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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

우주를 통째로 훑을 새로운 눈, 우주표준모형 뒤집을까

낸시 그레이스 로먼

 

또다시 쏘아 올렸다. 8월 30일,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망원경 ‘낸시 그레이스 로먼’이 발사됐다.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은 기존 우주망원경과 비교해 유례없이 넓은 시야를 자랑한다. 한 번에 더 넓은 영역을 촬영해 우주를 더 빠르게 훑으려는 목적이 담긴 설계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처럼 특정 천체를 ‘깊이’ 보려는 시도에서 ‘넓게’ 보려는 시도로 관측 방향의 전환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넓게’ 본 우주 데이터로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은 암흑에너지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임무를 더 잘 수행할 수 있을까.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Ball Aerospace
카메라 렌즈를 닮은 동그란 반사체들이 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로먼 우주망원경으로 들어오는 빛의 파장을 조절하는 ‘엘리먼트 휠 어셈블리’다

 

넓은 시야로 새 우주망원경의 시대 연다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

 

‘역대급 광시야’라는 찬사와 함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이 발사됐다. 우주망원경 사상 최대 규모를 자랑했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발사 4년 8개월 만이다. 이미 뛰어난 성능의 망원경이 많은데, 왜 새로운 우주망원경을 자꾸 발사하는 것일까. 이에 관해 연구자들은 기존 망원경과의 상호 보완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SpaceX

 

  로먼 우주망원경, 시야가 확 넓어졌다

 

8월 30일 미국 시각 오전 7시 26분, 미국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 헤비에 실린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이하 로먼 우주망원경)’이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로먼 우주망원경은 앞으로 3개월간 지구로부터 150만 km 떨어진 제2라그랑주점(L2)로 이동한다. L2는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곳으로, 로먼 우주망원경은 이곳에서 5년간 우주 관측 활동을 할 예정이다.


로먼 우주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을 이어 우주를 관측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망원경이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제작 계획을 주도해 ‘허블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천문학자 낸시 그레이스 로먼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서 로먼 우주망원경의 이름을 지었다. 허블은 물론 사상 최대 규모의 우주망원경인 JWST도 잘 활동하고 있는데, NASA는 왜 또 새로운 우주망원경을 쏘아올린 걸까. 관측 특성을 보면 알 수 있다. 로먼 우주망원경은 ‘넓게 보는 것’에 특화된 망원경이기 때문이다.


망원경의 ‘관측 특성’은 크게 4가지 기준으로 결정된다. 시야, 깊이, 분해능, 그리고 파장이다. 얼마나 넓은 영역을 보는지 나타내는 시야, 얼마나 어두운 것을 볼 수 있는지 나타내는 깊이, 가까이 붙은 두 광원을 하나가 아닌 둘로 얼마나 잘 구별하는지 나타내는 분해능, 그리고 어떤 파장의 빛을 관측하는가다.


우선 로먼 우주망원경의 시야각은 가로 0.8도, 세로 0.4도(전체 0.281제곱도)다. 보름달 겉보기 크기의 약 1.4배에 달하는 영역을 한 번에 찍을 수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과 JWST에 비하면 100배 넓은 시야다. 즉, 같은 영역을 허블과 JWST보다 더 빠르게 촬영할 수 있다. 


광시야의 비결은 넓은 면에서도 상이 흐트러지지 않게 설계한 광학계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모은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검출기의 성능도 크게 올랐다. 로먼 우주망원경의 검출기는 화소(화면의 최소 단위)가 1680만 개인 검출기 18개를 이어붙여 넓게 만들어졌다. 총 3억 개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로 선명하고 넓게 우주의 모습을 이미지로 검출할 수 있다. NASA는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5년 동안 로먼 우주망원경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30년 동안 관측한 영역보다 50배 넓은 하늘 영역을 촬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은, 로먼 우주망원경은 유례없는 광시야를 지녔지만, 다른 두 관측 특성인 깊이와 분해능은 36년 전에 발사된 허블 우주망원경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5년 전에 발사된 JWST와 비교하면 깊이와 분해능이 오히려 낮다. 주된 원인은 ‘구경’에 있다. 구경은 빛을 받아들이는 거울의 지름이다.
“큰 구경으로 어두운 천체를 선명하게 보면서 동시에 넓게 보도록 설계하기는 어렵습니다.” 8월 31일 화상으로 만난 류동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우주탐사탑재체연구부 우주광학팀 선임연구원의 설명이다. 망원경의 구경이 커질수록 빛을 모으는 능력인 집광력이 좋아진다. 빛을 많이 모으면 어두운 천체를 더 잘 볼 수 있고, 분해능 역시 좋아진다. 다만 시야가 넓어질수록 화면 중심에서 멀어진 천체의 상이 흐려지기 쉬운데, 구경이 큰 망원경에서는 이러한 오차를 더 넓은 영역에서 적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구경이 큰 망원경으로 시야까지 넓게 설계하기가 어렵다.


