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안전선 밖으로 한 걸음 물러나 주시기 바랍니다.”
part 1 기차, 땅 속으로 들어가다
빛이 없는 터널 속에서도 지하철 안은 마치 우리집인 듯 편안해요. 하지만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일이에요. 지하에서 기차가 달린다는 것 자체가요. 왜 사람들은 편한 지상을 두고 지하로 들어가려 했을까요? 누가 그런 생각을 처음 한 걸까요?
최초의 지하철은 검뎅이 투성이
지하철이 처음 등장한 것은 1863년 영국 런던이에요. 그런데 지금과 같은 전동차가 아닌 증기기관차였지요.
증기기관차가 달리려면 계속 석탄을 태워야 해요. 그럼 시커먼 연기가 굴뚝에서 끊임없이 샘솟지요. 당시 기관차 뒤에 사람이 앉는 공간은 지붕이 없었어요. 그래서 지하철에 탄 사람들 얼굴과 옷이 석탄 검뎅이 때문에 새까맣게 더럽혀졌답니다.
신문 기사에서 ‘지하철로 출근하면 석탄 냄새 때문에 매우 기분이 나쁘다’고 지적할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혼잡한 땅 위보다 훨씬 빨리 목적지로 갈 수 있는 지하철은 계속 인기를 모았어요. 1868년 미국, 1875년 터키, 1896년 헝가리에서 차례차례 지하철이 개통되었답니다.
우리나라 지하철은 만 40살
1974년 8월 15일은 우리나라 지하철이 최초로 달린 날이에요. 지금의 1호선에 해당하는 서울역과 청량리 사이의 7.8km 구간이 처음으로 열렸지요. 이후 역과 선이 늘어나기를 40년. 이제 서울 지하철은 총 320km 이상의 긴 거리(광역 철도 제외)를 달리는 아주 복잡한 구조로 바뀌었어요.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지방에서도 각자 지하철이 달린답니다.
서울 지하철은 1~9호선으로 나뉘어요. 먼저 지은 1~4호선을 ‘1기 지하철’, 5~8호선을 ‘2기 지하철’, 9호선을 ‘3기 지하철’로 구분하지요. 각 기마다 지하철 선로와 역을 지은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기수가 다른 지하철끼리 환승할 경우, 환승역의 승강장 깊이나 위치가 제각각인 경우가 많아요.
도시철도와 지하철은 달라? 같아!
우리가 흔히 ‘지하철’이라고 하지만, 서울 시내 전철은 대부분 땅 위로 나오는 구간이 있어요. 1호선처럼 반 이상 땅 위에서 달리는 차량도 있고요. 이 때문에 정확히는 ‘도시철도’라고 불러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지하철’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사실 지하철이 생기기 전에도 우리나라에는 도시 내부를 달리는 ‘도시철도’가 있었어요. 지금은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노면전차가 그 주인공이지요. 노면전차는 1898년에 처음 달리기 시작했지만 서울 시내의 인구와 교통량이 늘어나 도로가 혼잡해지면서 1968년 자취를 감추었답니다. 하지만 세계의 도시 약 400군데에서는 여전히 노면전차가 달리고 있지요. 우리나라에도 위례신도시와 수원시, 창원시에서 각각 노면전차가 부활할 예정이랍니다.
지하철의 비밀 ➊ 승강장이 섬식? 상대식?
지하철역에 따라 지하철을 타는 승강장의 구조가 다르다. 크게 승강장이 가운데 있는 ‘섬식’(오른쪽)과 선로가 가운데에 있는 ‘상대식’ 승강장으로 나눌 수 있다. 지하철 방향을 반대로 탔을 경우에는 양쪽 어느 쪽으로도 탑승이 가능한 섬식 승강장이 있는 역으로 이동한 뒤에 다시 갈아타는 것이 편리하다. 단 2호선 아현역 등 일부역은 섬식이면서도 중앙 이동이 불가능하니 주의! 또 우리나라의 지하철은 대부분 우측통행이기 때문에 섬식 승강장의 경우 내리는 문의 위치가 진행방향의 왼쪽일 경우가 많다. 정확한 문의 위치는 지하철 노선도를 참고하자.
part 2 지하철, 전기의 힘으로 달리다
길게 구부러진 터널을 신 나게 달려가던 지하철의 전등이 갑자기 꺼졌어요. 헉! 사고일까요? 너무 놀라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데 딴 사람들은 침착해요. 지하철의 등도 잠시 뒤 다시 켜졌고요. 대체 지하철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혹시 몰래카메라?
