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에 번쩍! 서에 번쩍! 섭섭박사님이 이번엔 대전에 나타났어요. <;어린이과학동아>;기자단 친구들과 섭섭박사님이 대전에 있는 국립중앙과학관에 모였거든요. 오늘의 도전과제는 분자요리 만들기! 요리사로 변신한 박사님과 친구들은 어떤 요리를 만들었을까요?
분자요리는 음식의 성분, 요리의 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새로운 맛과 모양의 음식을 만들어 내는 요리법을 말해요. 요리를 분자 단위까지 자세하게 분석한다는 의미에서 ‘분자요리’라는 이름이 붙었지요.
‘분자요리학’은 1998년 헝가리의 물리학자 니콜라스 커티와 프랑스의 물리학자 에르베 티스가 만든 학문이에요. 에르베 티스는 수플레를 만들며 요리에 흥미를 느꼈다고 해요. 수플레는 머랭에 다양한 재료를 넣고 오븐에 가열해 부풀린 음식이랍니다(아래 오른쪽 사진). 에르베 티스는 같은 양의 재료라도 넣는 방법을 바꾸면 수플레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다른 음식들에도 이와 같은 비밀이 숨어 있을 거라 생각한 에르베 티스는 2만 가지가 넘는 요리비법들을 모으기 시작했지요. 이렇게 모은 요리비법을 분자 단위까지 자세히 분석해 음식의 맛과 질감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찾기 시작한 것이 분자요리의 시작이랍니다.
이후 많은 과학자들과 요리사들이 분자요리를 연구하면서 새로운 요리방법과 요리도구들이 개발됐어요. 진공장비, 시험관, 주사기 등의 실험실 도구는 물론 액체질소를 이용해 요리를 하거나 화학반응을 접목시키기도 했지요. 오늘날에는 전문 음식점이 생길 정도로 분자요리는 하나의 요리 분야로 자리를 잡았답니다.
주어진 재료는 주스와 알긴산나트륨, 염화칼슘이에요. 알긴산나트륨은 미역이나 다시마 같은 갈조류에 들어 있는 성분이며, 염화칼슘은 길거리에 쌓인 눈을 녹일 때 뿌리는 하얀 가루랍니다.
이 재료들만으로도 간단하게 주스로 된 생선 알을 만들 수 있어요. 주스에 알긴산나트륨을 섞은 뒤, 염화칼슘이 섞인 물에 주스 방울을 떨어트리기만 하면 된답니다. 알긴산나트륨와 염화칼슘이 만나면 화학반응이 일어나면서 알긴산칼슘과 염화나트륨이 만들어져요. 이 중 알긴산칼슘은 물에 잘 녹지 않으며 젤리처럼 말랑말랑해요. 이 화학반응은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나기 때문에 주스 방울은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굳는답니다.
단, 알긴산나트륨과 염화칼슘 모두 반드시 식용으로 만들어진 것만 사용해야 해요. 또 두 물질 모두 요리하지 않은 상태로 먹으면 위장에 해로울 수 있으니 꼭 조심해야 해요.
물리학자들은 알긴산나트륨이 들어 있는 용액의 신맛이 강할수록 응고가 잘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어요. 용액의 pH가 낮을수록 신맛이 강해지며, pH가 3.3일 때 생선 알과 가장 비슷한 질감을 갖는답니다. 이는 과일 주스의 pH와 비슷한 값이에요. 또한 알긴산나트륨이 주스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알긴산나트륨을 조금씩 여러 번으로 나눠 녹이거나, 뭉쳐 있는 알긴산나트륨 덩어리들을 잘 뭉개 줘야 해요.
주스 방울을 떨어트리는 높이도 중요해요. 너무 낮은 곳에서 떨어트리면 주스 방울이 염화칼슘수용액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해 모양이 일그러져 버린답니다. 주스 방울의 크기를 조절해 다양한 크기의 알갱이를 만들 수도 있어요.
기자단 친구들이 만든 분자요리에선 무슨 맛이 날까요?
주스로 만들었으니, 달콤한 맛이 나지 않을까요?
얼굴을 찌푸리기 시작했어요. 친구들이 만든 분자요리에서 ‘짠맛’이 났기 때문이죠.
앞에서 알긴산나트륨과 염화칼슘을 섞으면 알긴산칼슘과 염화나트륨이 생긴다고 했죠? 여기서 염화나트륨이 바로 하지만 직접 만든 분자요리를 맛본 친구들은 우리가 먹는 소금이랍니다. 그래서 분자요리에서도 짠맛이 나는 거예요.
기자단 친구들은 오렌지 주스, 포도 주스, 토마토 주스 등 여러 가지 주스들을 이용해 다양한 색깔을 내는 분자요리를 만들었어요. 이 분자요리들을 치즈와 함께 과자에 올리자 모양도 예쁘고 맛도 좋은 카나페가 완성됐답니다.
실험의 원리를 파악한 친구들은 창의력을 발휘해 여러 가지 모양의 분자요리를 만들기도 했어요. 김연주 친구는 귀여운 고양이 모양 분자요리를 만들었고, 섭섭박사님은 오리 모양 분자요리를 만들었답니다.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요리사로 변신해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직접 만든 분자요리를 자랑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