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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을 향해 항해를 시작한 권영인 박사님이 마침내 첫 주요 기항지‘바하마 제도’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바하마 제도는 미국 플로리다 남동부 해안에 자리잡고 있으며, 무려 7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랍니다. 산호초로 유명한 지역이지요. 권영인 박사님은 이 곳에서 무엇을 발견했을까요? 박사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세요.


11월 20일. 목요일

항구를 벗어나 돛을 모두 올리고 남쪽으로 향했다. 높은 파도가 계속 밀어닥쳐 마치 파도 사이에 낀 작은 종이배에 탄 것 같았다. 과자로 끼니를 때우면서 계속 배를 몰았지만,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바하마까지 가는 길의 중간 정도밖에 가지 못했다.
해가 지고 사방이 깜깜해진 뒤에는 오로지 GPS에 의존해서 배를 몰았다.
가슴이 조마조마한 시간. 그 때 저 멀리 등대의 불빛이 보였다. 바하마다!

11월 22일. 토요일

항구의 동쪽 해안을 탐사했다. 해안에는 맹그로브 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맹그로브 나무는 적응력이 좋아서 파도가 치고 풍화가 심한 해안에서도 잘 자란다. 바하마 제도에는 적색 맹그로브 나무가 많이 자라는데, 뿌리가 크고 서로 얽혀 있었다. 맹그로브는 바닷물 속의 소금을 뿌리에서 걸러 물만 흡수하고, 뿌리에서 직접 산소를 흡수하기도 한다.

11월 25일. 화요일

산호와 맹그로브 나무의 생태를 탐사하러 북쪽에 있는 샌드케이 섬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섬을 찾아가는 도중 GPS 모니터를 보니 배가 섬 위를 지나가고 있는게 아닌가! GPS의 데이터가 10년 전 것인데, 10년 동안 섬의 지형이 크게 바뀌었나 보다. 망원경으로 관찰하니 저 멀리 맹그로브 숲이 보였다. 그 쪽으로 배를 몰았다. 쿵! 갑자기 수심이 낮아지면서 배가 모래톱에 처박혔다. 깜짝 놀라 배를 다시 후진시켜 겨우 빠져 나왔다. 하마터면 모래 위에서 오도 가도 못할 뻔했다.
맹그로브 숲에 다가가자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허리케인으로 인해 숲과 해안의 흙이 모두 깎여 버린 것이다. 카약을 이용해 섬에 상륙하니 황폐화된 숲의 모습을 잘 볼 수 있었다.

12월 2일. 화요일

동쪽 해안에서 산호를 관찰했다. 바하마는 산호로 유명한 지역이라 산호 관찰에 좋은 장소가 여럿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천천히 자라는 산호를 연구하면 과거의 기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곳에서도 백화 현상으로 산호가 하얗게 죽어 있었다. 환경 파괴의 심각성이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12월 10일. 수요일

뉴프로방스 섬에서 퇴적 구조를 관찰했다. 풍화작용이 심해 퇴적 구조가 잘 보였다. 이런 퇴적 구조는 우리나라의 강원도 태백, 영월 등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바하마 제도의 섬은 대부분 낮고 완만해 보기 힘들다. 그래서 퇴적 구조를 보자 아주 반가웠다.
요 며칠 내내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바다를 볼 수 있었다.
물이 맑아서 바다 밑의 산호와 해초가 잘 보인다. 이제 제법 바다 위 생활이 익숙해진 것 같다. 가끔 낚시도 해 보지만 아직 고기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마음이 편해져서인지 다시 의욕이 솟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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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권영인
  • 진행

    고호관 기자
  • 일러스트

    조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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