지하철의 밥은 전기
지하철과 KTX의 공통점은? 모두 전기로 달리는 ‘전동차’에 속한다는 점이에요.
지하철을 움직이는 전기는 우리가 쓰는 전기와 마찬가지로 발전소에서 만들어요. 전기의 방향이나 전압을 바꿔 주는 변전소를 거친 전기는 전차선으로 가요. 전차선은 지하철 선로를 따라 같이 늘어서 있지요. 전동차는 ‘판타그라프’라는 장치를 통해 선의 전기를 받아 달린답니다.
전기는 직류와 교류로 나뉘어요. 직류는 전류가 계속 한 방향으로 흐르는 전기를 말해요. 건전지에서 나오는 전기가 직류랍니다. 반면 교류는 전류의 방향이 계속 바뀌는 전기예요. 우리가 가정에서 쓰는 전기는 모두 교류지요.
직류 전기를 쓰면 교류 전기를 쓰는 것보다 더 싸고 간단한 전자기기로 차를 움직일 수 있어요. 대신 변전 설비를 짧은 거리마다 계속 설치해 놔야 하지요. 그래서 저렴한 가격으로 짧은 구간을 연결하는 지하철은 1500V 크기의 직류를, 긴 거리를 달려야 하는 일반 기차나 수도권 국철은 2만5000V 크기의 교류를 써요. 그런데 서울 지하철 1호선과 4호선에는 지하철이 국철의 교류 노선을 함께 사용하는 구간도 있어요.
직류 전기를 받아 달리던 전동차가 교류 전기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모든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야 한답니다.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이렇게 전원을 끄는 구간을 ‘데드섹션’이라고 해요. 데드섹션에 들어선 전동차는 지금껏 달려온 속도와 힘, 즉 ‘관성’으로 새로 전기를 받을 때까지 계속 달려요. 서울 지하철 1호선에는 남영역~서울역, 청량리역~회기역 사이 두 군데의 데드섹션이 있답니다. 마찬가지로 서울 지하철 4호선은 국철이 운영하는 선바위역부터 오이도역까지 교류를 사용하기 때문에 남태령과 선바위 사이 구간에서 직류가 교류로 바뀌게 되어요. 혹시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안내방송이 나오며 갑자기 전등이 꺼지거나 빛이 약해져도 놀라지 마세요. 전동차가 먹는 전기의 종류가 바뀌는 것뿐이니까요.
차를 따로 떼어놓아도 달린다?
전동차를 달리게 하는 힘은 차의 바퀴를 움직이는 모터와 전기를 모아 모터에 에너지를 전하는 ‘집전장치’에서 나와요. 이들을 ‘구동부품’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우리가 타는 지하철 객차 한 칸마다 구동부품이 달려 있다는 사실을 아세요? 차는 속력을 크게 바꿀 때 가장 많은 에너지를 써요. 지하철은 약 1~2km씩 떨어져 있는 역 사이를 이동하면서 평균 2~5분마다 한 번씩 역에 섰다가 다시 시속 30km 이상으로 달려야 해요. 이럴 때 여러 개의 구동부품을 동시에 가동하면 급하게 속도를 바꿀 만한 힘을 만들 수 있지요. 또 모터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가 고장 나더라도 나머지 모터의 힘으로 정확하게 시간을 맞춰 달릴 수 있답니다.
반면 KTX 같은 열차는 가장 앞에 있는 객차에만 구동부품이 달려 있어요. 이 객차가 전체 차량이 달릴 수 있는 힘을 만들어 내 뒤의 객차들을 끌고 가지요. 덕분에 객차 안에 있으면 지하철만큼 시끄럽지 않아요. 하지만 구동부품이 있는 객차가 조금이라도 고장 나거나 문제를 일으키면 열차 전체 속도에 문제가 생기지요.