로먼 우주망원경은 관측 특성 중 광시야에 집중했다. 로먼의 구경은 2.4m로 허블과 비슷하고, 6.5m인 JWST보다 작다. 그렇다고 깊이와 분해능을 포기한 건 아니다. “오히려 허블 등 기존 우주망원경과 비교해서 큰 구경 대비 아주 넓은 시야를 구현해 낸 우주망원경이라고 볼 수 있죠.” 류 연구원의 설명이다. 2023년 발사된 유럽 우주국(ESA)의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의 경우 시야각이 0.5제곱도로 로먼의 두 배 정도지만, 구경이 1.2m로 로먼의 절반 수준이다. “이전까지는 1도의 60분의 1인 ‘분’ 단위 시야각을 지닌 우주망원경이 대부분이었는데,  2020년대 들어서 스피어엑스와 유클리드 등 수분~도 단위 시야각의 우주망원경이 나왔습니다. 로먼과 유클리드는 이들 가운데 구경까지 큰 편이고, 로먼은 유클리드보다도 크죠.” 

 

▲NASA/ESA(W)
허블 우주망원경의 제작 계획을 주도해 ‘허블의 어머니’로 불리는 천문학자 낸시 그레이스 로먼.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은 그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로먼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Sydney Rohde
미국항공우주국(NASA) 기술자들이 제작 중인 로먼 우주망원경을 클린룸으로 옮기고 있다. 로먼 우주망원경은 구경이 2.4m로 허블 우주망원경과 같지만, 주경 무게는 허블의 4분의 1도 안 된다.

 


8월 26일 대전에서 만난 고종완 한국천문연구원 은하진화연구센터 연구원은 “JWST가 나무를 보는 우주망원경이라면 로먼은 숲을 보는 우주망원경”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쉽게 말해 JWST 같은 망원경을 하나 더 만들 것이냐, 아니면 JWST만큼 깊진 않더라도 더 넓게 보게 만들 것이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던 겁니다. 깊게 보는 망원경은 기존에도 이미 많았습니다. 로먼 우주망원경을 띄운 목적에 맞춰 이번엔 더 넓고 빠르게 보기를 택한 거죠.”


방해 요소를 차단해 관측의 정밀도를 높여주는 ‘코로나그래프’도 로먼에 장착됐다. “외계행성을 관측하려 할 때 주변 별빛이 강해 정작 보려고 한 행성이 묻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로먼 우주망원경은 거울 뒤에 붙은 액추에이터로 거울을 미세하게 움직여 거울 파면의 오차를 보정하고, 주변 별빛의 파동을 상쇄하는 간섭을 생성해 관측에 방해되는 별빛을 차단한다. 코로나그래프는 로먼 우주망원경을 통해 기능이 검증되고 나면, 추후 외계행성 탐사 목적으로 발사될 우주망원경 ‘거주가능행성탐사선(HWO)’에 본격적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앞으로도 우주망원경의 광시야는 더욱 중요한 성능이 될 전망이다. “은하 하나만 보고 암흑물질에 대한 이론과 표준우주모형이 맞거나 틀리다고 바로 결론을 내릴 수 없습니다. 천문학계에선 수백 수천 개의 은하를 촬영해야 증명할 수 있습니다.” 고 연구원은 “통계성 확보를 위해 광시야로 넓은 영역을 빠르게 촬영하는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로먼 우주망원경의 눈, 대면적 검출기로 넓어졌다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이 역대급 광시야와 함께 뚜렷한 분해능을 동시에 지닐 수 있게 된 건 기존 망원경에 없던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바로 대면적 검출기다. 로먼 우주망원경을 이루는 다양한 장비들을 해부하고, 로먼의 대면적 검출기가 기존 우주망원경과 비교해 어떤 특별한 점이 있을지 분석해 봤다. 

▲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Conceptual Image Lab
 

 

  늘어나는 우주망원경, 지상과 협업한다

 

로먼 우주망원경은 올해 네 번째 발사된 우주망원경이다. 이전에는 블랙캣(BlackCAT), SPARCS, 판도라(Pandora)가 발사됐다. 칠레의 초거대 망원경(VLT)와 베라 루빈 천문대 등 이미 성능이 좋은 거대 망원경이 지상에 많지만, 망원경을 우주로 보내려는 준비는 끊이지 않는다. 우주망원경만이 지닌 장점 때문이다. 우주에서는 지상 망원경의 가장 큰 장애물인 ‘대기’를 피할 수 있다.


