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선은 뮤온 빔의 방향을 나타낸다.
레이저로 만든 인공 뮤온으로 두꺼운 벽 너머의 물체를 찍는 데 성공했다. 도메니코 도리아 루마니아 호리아훌루베이 국립물리핵공학연구소 소속 연구원이 이끈 연구팀이 9월 23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doi: 10.48550/arXiv.2609.28788
엑스선은 투과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물체 내부를 들여다보는 ‘엑스레이’ 촬영에 활용된다. 하지만 납처럼 밀도가 높은 물체는 엑스선이 잘 통과하지 못한다. 엑스선이 들여다 볼 수 있는 물질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때 뮤온을 이용하면 엑스선으로 볼 수 없었던 물체 내부도 확인할 수 있다. 뮤온은 전자와 성질이 비슷하지만 약 200배 무거운 입자다. 무거운 질량과 빠른 속도 덕분에 두꺼운 물질도 뚫고 지나간다. 물질을 지나는 뮤온의 양은 그 물질의 밀도와 두께에 따라 달라질테니, 이 변화를 측정하면 물체의 구조를 알아낼 수 있다. 이 방법을 ‘뮤온 단층촬영(Muography)’이라 부른다.
실제로 지금까지 이집트 피라미드 등, 거대 건축물 등에서 뮤온 단층촬영을 이용해 내부 구조를 분석하는 등의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그러나 뮤온 자체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자연에서 만들어진 뮤온은 양이 적고 하늘에서 쏟아져 방향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레이저로 인공 뮤온 빔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극한광인프라-핵물리학 연구소의 10PW(1 페타와트·1000조 W)급 레이저를 기체에 쏘아 전자를 최대 약 8GeV(기가전자볼트)까지 가속했다. 이 전자를 납표적에 충돌시키면 고에너지 감마선(광자)이 방출되고, 이 감마선이 납 원자핵과 반응해 뮤온을 만든다.
이후 연구팀은 인공 뮤온으로 물체의 그림자를 찍을 수 있는지 시험했다. 뮤온과 함께 생기는 감마선, 중성자 잡음 신호를 걸러내기 위해 납 표적 주변을 폴리에틸렌과 파라핀으로 두껍게 감쌌고, 실험실의 2m 두께 철근 콘크리트 벽 너머에 검출기를 뒀다. 그 다음 납 표적에서 23m 떨어진 지점에 납 벽돌 더미를 쌓고, 바로 뒤에 검출기를 놓았다. 레이저를 30번 쏘아 측정한 결과 검출기에는 폭 22.5~25cm의 그림자가 나타나 실제 납 벽돌의 크기와 일치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감마선이나 중성자만으로는 이런 그림자가 생기지 않아, 연구팀은 이 영상이 뮤온으로 만들어졌다고 결론내렸다. 2025년 중국과 미국 연구팀이 인공 뮤온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그 뮤온으로 물체를 찍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이번 결과가 “레이저로 생성한 최초의 뮤온 이미지”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