지하철의 비밀 ➋ 알고 찍자, 교통카드
지하철을 탑승할 때는 무선 통신망 기능이 있는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성인 기준으로 10km까지 1050원을 지불하고 탈 수 있으며 10km을 넘었을 경우 40km까지는 5km당 100원, 40km 이상이면 10km당 100원씩 더 낸다. 예를 들어 지하철 환승을 계속해 50km를 이동했을 경우 내어야 할 요금은 700원이 더 늘어나 총 1750원이 된다. 어린이, 청소년, 장애인, 노약자가 사용하는 카드를 개찰구 단말기에 갖다 댈 경우 개찰구 안쪽에 노란색 바가 표시되기 때문에 승무원이 금방 알 수 있다. 꼭 나이에 맞는 카드를 사용하고, 카드에 문제가 있을 경우 승무원에게 바로 이야기하자.
part 3 지하철, 강 밑으로도 이어지다
지상과 지하를 오르내리며 달리는 지하철을 타다가 다른 노선으로 환승했어요. 승강장이 아주 깊이 있어서 조금 걸어야 했죠. 지도를 보고는 강 위를 지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상으로 나가지 않고 계속 달려요. 뭐라고요? 지금 우리가 강 밑에 있다고요?
뚫고 박고 바르고
지하철 터널을 만들기 전에는 먼저 주변의 암반이 폭약이나 기계로 꿈쩍하지 않을 만큼 너무 단단하지는 않은지, 지상에서 내려 누르는 힘은 버틸 수 있는지를 조사해요. 주변의 교통량이나 앞으로의 지상 개발 계획, 지상에 있는 건물들의 배치도 꼼꼼하게 검토하고요. 선로의 깊이, 위치와 길이가 결정되면 기계나 폭약을 이용해서 둥근 아치형의 구멍을 뚫어요. 아치형은 위에서 내려 누르는 힘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거든요.
구멍을 뚫은 것만으로 터널이 완성되지 않아요. 구멍을 뚫은 암석 덩어리, 즉 암반을 튼튼하게 지지하는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벽에 콘크리트를 쏘고 ‘록볼트’라는 큰 못으로 암석을 묶어준 뒤, 다시 두꺼운 콘크리트로 다듬으면 터널 완성! 선로를 깔고 여러 장치를 설치하면 드디어 전동차가 달릴 수 있어요~.
지하철의 비밀 ➌ 역=예술공간?
역은 때로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변신하기도 한다. 서울 이태원 부근에 있는 6호선 녹사평역이 대표적인 예다. 녹사평역은 중앙 돔 형식의 역으로 뻥 뚫린 유리 천장을 통해 자연적으로 빛이 들어온다. 이 때문에 외국인들이 꼭 들리는 관광 명소가 되기도 했다. 9호선 고속터미널역도 영국 토목학회의 메달을 받을 정도로 아름다운 역으로 손꼽힌다. 아치형 천장이 길게 늘어서서 마치 미술관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옛날에 지은 역도 최근 공사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우리 주변의 지하철 역에서 놀라운 아름다움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물 밑으로 막 들어가는 전동차
한강 위에는 수많은 철교가 있지요. 하지만 긴 터널을 통해 강 밑을 통과하는 노선도 있답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과 신분당선이 그 주인공이에요.
5호선 여의나루역과 마포역을 잇는 지하터널의 길이는 약 1.3km 정도예요. 어린이가 걸어서도 약 30분이면 통과할 거리지요. 하지만 이 터널을 뚫는 데만 무려 6년 반이 걸렸답니다. 이 지역은 한강 밑의 암석 덩어리에 틈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냥 뚫었다가는 무너질 위험이 있었거든요. 틈에 시멘트를 꼼꼼하게 채워 넣어 가며 조금씩 전진하는 과정이 필요했지요.
해저터널 때문에 여의나루역은 무려 지상에서 47m 아래 깊이인 지하 5층에 승강장이 있어요. 출구에서 승강장까지 5번 이상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을 갈아타고 내려가야 하지요. 우리나라에서 해발고도 기준 가장 깊은 역(-27m)이기도 하답니다.
part 4 지하철, 안전하고 깨끗하게 움직이다
지하철을 이리저리 갈아타고 꽤 오래 달렸어요. 사람들도 많이 탔다가 또 내렸지요. 그런데 문득 궁금해지네요. 지하의 좁은 공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는데 왜 계속 숨을 쉴 수 있는 걸까요? 과연 이 공기가 깨끗하긴 할까요? 잠깐, 혹시 방독면이 필요한 건 아닐까요?
