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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수염고래가 물속에서 소리내는 비밀

 

수염고래는 혹등고래나 대왕고래처럼 입에 난 뻣뻣한 수염으로 크릴 등의 작은 갑각류를 물에서 걸러내 섭취하는 고래류다. 이들은 어둡고 시야가 흐린 바닷속에서 소리로 대부분의 의사소통을 한다. 코엔 엘레만스 남덴마크대 생명과학과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수염고래의 발성 원리가 독특하게 진화한 후두에 있다는 연구를 2월 2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doi: 10.1038/s41586-024-07080-1

 

육상 포유류는 대개 식도와 기도가 갈라지는 부위에 있는 후두라는 기관을 진동해 소리를 낸다. 고래는 신생대 에오세 초기에 육상에서 수생으로 진화를 시작했다. 고래는 수생 환경에 적응하며 물속에서 질식하지 않고 소리를 내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범고래와 돌고래가 속한 이빨고래의 경우 코를 발성기관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알려졌지만, 수염고래의 경우 소리를 낼 때 후두를 사용할 것이라는 추측 정도만 나와있었다.

엘레만스 교수팀은 해변으로 떠밀려온 죽은 수염고래 세 마리의 후두를 절제해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후두의 해부학적 구조를 파악했다. 그런 다음 절제한 후두를 공기가 드나들 수 있는 인공 폐 시스템과 연결해 후두에 공기를 흘려보내며 호흡 상황을 재현했다. 어떤 부위가 진동하며 소리를 만드는지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모뿔연골’이라 불리는 수염고래의 신체 구조가 커다란 U자 형태로 진화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U자형 연골과 후두 내부의 지방 쿠션 사이로 공기가 지나갈 때 수염고래 특유의 30~100Hz(헤르츠) 정도의 저음이 발생함도 확인했다.

 

엘레만스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가 예측한 고래의 발성 주파수 범위와 최대 통신 수심은 70년대 이후 급격히 늘어난 선박 교통 소음의 주파수 범위 및 수심과 완전히 겹친다”며 “고래는 소리에 의존해 의사소통을 하므로 소음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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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갈민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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