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지난 봄 푸푸와 함께 바다로 낚시를 하러 갔어. 그런데 갑자기 바다 주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거야~. 누가 내는 소리인지 알아보려고 주위를 둘러봤는데, 글쎄 주변에는 아무도 없지 뭐야!
푸푸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데, 바닷속에서 물고기 한 마리가 나타났어. 친구들과 함께 합창을 하는 중이라던데, 이 물고기는 왜 큰 소리를 내는 걸까? 직접 가서 물어봐야겠어!
일리: 자기소개를 부탁해!
멕시코조기: 안녕하세요. 저는 멕시코 북서부 태평양 연안의 캘리포니아 만에 사는 멕시코조기예요. 길이는 최대 1m이며 무게는 12kg까지 나간답니다.
저희는 얕은 바다에서부터 수심 30m까지 살고 있어요.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이 되면 알을 낳기 위해 세찬 물살을 가르며 콜로라도 강으로 이동하지요. 이때 150만 마리 정도가 무리를 지어 함께 움직여요. 한 무리의 규모는 무려 27km나 된답니다.
일리: 큰 소리를 낼 수 있다며?
멕시코조기: 저희는 다함께 ‘부르르르-, 부르르르-’하며 합창을 해요. 미국 텍사스대학교 연구팀은 멕시코조기 무리 주변에 수중청음기를 설치해 이 소리를 조사해 봤어요. 수중청음기는 물속에서 소리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지요.
수중청음기에 측정된 값을 분석해 본 결과, 멕시코조기 무리가 내는 소리는 최고 202dB에 달했답니다. 이는 고래나 바다사자가 하루 종일 들으면 완전히 청력을 잃을 정도로 큰 소리지요.
연구에 참여한 티모시 로엘 연구원은 “고래와 바다사자는 멕시코조기를 먹기 위해 종종 가까이 다가간다”며, “이들은 먹이를 얻기 위해 귀가 아플 정도로 시끄러운 합창소리를 견디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일리: 왜 큰 소리로 합창을 하는 거야?
멕시코조기: 멕시코조기가 사는 캘리포니아 만은 물이 탁해서 시야가 좁아요. 그래서 멕시코조기는 한 무리 내에서 서로의 위치를 파악하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소리를 이용한답니다. 또 무리가 흩어지지 않도록 산란시기를 맞추는 데도 소리가 쓰이지요. 한 무리가 최대 27km까지 퍼져있기 때문에 무리에 속한 모든 물고기들이 들을 수 있도록 최대한 큰 소리를 내는 거예요.
일리: 그런데 멸종위기에 처했다며?
멕시코조기: 멕시코조기는 해마다 수백 만 마리가 모여 일정한 시기에 같은 지역을 이동해요. 또 물 위에 떠 있는 배에서도 바닥에 귀를 갖다 대면 멕시코조기가 내는 합창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지요. 그래서 어민들은 멕시코조기가 지나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합창소리를 듣고 그물을 친답니다. 이런 방법으로 최근 500척의 어선이 20일 동안 200만 마리에 달하는 멕시코조기를 잡았지요.
티모시 로엘 연구원은 “최근 멕시코조기의 평균 몸 길이가 10cm 정도 줄어들었는데, 이는 어민들이 계속해서 큰 멕시코조기를 포획했기 때문”이라며,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 된 멕시코조기에 대한 과도한 포획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