자석과 살수차로 공기를 깨끗하게
걱정 마세요. 지하철 터널과 차량의 공기는 모두 바깥의 깨끗한 공기와 순환되거든요. 더럽혀진 공기는 환기구를 거쳐 바깥으로 내보내고요. 길에 있는 환기구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되는 이유랍니다.
공기 중에 있는 미세먼지도 시간마다 측정해서 깨끗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요. 특히 달리는 전동차에서 쓸 수 있는 터널 내 미세먼지 측정기를 이용하면 2~4시간 마다 노선 1개의 전 구간 미세먼지 농도를 알아낼 수 있답니다.
전동차가 달릴 때마다 선로와 바퀴가 부딪혀 생기는 아주 작은 쇳가루도 터널을 더럽히는 주범 중 하나지요. 이 때문에 5~8호선 전동차 밑에는 길쭉한 자석이 달려 있답니다. 전동차가 달리면서 일으키는 바람에 쇳가루들이 떠오르면 자석이 끌어당겨 모으지요.
매일 밤 지하철 운행이 끝나고 텅 빈 터널을 달리는 차량도 있어요. 터널의 벽과 바닥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살수차지요. 실내 소화전의 85배에 달하는 강한 물줄기를 쏴서 구석구석에 있는 먼지까지 씻어 낸답니다. 이제 지하철의 공기를 마음 놓고 마셔도 되겠지요? 아, 여러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 냄새가 심하게 나는 물건이나 음식은 금지!
신호기와 제동장치로 안전을 확실하게
거리에 달리는 차들이 신호에 맞춰 움직이는 것처럼, 지하철도 신호를 지켜야 해요. 캄캄한 터널 속에 깔린 한 줄기 선로를 따라 여러 대의 전동차가 줄지어 계속 달리기 때문에 차량간 거리나 시간을 지키지 않을 경우 자칫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거든요. 지난 5월에 발생한 2호선 충돌 사고가 신호 문제 때문에 일어난 것처럼요. 이 때문에 지하철 선로 옆에는 열차의 속도와 진행 가능여부를 알려 주는 신호기가 일렬로 설치돼 있어요. 또 각 차량에 무선신호를 계속 보내 속도를 조절하도록 하지요.
다른 차량들은 안전하게 잘 달리는 게 우선이에요. 하지만 지하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안전하게 서는 거랍니다. 이 때문에 운전실이 있는 가장 앞 객차뿐만 아니라 중간 객차에도 전동차를 멈추게 하는 제동장치를 달아 놓았지요. 덕분에 역의 차량 위치에 맞춰 정확하게 정차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경우 속도를 빠르게 줄여서 멈출 수 있답니다.
지하철의 비밀 ➍ 위험하면 여기로!
지하철 객차에는 승무원이나 운전사와 바로 통화할 수 있는 비상연락장치가 있다. 지하철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당황하지 말고 이 장치로 승무원에게 상황을 알리도록 하자.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단 문자를 보낼 번호는 운영기관마다 다르니 지하철을 타기 전에 운영기관이 어디인지 확인해 보도록 하자. 번호는 각 객차에서도 알아볼 수 있다.
화재감지센서와 TCMS로 방비는 철저하게
지하철은 주변이 모두 닫힌 공간인 ‘지하 터널’ 속을 달리는 만큼 사고가 나면 정말 위험해요. 혹시 지난 2003년 일어난 대구 지하철 1호선 방화사건을 알고 있나요? 당시 객차 한 대에서 붙은 불이 전 객차뿐만 아니라 승강장까지 번졌어요. 많은 인명피해와 함께 대구 중앙로역이 다 타버렸을 정도였지요. 그 뒤 지하철의 화재를 막는 방법이 늘어났어요. 전동차, 승강장 같은 주요 설비와 구조물은 기본적으로 불에 타지 않은 재료인 ‘불연재’나 잘 타지않는 ‘난연재’를 써서 만들어요. 또 각 객차마다 화재감지센서와 소화기를 달아서 화재가 나자마자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답니다.
