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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대기의 산소 공급원은 광합성으로 산소를 내뿜는 조류와 식물이다. 그런데 햇빛 한 점 없는 심해에서 산소가 만들어지는 현상이 처음 관찰됐다. 앤드류 스윗먼 영국 스코틀랜드 해양과학협회(SAMS) 해저생태학 및 생물지구화학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태평양 심해에서 산소 농도가 올라가는 현상을 관찰하고, 7월 2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했다. doi: 10.1038/s41561-024-01480-8
태평양 심해저에는 경제적 가치가 높은 금속 자원인 망간을 비롯해 다양한 금속으로 이뤄진 덩어리인 ‘망간 단괴(다금속 단괴)’가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최근 망간 단괴 등을 채굴하는 심해 채굴 산업이 주목받고 있어, 연구팀은 심해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태평양 동부의 ‘클라리온-클리퍼턴 해역(CCZ)’을 탐사했다. 그랬더니 이곳 해저 4000m 이상의 깊이에서 시간에 따라 산소 농도가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심해에서 산소가 만들어지는 원인으로 물이 화학적으로 분해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물에 1.5V 이상의 전압을 가하면 수소와 산소가 만들어지는 물의 전기분해와 비슷한 과정이 심해저에서도 일어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장소로는 망간 단괴의 표면이 지목됐다. 연구팀은 단괴의 표면 전압을 측정해 최대 0.95V의 전압 차이가 발생함을 확인했다. 물이 전기분해되는 1.5V에는 못미치지만, 단괴가 물의 전기분해를 일으키는 촉매 역할을 해서 산소를 만들 수 있었으리란 것이 연구팀의 추측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초기 지구에서 생명의 탄생 과정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 제시다. 지금까지 지구의 산소는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아가 진화한 이후 만들어졌고, 호기성 생물은 그 이후에 진화했다고 추측됐다. 그러나 산소가 만들어지는 새로운 과정이 발견되면서, 산소를 사용하는 생물의 진화 과정도 기존과 다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두 번째 의미는 심해 채굴 산업에 대한 우려다. 심해에서 산소를 만드는 망간 단괴를 채굴하면 심해 생물들이 질식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를 이끈 스윗먼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망간 단괴를 어떻게 채굴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