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Part 3. 소라게, 인공집은 과연 필요할까?

왜 이렇게 소라게들이 살 집이 부족해진 걸까? 예전에는 안락한 고둥껍데기들이 참 많았는데…. 일본에사는 소라게들만 이렇게 살 집이 부족해진 걸까? 한국의 소라게들아! 너희들도 집이 부족하니?


해양 산성화로 인해 고둥껍데기가 사라진다!

바닷물의 산도는 아주 오랫동안 pH 8.1~8.2 사이로 일정하게 유지돼 왔어요. 해양생물들은 여기에 맞춰 적응해 왔지요.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양이 급격히 늘어나 상당량이 바다로 녹아 들어갔어요. 그 결과 바닷물의 수소 이온 농도가 상승해 바닷물의 pH가 중성에 가까울 정도로 낮아졌지요. 이를 ‘해양 산성화’라고 해요.

산업혁명 이후 약 250년 동안 해양 산성화로 바닷물의 pH 값은 0.1 정도 낮아졌어요. 그리고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1세기 말에는 바닷물의 pH가 0.2~0.4 정도 더 낮아질 것으로 보여요.

바닷물의 pH가 내려가면서 해양생물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어요. 많은 해양생물의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만 해도 산성화로 인해 껍데기가 잘 만들어지지 않아 성장과 발달에 장애를 겪고 있거든요. 해양 산성화로 인해 물속의 탄산염 농도가 떨어지기 때문이에요.

탄산염은 칼슘과 결합해 탄산칼슘을 만드는 역할을 해요. 탄산칼슘은 소라게의 집이 되는 고둥껍데기뿐만 아니라 조개, 굴 등 해양생물들의 골격을 이루는 성분이에요. 즉, 해양 산성화가 심해지면 여러 해양생물들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그 수도 감소할 수밖에 없지요.
 우리나라 갯벌에서는 새끼손톱만 한 ‘긴발가락참집게’를 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소라게도 인공집이 필요할까?
소라게에는 두 종류가 있어요. 바다소라게와 육지소라게지요. 일본 오키나와 해변에서 발견된 플라스틱소라게와 인공집 소라게는 모두 육지소라게예요.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바다소라게만 살아요. 바다소라게는 갯벌이나 연안에 살아서, 보통 갯벌에 가야 소라게를 볼 수 있지요.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의 갯벌은 매우 깨끗한 편이라 소라게를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어요. 또한 소
라게에게 집을 내어주는 고둥이 소라게보다 많지요. 그 결과 우리나라 소라게는 여러 고둥껍데기 집들 중 원하는 곳을 골라 들어갈 수 있어요.

하지만 안심하기엔 일러요. 해양 산성화는 세계적인 추세고, 바다는 서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우리나라의 진해만에서는 여름철 저층의 pH가 7.3~7.4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어요. 하지만 국내 해양 산성화의 현황이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지지 않고 있지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한동욱 박사는 “앞으로 우리나라 소라게들에게도 인공집이 필요한 날이 곧 올 수 있다”며, “해양 산성화나 해양 쓰레기가 미치는 영향을 더 면밀히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7년 1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정 기자
  • 도움

    한동욱(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해양생물기반연구본부장), 이상휘(국립해양생물자원관 해양생물기반연구본부 연구원), 숀 밀러(사진작가), 카츠유키 하마자키(일본 도쿄대학교 해양과학기술대 교수)

🎓️ 진로 추천

  • 해양학
  • 환경학·환경공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