이뿐만이 아니에요. ‘TCMS(Train Control & Monitoring System)’라는 장치로 각 전동차의 이상을 감지하고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해 놨어요. 각 전동차가 지금 어디 있는지, 속도는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거지요. 이 덕분에 앞의 차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도 뒷차들이 바로 대응할 수 있답니다.
part 5 지하철, 미래를 향해 나아가다
즐겁게 놀고 돌아가는 길이에요. 지하철 창밖으로 보이는 노을이 참 예쁘네요. 문득 이 전동차를 타고 더 멀리까지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하철은 어디까지, 얼마나 더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걸까요?
일산에서 삼성까지 20분이면 쏙? GTX!
현재 서울 지하철 1호선은 수도권 전철 1호선과 연계돼 충청북도 천안, 아산시까지 연결돼 있어요. 전동차만 타고도 지방까지 갈 수 있는 거지요. 하지만 KTX 같은 기차보다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시간이 급할 때는 이용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어요.
멀지 않은 미래에는 지하철만으로 지방까지 아주 빠른 시간 내에 갈 수 있을 지도 몰라요. 서울과 경기도를 잇는 GTX(광역급행철도)가 2020년 개통(경기 일산~서울 삼성 구간)을 목표로 공사 중이거든요. 지하철처럼 지하 터널을 통해 달려가는 GTX는 속도가 시속 180km에 달해요. 수도권 전역을 1시간 이내로 연결할 수 있는 속도지요. 지금 달리는 지하철의 최고 속도가 약 시속 100km, 평균 속도가 시속 32~35km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 빠르죠?
그런데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지하 터널을 달리는 차는 좁은 공간에 갇혀 있는 공기를 아주 세게 밀어내게 돼요. 바람의 힘으로 차가 흔들리거나, 기압 차이 때문에 승강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승객의 귀가 먹먹해질 위험이 있지요. 이런 위험을 막기 위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는 선로 위쪽에 바람길을 뚫어 전동차가 달릴 때마다 공기를 내보내고 기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술을 개발했어요. 차량에 탄 사람뿐만 아니라 승강장 승객까지 배려한 거랍니다. 이렇게 계속 기술이 개발되면 더 먼 미래에는 KTX 같은 고속 열차가 지하를 달리며 전국을 연결할 지도 모르겠네요.
지하철의 비밀 ➎ 으악! 물건을 잃어버렸어요!
지하철에 물건을 놓고 내렸다면 딱 세 가지만 기억하자. 1) 타고 있던 차량의 번호, 2) 내린 시간, 3) 타고 내린 칸 번호. 지하철은 일정한 시간마다 운행되기 때문에 1)이 기억나지 않으면 내린 역만 알아도 된다. 물건이 실린 열차가 출발한 직후라면 해당 운영기관 상담실에 연락해 위의 세 가지를 알려 주고, 나중에 깨달았다면 그 열차가 도착하는 마지막 역에 연락할 것.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다면? 해당 운영기관 유실물 센터로 바로 전화해 보자~!
우리 지하철도 더 빨리, 더 편리하게!
GTX나 KTX 같은 고속열차가 발달한다고 해도, 짧은 거리를 시간에 맞춰 정확하게 가는 지하철은 여전히 우리의 삶 속에 있을 거예요. 그것도 더 빨라지고, 더 편리해져서요.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서울시가 지난 2월 내놓은 ‘서울시 맞춤형 녹색교통 구현을 위한 공동협력 협약’에 따르면 서울 시내 지하철역과 전동차 환경은 더 편리해질 거라고 해요. 지금 달리는 전동차보다 속도가 25% 정도 더 빠른 새로운 전동차를 개발하고, 빈 선로를 활용해 역간 운행 시간도 최대 39%까지 줄이는 방법을 연구 중이거든요. 또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혼잡한 여러 환승역의 상황도 바꿀 계획이래요. 실시간으로 사람이 몰리는 구간을 전광판에 표시하고, 길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하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사람들이 더 빨리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거지요.
어느 새 출발했던 역으로 돌아왔어요. 지하철 승강장은 아침과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 주네요. 오늘 밤 늦게 기지로 들어간 전동차들은 내일 아침 날이 밝기 전부터 다시 힘차게 터널을 따라 달리겠지요. 지난 40년 동안 그랬듯이요. 내 발이 되어 준 지하철아,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