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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메모리 강국을 넘어서 반도체 ‘대장’ 되려면 한국은 지금, 반도체 인재 양성 골든 타임

    2월 17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태극기 16개를 올렸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량 생산 AI 칩 개발에 함께할 인재를 찾는다”는 테슬라코리아의 채용 공고를 공유하며, 한국 인재들에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으로 세계의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반도체 인재 양성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선 어떤 반도체 인재 양성 전략이 필요할지, 반도체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겐 어떤 방편이 있을지 정홍식 UNIST 반도체 소재·부품 대학원 교수가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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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홍식 
    UNIST 반도체 소재부품 대학원 겸 신소재공학과 교수. 전 칭화대 전자공학과 겸 인공지능센터 교수, 전 UNIST 소재부품 대학원장이다. 전공은 반도체 메모리 소자이다. 신메모리를 통한 인공지능 반도체를 이용해 에너지 소모가 적은 효율적인 인공지능 시스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jeonghs1@unist.ac.kr

     

    김소연

    정홍식 UNIST 반도체 소재·부품 대학원 교수는 3월 5일 과학동아와 만나 “반도체 산업은 세계 각국의 협력구조 속에서 이뤄진다”면서 “글로벌 협력과 연구 교류를 확대하는 등 반도체 생태계 전체를 고려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강국’ 한국의 빈 칸 메워야

     

    인공지능(AI)의 발전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큰 변화 속에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간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기술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전문 인재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우선 전체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조망해보자. 반도체 산업은 공정 흐름에 따라 설계, 제조, 후공정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기업과 반도체 제작에 사용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도 반도체 생태계에 포함된다. 반도체 EDA란, 반도체 내의 집적회로와 시스템을 설계하고, 시뮬레이션, 검증,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다.


    설계 단계는 반도체 칩의 구조와 기능을 설계하는 과정이다. 이 분야는 일반적으로 ‘팹리스(Fabless)’ 기업이 담당한다. 팹리스 기업은 반도체 생산 시설을 보유하지 않고 반도체 설계에 집중하는 기업으로, 엔비디아, 퀄컴, AMD, 애플 등이 주도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GPU나 AI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특수 목적 처리 장치인 AI 가속기 등 다양한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해 IT 산업을 리드한다.


    설계된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정인 제조 단계가 뒤를 잇는다. 제조를 담당하는 기업을 ‘파운드리(Foundry)’라고 하며, 대표적으로는 TSMC와 삼성전자 등이 있다. 반도체 제조 공정은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 등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며, 막대한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마지막 후공정 단계는 제조된 반도체 칩을 패키징(포장)하고, 성능을 테스트하는 과정이다. 반도체 칩을 외부로부터 보호하고 반도체 칩 내부 기판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단계다. 최근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패키징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AI의 복잡한 연산을 뒷받침하는 핵심으로 떠오르며 후공정도 중요해졌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특이하게 설계, 제조, 후공정의 세 단계를 모두 진행하는 기업이다. 종합반도체(IDM) 기업이라 부른다. 이뿐 아니라 EDA 기업, 제조와 후공정을 지원하는 소부장 기업들도 있다. 설계, 제조, 후공정과 EDA, 소부장까지 긴밀하게 연결된 글로벌 분업 구조가 반도체 생태계다. 


    이 가운데 AI 시대의 개막이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면서 AI 연산에 특화된 GPU와 AI 가속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AI GPU를 설계하는 엔비디아와, AI 반도체를 제조하는 TSMC가 주요 수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HBM이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자체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등 반도체 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반도체 산업을 단순한 전자 부품 산업이 아니라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산업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현재 한국의 강점과 약점은 명확하다. 대개 한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실제로 한국은 반도체 ‘제조’, 그리고 ‘메모리’라는 특정 분야에서 강자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설계, 후공정, EDA, 소부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역할은 미미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AI가 빚은 시대의 흐름은 반도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친다. AI 가속기, PIM 소자 개발, 3D 패키징과 칩렛 기술 등 AI 관련 반도체 기술 인재 양성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반도체 인재, 국내에서 꽃피우기 위해서는

     

    최근 테슬라의 사례처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현재 한국의 반도체 인재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한국 엔지니어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공정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과정은 수천 개의 매우 복잡한 공정으로 이뤄진다. 이런 환경에서 축적된 실무 경험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둘째, 메모리 기술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AI 시대, 메모리 전문가의 가치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존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물론, HBM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PIM(Processing In Memory)이라는 메모리 중심의 AI 반도체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상황이다. 강점인 메모리를 기반으로, 앞으로는 AI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반도체 인력은 설계, 공정, 장비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갖춘 경우가 많다. 이렇게 종합적인 기술 역량은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한국은 오래전부터 반도체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최근 들어선 기업의 계약학과와 국가적 반도체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대학 자체 프로그램까지 포함해, 수년 내로 연간 수천명의 반도체 전공자들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획대로라면 AI 시대,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할 인재가 양적으로는 충분히 확보될 전망이다.


    다만, 인재들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양성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약한 팹리스, 후공정, EDA, 소부장 산업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다. 시스템 반도체 설계, 첨단 패키징, 소부장 분야 인재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AI라는 시대의 흐름도 함께 고려해, 관련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교 교육으로는 반도체 산업 현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엔 부족하다. 산학 협력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경험을 쌓도록 기업과 공동 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현재 한국 기업 사이에는 반도체 인재 ‘쏠림 현상’이 있다.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메모리 기업들에는 수많은 인재가 지원하지만, 약한 고리로 평가받는 팹리스, 후공정, EDA, 소부장 기업들은 심각한 인재난을 겪고 있다. 이 기업들이 비교적 비전과 대우가 부족한 것이 이유다. 심지어 이 분야 인재들 중 일부는 처우가 더 좋은 해외 기업에 취업하는 상황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AI 시대,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할 영역이다. 국내에서도 인재 확보가 절실하다.


    지금은 작은 기업일지라도, 앞으로 기업이 발전하면서 그 안의 인재들이 함께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주식 매수권, 학술 연수 등과 같이 인재들이 꿈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만들 획기적인 지원책을 고민할 시점이다. 


    그리하여 건강한 반도체 생태계에서 인재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미래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 대학의 인재 양성 정책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야 한다. 대학이 기업, 정부와 협력해 반도체 전문 인력을 키운다면, 한국은 AI 시대에서도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남윤중

    한국은 기업 계약학과 프로그램(삼성전자 7개 학교, SK하이닉스 3개 학과)과 국가적 반도체 인재 양성 프로그램(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6개교, AI 반도체 대학원 3개교, 특성화대 10개교) 등을 통해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사진은 성균관대 반도체관. 성균관대는 2006년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계약학과인 ʻ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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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4월 과학동아 정보

    • 정홍식 UNIST 반도체 소재·부품 대학원 교수
    • 에디터

      김소연
    • 디자인

      박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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