무게와 발바닥 면적 사이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계산한 연구팀은 키 180cm, 몸무게 80kg의 남성이 벽에 달라 붙기 위해선 55인치 TV와 비슷한 면적의 발 크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답니다.

닥터그랜마 : 그럼, 나 대신 벽을 타고 필요한 정보를 훔쳐 줄래?

도마뱀 : 동물들이 벽을 타고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능력에 대한 원리는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어요. 지금도 많은 과학자들이 이를 밝혀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 과정에서 생체용 반창고나 우주 탐사용 로봇의 발바닥 등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과학 기술이 개발되기도 했지요.

저는 과학자들이 동물 행동의 신비를 밝혀 많은 사람들이 좀 더 편리한 삶을 살기를 원해요. 미안하지만 지구정복은 다른 곳에 가서 알아보는 게 좋겠어요.


만화 : 조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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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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