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돌렸을 때 겉은 뜨거운데 속이 차가워서 다시 돌린 적이 있니? 이번에 내용물의 온도를 전체적으로 일정하게 가열해주는 ‘스마트 전자레인지’가 개발되었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걸까? 과학마녀 일리가 스마트 전자레인지를 만나고 왔어!
자기소개를 부탁해!
안녕하세요. 저는 ‘스마트 전자레인지’랍니다.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를 내보내 음식물 내부의 물 분자를 진동시켜요. 이때 물의 진동으로 발생하는 열이 음식물을 데워주지요. 지난해 12월, 한국전기연구원 전기환경연구센터의 정순신 박사팀은 기존 전자레인지 한계를 보완해 줄 ‘스마트 전자레인지’ 원천 기술을 발표했어요.
스마트 전자레인지는 어떤 점이 다르니?
얼어 있는 음식물을 냉동실에서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려보면 겉은 녹아도 안은 그대로 차가운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기존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의 파장이 고정되어 있어서 음식물에 일정한 열이 가해지지 않기 때문이죠. 스마트 전자레인지는 이를 개선해 물체의 원하는 부분을 설정한 온도만큼만 가열할 수 있습니다. 이를 ‘표적 가열’이라고 해요. 이뿐만 아니라, 온도가 다른 음식 여러 개를 동시에 돌리더라도 모두 일정한 온도로 데우는 ‘균일 가열’도 가능하답니다. 연구팀은 이를 적재적소라는 말을 빌려 ‘적열적소’라고 표현했지요.
어떻게 원하는 곳만 가열할 수 있어?
주파수 조절 방식 덕분이에요. 주파수를 조절해 마이크로파의 파장을 빠르고 정교하게 늘렸다 줄였다 하는 거죠. 이제까지의 기술로는 주파수를 조절해도 파장 변화가 미미해서 음식물을 회전시키며 가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면, ‘스마트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은 주파수를 1% 정도만 바꿔도 파장이 기존 대비 100배나 많이 변화되었습니다. 파장 변화를 이용해 원하는 부위의 물 분자가 진동하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되었죠. 덕분에 물체를 움직이지 않고도 고른 가열이 가능했답니다.
대단해! 이젠 음식 데우기가 훨씬 수월하겠네!
가열 결과, 연구팀의 스마트 전자레인지는 전체 내용물의 온도차가 10%도 안 될 정도로 균일했어요. 한국전기연구원은 “스마트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이 가정용 전자레인지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의 생산 공정에서도 에너지 절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탄소 섬유 등 다양한 제품 생산 과정에서 산업용 전자레인지를 통해 마이크로파 가열 기술이 쓰이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