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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도 처리하고 전기도 얻고

미생물 연료전지 개발돼

미생물 연료전지가 개발되고 있다. 미생물 연료전지는 미생물이 폐수를 분해하면서 발생시키는 전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폐수를 분해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키는 연구는 지난 1960년대 미 항공우주국에서 우주선 폐수처리를 위해 시작했다. 그러나 효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연구가 더이상 진척되지 못했다. 그러던 중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수질환경연구센터 김병홍 박사팀이 지난 1998년 산소 대신 철이온을 전자전달자로 이용하는 미생물을 발견해 세계 미생물학계에 발표하면서 새롭게 부각됐다.

일반적으로 산소를 호흡하는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발생한 전자를 세포막 내에서 산소로 전달하면서 에너지를 만든다. 이 전자를 뽑아낼 수 있다면 전기를 생산하는 셈이 된다. 산소를 호흡하는 일반적인 미생물들은 세포 안에서 전자가 전달되기 때문에 벤젠화합물과 같은 전자 전달 매개체를 넣어줘 세포 내부의 전자를 뽑아낸다. 그러나 이 매개체는 환경에 유해한 물질이기 때문에 폐수처리에 적합하지 않고 가격도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설탕을 연료로 하는 로봇도 이와 같은 미생물 연료전지를 이용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사용된 미생물은 산소를 호흡하기 때문에 전자 전달 매개체가 필요하며 전기 발생효율도 좋지 않다.

반면 김박사팀이 발견한 슈와넬라와 같은 미생물은 산소 대신 세포 외부의 철이온을 전자전달자로 이용한다. 즉 이 미생물은 산소 대신 철 이온을 호흡하는 셈이다. 슈와넬라는 세포막 밖으로 나와 있는 ‘시토크롬C’라는 색소단백질을 통해 철이온에 전자를 전달한다. 그러므로 철로 된 전극을 넣어 주면 자연 이 미생물들이 달라붙어 전자를 전극에 넘겨주므로 쉽게 전기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김박사가 개발한 미생물 연료전지는 폐수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니의 양을 1/3로 줄이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환경 문제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검은 막대 모양의 전극에 달라붙어 자라는 전기 발생 미생물(길쭉한 모양). 미생물연료전지에는 이런 전 극이 무수히 많이 모여 하나의 막을 형성한 것을 전극으로 사용한 다.


김병홍 박사는 “현재는 실험실 수준에서 만들 수 있는 소규모의 미생물 연료전지를 제작, 실험하고 있지만 공학과 결합된다면 폐수처리장 규모의 발전에도 충분히 이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김박사는 실험실 수준의 미생물 연료전지를 대형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박사는 이와 함께 슈와넬라가 몸 안에 있는 일종의 나침반으로 지구의 자기를 감지해 철이온을 찾는 것은 아닌지 알아보고 있다. 이를 위해 김박사는 접지를 한 미생물 연료전지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전기발생량을 비교·연구하고 있다.

한편 KIST 연구팀에 있던 김형주, 현문식 박사는 1999년 한국바이오시스템(주)를 창립해 KIST 팀의 미생물 연료전지를 이용해 BOD 자동계측기를 개발해 냈는데, 최근 전기용품 형식승인 테스트를 마치고 판매에 들어갔다.

아직까지 미생물연료전지는 1천세대 아파트의 생활하수를 처리하면 60W 전구 하나를 켤 수 있는 정도의 전력을 생산하는 수준으로 경제성이 별로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바이오시스템 김형주 박사는 “이는 최소 수치로 대규모 미생물연료전지 생산 연구가 이뤄지면 전력 생산이 급격히 늘 것”으로 전망했다.

​KIST 수질환경연구센터와 (주)바이오시스템은 앞으로 미생물이 폐수를 분해하면서 발생시키는 전기로 폐수처리장의 모든 전기시설을 움직일 시스템을 공동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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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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