“지상에서 아예 볼 수 없는 파장대가 있어요.” 고 연구원은 우주망원경이 따로 개발돼야 하는 이유를 “대기가 자외선처럼 짧은 파장과 일부 적외선 영역을 흡수해 버려서”라고 설명했다. 전자기파 중 대기의 공기 분자에 흡수되지 않고 지상까지 도달하는 영역대는 제한적이다. 특히 자외선과 엑스선 등 짧은 파장의 빛은 높은 에너지를 지녀 대기의 기체와 충돌해 차단되거나 흡수된다. 그래서 지상에서 관측할 수 있는 파장대를 ‘대기의 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주에서는 대기의 창 영역대 밖의 전자기파도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젊고 뜨거운 별은 자외선 영역에서도 강한 빛을 방출합니다. 별 자체는 지상에서도 볼 수 있겠지만,  별의 온도와 활동성, 별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대기에 막혀 지상에서 관측하기 어렵죠.”


대기를 피하면 광학 성능도 더 높일 수 있다. 빛을 굴절시키고 왜곡할 수 있는 대기가 없기 때문이다. 류 연구원은 “로먼 우주망원경은 베라 루빈 천문대보다 구경이 작지만 대기의 흔들림이 없는 우주에서 더 안정적이고 선명한 영상을 얻는 데 유리하다”고 예를 들었다.


다만 아무리 성능이 좋아져도 우주망원경이 지상 망원경을 대체할 수는 없다. 류 연구원은 “우주망원경은 고해상도 영상을 얻기 좋지만 발사체 무게 때문에 구경을 키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경이 가장 큰 우주망원경인 JWST의 구경이 6.5m인데, 지상에는 이미 구경 20~30m급 망원경을 짓고 있습니다.” 지상 망원경은 발사체에 실려야 하는 우주망원경과 달리 만드는 무게에 제약이 없어 구경을 크게 만들기 유리하다. 빛을 모으는 집광력은 구경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우주망원경은 결국 지상 망원경의 집광력을 뛰어넘기 어렵다. 고 연구원은 “우주망원경을 많이 발사한다고 지상에서 우주로, 관측의 방식이 아예 전환된다는 걸 의미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두 종류의 망원경은 서로를 대체하는 관계가 아닌, 서로 다른 역할을 하며 보완하는 관계에 가깝습니다.” 로먼 우주망원경 역시 베라 루빈 천문대와 함께 우주 탐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로먼 vs 허블, 시야 비교
▲ STSci, NASA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의 시야 속에 허블의 시야를 표시했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시야보다 100배 더 넓은 영역의 우주를 한 번에 촬영한다. 넓은 시야 덕에 로먼은 허블보다 1000배 빠른 관측을 할 수 있다. 
 

미래 우주망원경, 다음 과제는 ‘파장’

 

그러면 앞으로도 우주망원경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쭉 시야가 관건일까. 류 연구원은 “세 가지 관측 특성뿐 아니라 ‘짧은 파장’을 관측하는 기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지상 망원경이 볼 수 없는 영역을 우주망원경이 잘 보는 게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짧은 파장을 볼 수 있는 건 대기를 벗어난 우주망원경만이 지닌 장점이다. 그럼에도 역설적으로 넓은 하늘을 자외선 영역으로 관측하는 우주망원경이 많지는 않다. 캐나다 우주국은 2030년대, 0.25제곱도로 넓은 시야각의 자외선 관측 우주망원경 CASTOR을 발사할 계획이다. 1.2제곱도의 자외선 우주망원경 GALEX가 2013년 임무를 종료한 뒤 약 17년 만이다.

 

한국산 우주망원경은 언제 지구 궤도를 돌게 될까
허블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그리고 지난달 발사된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까지. 해외에서 새 우주망원경이 하늘에 오를 때마다 자연스레 드는 질문이 있다. 한국은 곧 우리 손으로 만든 우주망원경을 쏘아 올릴 수 있을까.
▲한국천문연구원
2021년 개발한 ‘패스파인더’(아래 왼쪽)부터 국내 기술로 개발해 극미광 탐사 성능을 20배 끌어올린 K-DRIFT 1세대(G1) 망원경 1·2호기(위)까지 한국도 우주망원경 제작에 힘쓰고 있다. 아래 오른쪽 사진은 G1을 보현산천문대에 설치해 시험관측 성공을 자축하는 연구팀 모습이다.
답은 “쉽지 않다”다. 세계적으로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로먼 우주망원경조차 발사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 못했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 8년간 이 망원경의 예산을 없애거나 대폭 삭감하려는 시도를 네 차례나 했고, 그때마다 의회가 되살렸다. 로먼 임무 관계자는 “예산이 또 삭감되기 전에 띄우려 발사일을 계속 앞당겼다”고 밝혔으며, 실제로 회계연도 안에 발사를 마치기 위해 발사일이 9월 초에서 8월 말로 당겨져, 지난 8월 30일 발사됐다.
한국의 사정은 더 빠듯하다. 로먼의 총사업비는 약 6조원, 한국은 그만한 돈을 우주망원경 하나에 배정할 형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고종완 한국천문연구원 은하진
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우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 초극미광 심우주 전천탐사용 우주망원경 가칭 ‘그림자(GRIMJA)’를 2032년 발사 목표로 구상 중이다.


