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동물원에서 7년째 살고 있는 호랑이입니다. 최근 들어 동물원에 살던 동물들의 죽음 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어요. 불안해서 못 살겠습니다. 동물원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한국호랑이 ‘금강이’, 갑자기 죽은 이유는?
올해 2월 3일, 11살짜리 한국호랑이 ‘금강이’가 대전의 한 동물원을 떠나 경북 봉화의 수목원으로 이송된 지 9일만에 ●폐사했어요. 만성신부전증이 원인으로 꼽히며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샀지요.
● 폐사 : 동물이 갑자기 죽는 것.
신부전증은 신장의 기능이 떨어져 몸 속의 노폐물을 배설하지 못하는 질병이에요. 이 상태가 만성으로 지속되면 몸 안에 노폐물이 쌓이며 다른 장기에도 이상이 생기지요.
게다가 금강이는 대전에서 경북 봉화 수목원까지 5시간 정도 차를 타고 이동했어요. 주기적으로 15분씩 쉬는 시간을 마련하고, 속도를 시속 70km 미만으로 유지하는 등 이송 과정은 특수작전처럼 진행됐지요.
하지만 몸이 아팠던 금강이에겐 이마저도 힘들었을 거예요. 전문가들은 이런 이송 과정에서 평소 앓고 있던 신부전증이 악화됐을 거라 보고 있답니다.



울산시 고래생태체험관이 일본에서 수입한 돌고래가 2월 13일, 울산에 들어온 지 5일만에 죽었어요. 울산 남구청은 폐사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경북대 동물병원에 ●부검을 의뢰했지요. 그 결과 ‘출혈성 기관지 폐렴’이 원인으로 밝혀졌답니다. 의료진은 돌고래가 ‘모르가넬라모르가니균’이라는 세균에 감염돼 폐렴 증상을 앓았을 것으로 추정했지요.
● 부검 : 죽은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사체를 다시 확인해 보는 일.
돌고래가 수명을 다 채우지 못하고 죽은 건 이번뿐만이 아니에요. 울산시에서는 2012년에 들여온 지 몇 달 안 된 돌고래가 죽었고, 갓 태어난 새끼가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죽기도 했지요.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가 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이처럼 죽은 돌고래는 52마리나 된답니다.

올해 1월, 전주의 한 동물원에서 뱅갈 호랑이 한 마리가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겨 죽었어요. 그로부터 2달이 채 지나지 않은 3월 7일, 뱅갈 호랑이 한 마리가 악성용혈성빈혈로 또 죽었지요.
2016년에도 기린 한 마리가 무릎 관절염으로, 맨드릴이 전립선비대증과 췌장 출혈로 죽음을 맞이하며 동물원이 동물 관리를 잘못한 것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답니다. 호랑이, 기린, 맨드릴 모두 야생에서 살 때의 평균 수명만큼도 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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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울타리 없애고 가상현실로 만나고~! 동물원은 변신중
Part 1. [첫 번째 사연] 동물들이 죽고 있어요!
Part 2. [두 번째 사연] 동물원이 불편해요!
Part 3. [세 번째 사연] 동물원의 변신
Part 4. [네 번째 사연] 동물 없는 동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