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우주의 최고(最古) 관측 기록을 자체 경신했다. 우주의 가장 먼 은하를 또 한 번 발견한 것이다. 이번에 관측된 은하는 ‘모든 초기 은하의 어머니’라는 뜻으로 ‘MoM-z14’라고 명명됐다.
MoM-z14가 ‘은하의 어머니’가 된 이유는 빅뱅 이후 불과 2억 8000만 년 만에 나타난 은하이기 때문이다. 우주의 나이가 대략 138억 년이라고 가정하면, 초기 2%에 해당하는 시점이다. 2억 8000만 년은 JWST가 지금까지 발견한 가장 먼 은하인 ‘JADES-GS-z14-0’의 탄생보다도 더 이른 시기다. JADES-GS-z14-0는 빅뱅이 일어나고 대략 3억 년 후 만들어진 은하로 알려졌다.
MoM-z14의 구체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영국 케임브리지대, 옥스퍼드대, 미국 예일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은하의 적외선 스펙트럼을 분석했다. JWST의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를 통해 얻은 자료였다. 분석 결과, MoM-z14의 적색편이 값은 약 14.44로 측정됐다. 이는 기존 기록 보유자인 JADES-GS-z14-0의 적색편이 값인 14.18을 넘어서는 수치다.
적색편이는 우주의 팽창으로 인해 빛의 파장이 늘어나는 현상이다. MoM-z14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에 도달할 때까지 파장이 14.44배 늘어났음을 뜻한다. 적색편이 값이 클수록 지구로부터 더 먼 거리에 있는, 우주 초기의 천체다.
또한, MoM-z14에는 질소와 탄소가 풍부하게 포함됐다. MoM-z14에 탄소와 질소가 존재한다는 건 이보다 더 이른 시기에도 은하가 존재했음을 뜻한다. 우주의 가장 초기 은하와 그 별들은 우주에서 가장 단순한 원소인 수소와 헬륨으로 채워져 있었다. 연구팀은 “질소나 탄소 같이 더 무거운 원소가 만들어지려면 수소와 헬륨이 뭉쳐 탄생한 은하가 MoM-z14 외에도 더 많이 존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피터 반 도쿰 예일대 천문학 및 물리학부 교수는 “전혀 기대않던 기록이 깨졌다”면서 “적색편이 값이 15 이상인 초기 은하 발견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5월 16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실렸다. doi: 2505.11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