그 선행 프로젝트가 ‘K-DRIFT’다. 밤하늘보다 수천 배 어두운 ‘초극미광’ 영역을 포착하는 관측기술을 지상에서 우주로 확장하는 게 목표로, 거울이 빛을 가리지 않는 ‘비차폐 자유곡면 광학계’를 핵심 무기로 택했다. 고 연구원은 “지상에서 이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연구팀은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힌다”고 말했다. “처음엔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며 웃던 그는 “알았다면 이렇게 무모하게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년 단 4명, 적은 예산으로 시작해 국내 연구진과 중소기업이 설계부터 광학계 제작까지 도맡았다.
2021년 0.3m급 시험망원경 ‘패스파인더’는 27배나 큰 일본 스바루 망원경(8.2m)과 견줄 극미광 영상을 얻었고, 집광력·시야·노출시간을 함께 따진 관측 효율은 스바루의 100배를 넘었다. 고 연구원은 “패스파인더로 극미광 구조를 실제로 검출했을 때의 그 뭉클함은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이 기술을 키운 0.5m급 G1 망원경은 칠레 엘사우스천문대에서 점검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남반구 하늘 탐사에 나선다. 2028년에는 지구 궤도에 들어가지 않고 우주에서 짧게 관측한 뒤 돌아오는 과학로켓 G2를 거쳐, 2032년 GRIMJA(G3)로 이어질 계획이다.
과학적 방향은 새 과제 ‘K-COSMOS’가 제시한다. 어떤 천체를 얼마나 희미한 밝기로 볼지 정해 GRIMJA 임무 설계를 이끌고, 지상·우주 관측자료를 국제 인프라·시뮬레이션과 결합해 암흑물질 모형을 검증하며, 미국·유럽 연구팀과의 협력을 진행한다. 고 연구원은 “천문학은 글로벌하게 갈 수밖에 없는 학문”이라고 강조했다. 제임스웹과 로먼이 압도적 규모로 우주를 겨눈다면, 한국은 작지만 정교한 눈으로 같은 하늘의 가장 어두운 구석을 파고들 계획이다.

 

미터급 구경의 자외선 관측 우주망원경이 다시 나오는 데까지 오래 걸린 건 비용과 기술적 난제 때문이다. 망원경의 시야가 그랬듯 망원경이 관측하려는 영역이 짧은 파장일수록 거울의 아주 작은 울퉁불퉁함이 영상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광학면을 더욱 정밀하게 가공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유리를 녹여 가공되지 않은 거울 재료를 만든 뒤 대략적인 오목 거울의 형태를 만듭니다. 그 다음에 거울 표면을 문질러 매끄럽게 만드는 ‘폴리싱’ 작업을 해요. 폴리싱을 할 때 입자의 재질과 가하는 힘, 문지르는 시간과 각도 등을 모두 제어해야 하는데, 파장이 짧을수록 더 매끄러운 표면이 필요해져 정밀한 폴리싱이 기술적으로 어렵죠.”
이러한 이유로 류 연구원은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자외선 관측 우주망원경은 1m급 구경으로, 가시광선은 약 2.4m급으로, 그리고 적외선은 6.5m급으로 주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가시광선 영역의 3~6m급 구경 우주망원경이 탄생한다면 그것 역시 엄청난 기술적 도약이겠죠.”
광시야로 무장한 로먼 우주망원경은 앞으로 우주의 새로운 비밀을 풀고자 한다. 다음 파트에서는 로먼 우주망원경이 도전할 우주의 비밀에 관해 알아본다. 


▲Ball Aerospace
로먼의 광시야 관측기를 이루는 엘리먼트 휠어셈블리(EWA). 관측기에 도달하는 빛의 파장을 조절하는 필터와 분광 관측용 프리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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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김미래, 장효빈
  • 디자인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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