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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사립탐정 선구자 핀커턴

링컨 대통령 암살 저지


남북전쟁 시절의 앨런 핀커턴. 1870년대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현상수배범을 잡아들여 미국 탐정계의 전설로 남았다.


미국의 전설적인 탐정 앨런 핀커턴(1819-1884). 1850년 그가 미국 시카고에 창설한 핀커턴내셔널탐정사무소는 1870년대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현상수배범을 잡아들였다고 전해진다. 이 사무소의 전문 분야는 열차강도와 위조범 체포였다.

사무소의 모토는 “우리는 결코 잠들지 않는다”(We never sleep)였는데, 이 말에 걸맞게 사람의 눈을 사무소의 마크로 삼았다. 이 마크 덕분에 미국에서 ‘눈’(eye) 또는 ‘프라이빗 아이’(private eye)라는 말은 속어로 사설탐정을 의미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핀커턴을 스타로 부각시킨 사건은 링컨 대통령의 암살 음모를 사전에 감지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저지한 일이었다.

핀커턴이 탐정 업무를 맡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당시 미국에서는 돈을 위조하는 일이 흔해 경제에 커다란 위협을 가하고 있었다. 핀커턴은 우연히 한 섬에서 동전 위조범 본부를 발견했고, 이들을 추적한 끝에 경찰이 위조범을 체포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제공했다.

위조 조직으로서는 가장 거대한 규모였기 때문에 핀커턴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높아졌고, 핀커턴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보안관 대리 직함을 부여받았다. 그는 승진을 거듭해 1850년 시카고의 첫 경찰 탐정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같은 해 이를 그만두고 사무소를 차려 독자적인 활약을 벌이기 시작했다.

핀커턴이 맡은 가장 큰 사건은 미국 16대 대통령 링컨 대통령(1816-1865) 암살음모를 저지하는 일이었다.

링컨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남북전쟁에서 북군을 이끌고 노예제도의 폐지를 주장한 인물이다. 링컨은 1865년 자신의 정책에 불만을 품은 노예제도 존속론자의 총을 맞고 사망했다. 그러나 만일 핀커턴이 없었다면 4년 전 암살자의 손에 의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1861년 2월 23일은 미국 대통령 당선자 취임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링컨은 2월 11일부터 일리노이를 출발해 취임식이 개최되는 워싱턴에 도착하기까지 15군데의 역에 내려 친선 행사를 벌일 계획이었다.

친선 행사를 치를 마지막 장소는 볼티모의 기차역이었다. 그런데 볼티모는 다름아닌 노예제도 존속론자들의 온상이었다. 이들은 링컨을 살해하기 위해 8명의 암살단을 준비하고 있었다.

핀커턴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남부와 북부를 철도로 잇는 사업을 추진중인 철도회사들의 의뢰 때문에 볼티모에 들린 것이 계기였다. 노예제도 존속론자들이 열차를 건네주는 배를 폭파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자 핀커턴에게 조사를 요청한 것이다.

핀커턴은 필요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매일밤 한 술집을 드나들었다. 그런데 단골손님들이 링컨이 2월 23일 볼티모를 통과할 때 암살될 것이라 공공연히 떠드는 것이 아닌가.

핀커턴은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 동료탐정 데이비스를 암살음모단에 투입한다. 데이비스는 술집에서 암살음모단의 일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나도 링컨에 반대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모임에 가입하는데 성공한다.


핀커턴(왼쪽)이 링컨 대통령과 막사 앞에 서 있는 모습. 핀커턴은 링컨이 대통령 취임식 직전에 암살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온갖 지혜를 짜내 링컨을 구해낸다.


암흑 속의 질주

암살음모단은 20여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링컨이 기차를 갈아타기 위해 2월 23일 낮 12시 30분 볼티모에 도착했을 때 군중 속에 섞여 있는 암살단원이 링컨에게 다가가 살해한다는 계획이었다.

암살음모단의 마지막 모임이 열렸다. 이들 중 암살단을 선정하기 위해 제비뽑기가 시작됐다. 붉은 제비를 뽑는 1명이 암살자로 선정되며, 비밀 유지를 위해 모두 자기가 뽑은 것이 무엇인지 얘기하지 않기로 약속돼 있었다.

하지만 사실 붉은 제비는 8개였다. 암살자로 내정된 사람이 겁먹고 포기할까봐 예비로 많이 준비해둔 것이다.

2월 19일 데이비스는 핀커턴에게 이 사실을 알려준다. 핀커턴은 사태가 급박함을 깨닫고 링컨에게 직접 달려간다. 2월 21일 링컨 일행이 필라델피아에 도착했을 때 핀커턴은 링컨에게 암살 음모를 알려준다. 핀커턴은 링컨에게 예정보다 10여시간 먼저 볼티모에 도착할 수 있는 계획을 알려준다.

22일 저녁 링컨은 대기된 특별열차에 올랐다. 아무도 모르게 움직이기 위해 열차의 내부 불빛은 모두 차단됐다. 혹시 누군가 눈치채고 연락을 취할지 몰라 볼티모로 향하는 전신줄을 모두 절단했다.

새벽 3시 30분 링컨은 볼티모에 도착했다. 미리 이곳에서 기다리던 핀커턴은 링컨을 마차에 태워 워싱턴으로 향하는 열차역까지 이동했다. 4시 30분 링컨은 열차를 타고 워싱틴에 무사히 도착했다. 대통령 취임식은 예정대로 거행됐다.

같은 해 남북전쟁(1861-65)이 시작되자 링컨은 핀커턴을 불러 비밀 첩보 조직을 만들라고 지시한다. 남부의 군사 정보를 습득하는게 목적이었다. 핀커턴은 이 업무를 뛰어나게 수행했으며, 이 조직은 이후 미국 비밀 검찰국(Secret Service)으로 발돋움했다. 주요 업무는 위조 방지였으며, 1901년 대통령 경호까지 역할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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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자료출처

    이윤기 번역문학가
  • 자료출처

    강효흔 대표
  • 자료출처

    박광규 추리문학가
  • 김훈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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