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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괴롭혀 하루라도 빨리 지구를 정복하고 싶은 닥터 그랜마예요. 그런데 요즘 새로운 바다의 주인이 나타났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옛날보다 너무 많아져서 골칫덩어리가 되어버린 해파리죠. 홍길동처럼 분신술이라도 부린 걸까요? 어떻게 갑자기 식구가 늘었는지, 사람들을 어떻게 괴롭히고 있는지 비결을 물어 봐야겠어요!
 



너희가 갑자기 많아진 이유가 뭐지?

한국 바다가 우리가 살기에 풍족해졌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수온이 따뜻하고, 먹이인 플랑크톤이 많은 바다에서 살아요. 환경이 달라지면서 우리가 무서워하는 천적인 거북과 쥐치도 많이 사라졌거든요. 그래서 남쪽에서 흘러오는 바닷물을 타고 한국 바다로 찾아왔답니다.

우리나라 바다가 더워졌다는 말이니?

지구온난화로 바닷물의 흐름이 달라져 한국 바다가 더워졌어요. 과거에 비해 남해로 흘러들어오는 따뜻한 바닷물의 양이 많아졌거든요. 특히 제주도를 중심으로 바다의 수온이 높아졌어요. 그래서 원래 한국 바다에 살던 대구와 명태 같은 찬물을 좋아하는 물고기는 점점 북쪽으로 올라가고, 우리처럼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전갱이와 멸치 같은 물고기들이 많아졌답니다. 과학자들은 약 40년 뒤에는 한국 바다가 지금의 일본 오키나와처럼 아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유럽 지중해와 호주 퀸즐랜드 케언스의 바다처럼 옥빛바닷물 속에 화려한 모양과 색깔을 자랑하는 물고기들과 보석처럼 멋있는 산호가 가득해질 거란 얘기예요.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물고기를 키우는 양식장에 매달려 사람들을 방해해요. 어선에서 내린 그물에 붙어 있거나 커다란 구멍을 뚫기도 한답니다. 또 여름에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따가운 독을 쏘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를 불청객으로만 생각하지는 말아 주세요. 최근 과학자들은 해파리를 제거하는 대신 다양한 분야에서 쓸모 있게 사용하려는 연구를 하고 있어요. 해파리 독을 벌이 가진 독처럼 피부미용에 사용하거나 해파리에서 콜라겐을 분리해 조미료나 다이어트 식품으로 사용할 거래요. 실제로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해파리 콜라겐 화장품과 음료도 공개했답니다. 질기고 맛이 없기로 유명한 노무라입깃해파리를 부드럽고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과학자도 있어요.

식구가 많아져서 바다를 정복할 수 있겠구나?

우리만 갑자기 많아진 것이 아니에요. 일본 바다에 사는 파랑돔과 금강바리, 꼬리줄나비고기 같은 물고기도 점점 많이 찾아왔거든요. 닥터 그랜마도 지구를 정복을 포기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