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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동! 어린이과학동아 기자단] 미륵사지 석탑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석탑


‘선화공주님은/남몰래 시집가서/서동이를/밤이면 몰래 안고 간다네.’

 

평범한 백제 청년 ‘서동’이 가짜 노래를 퍼뜨려 신라의 ‘선화공주’와 결혼했다는 설화는 유명해요. 훗날 서동은 백제 무왕이 되어 화려하고 웅장한 사찰, ‘미륵사’를 세우지요. 하지만 목재로 지어진 건축물은 모두 불에 타거나 무너져 지금은 볼 수 없고, 무너진 채 남아있던 석탑만 확인할 수 있지요.

 

석탑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기자단 친구들이 커다란 가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친구들의 키를 훌쩍 넘는 석탑이 나타났어요. 그곳에서 18년 째 미륵사지 석탑 보수방법을 연구하고 계시는 김현용 학예연구사님을 만났답니다.

 

미륵사지 석탑의 내부에 들어간 기자단 친구들.

 

“탑이 굉장히 크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석탑이랍니다.”

 

석탑은 사리를 모시기 위한 무덤 같은 거예요. 사리는 불교 수행인이 화장 된 뒤 나오는 구슬 모양의 유골인데, 이를 보관하기 위해 큰 탑을 세웠답니다.

 

“자, 들어와 보세요. 석탑 1층엔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내부 공간이 있어요. 석탑 해체 작업 중 발견했는데, 여기서 사리를 담은 항아리를 찾았지요.”

 

이렇게 건축물 내부를 비워 사람이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구조는 목조 건축물의 대표적인 특징이에요. 미륵사지 석탑은 목조 건축물의 구조로 만든 석조 건축물이지요.

 

“삼국시대의 목조 건물은 많이 남아 있지 않아요. 나무의 특성상 불에 잘 타고, 쉽게 무너지거든요. 그래서 미륵사지 석탑은 삼국시대 목조 건축양식을 파악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답니다.”

 

과학으로 옛 모습 찾는다!


이번엔 김현용 연구사님과 함께 아픈 돌을 치료하는 보존처리실로 향했어요.

 

“왜 이 커다란 돌은 색깔이 반은 하얗고 반은 까만가요?”

 

김민서 기자가 보존처리실 가운데 놓인 돌을 가리키자 김현용 연구사님은 보존처리실 한 켠에서 금속 막대기를 가져오셨지요.

 

“아까 석탑에서도 이렇게 색깔이 다른 돌을 보았나요? 이건 탑이 만들어질 때 썼던 돌이 깨져서 보수 공사를 하며 새 돌을 이어 붙인 거예요. 그때 이 타이타늄 봉을 사용했죠.”

 

 

타이타늄은 철만큼 강하지만 철보다 훨씬 가벼운 금속이에요. 따라서 인공관절이나 테니스 라켓 등 튼튼하지만 가벼워야 할 때 자주 사용된답니다. 이 때문에 타이타늄은 석탑 보수공사에서 도 유용하게 사용됐어요. 부서진 돌과 돌 사이를 튼튼하게 연결하면서도 가볍기 때문에 다시 돌을 쌓을 때 무게가 크게 늘지 않거든요.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타이타늄 봉을 이용해 화강암을 튼튼하게 연결하는 방법을 새롭게 개발했답니다.

 

동탑은 9층, 서탑은 6층인 이유는?


다음으로 미륵사지 동탑을 찾았어요. 새하얀 돌들이 9층까지 쌓여 있어서 멀리서도 발견할 수 있었지요.

 

“아까 본 서탑과 굉장히 비슷하게 생겼죠? 그건 완전히 무너져 있던 동탑을 복원할 때 서탑을 참고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사실 동탑과 서탑이 똑같았을 거란 근거는 없어요.”

 

동탑은 1991년부터 3년만에 급하게 복원하느라 새 돌이 많이 사용됐어요. 본래부터 있던 화강암은 35개밖에 없답니다. 나머지는 새 화강암 2000여 개로 복원했지요. 이 때문에 명지대학교 유홍준 교수는 “20세기 한국 문화재 복원 최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답니다.

 

“동탑이 서탑의 모습을 본땄다면서 왜 두 탑의 높이가 다른가요?”

 

친구들의 질문에 연구사님은 복원과 보수의 차이에 대해 말씀해 주셨어요.

 

“동탑은 무리해서 ‘복원’, 서탑은 부서진 부분만 보강하는 ‘보수’를 한 거예요. 서탑이 9층이었다는 증거는 없거든요. 그래서 서탑은 6층까지만 있답니다.”

 

 

# 10월쯤이면 일반인들에게도 미륵사지 석탑이 공개된다고 해요.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곧 돌아올 미륵사지 석탑을 보며 문화재의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보세요~!

 

미륵사지 전경. 왼쪽이 보수 공사를 마친 미륵사지 석탑 가건물, 오른쪽이 9층까지 복원된 동탑의 모습이다.

2018년 0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신수빈 기자·sbshin@donga.com
  • 도움

    김현용(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 학예연구사)
  • 사진

    박영경 기자, 국립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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