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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을 기르는 5가지 방법

검은색을 검다고 말하지 않는 학생

 

확산적 사고를 길러주려면 자유롭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충분하게 생각할 시간을 줘야한다.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창의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또 어느 순간에 돌연히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긴 시간에 걸쳐서 여러가지 노력에 의해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국가에서 '창의성' 교육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한때 창의성에 대한 지나친 관심으로 기초 개념과 기능의 학습을 소홀히 했던 적이 있다. 결국 1970-1980년대 미국에서는 '기초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s)는 운동이 일어났다. 그런데 최근 정보화 시대를 맞아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창의성이 발휘되려면 다섯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나무를 예로 들어 살펴보면, 토양은 창의성의 기반이 되는 일반적 지식과 기능, 특정 영역에서의 지식과 기능, 동기로 구성된다고 할 수 있다. 이 기반을 활용하는 데는 확산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 두 사고가 앞의 세 기반을 잘 활용하면 창의성이라는 열매가 틈실하게 열린다. 물론 영양분, 햇빛, 수분 등 외부 환경요인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면 창의성을 기르는 5가지 방법을 알아보자.

다양한 세계를 넓게 경험시키자

주어진 문제와 직접 관계가 없는 다양한 지식(일반적 지식)과 문제를 해결할 때 도움이 되는 사고전략, 기억전략, 문제해결 전략과 같은 기능(일반적 기능)은 창의성을 기르는데 기초가 된다.

이러한 일반적 지식과 기능 기반을 풍부하게 하려면 다양한 직접 경험을 쌓도록 해야 한다. '책상 앞의 호랑이' 식의 지식 주입. 암기 위주 교육으로는 곤란하다. 많은 아이들이 태양계의 행성 이름을 '수,금,지,화,목,토,천,해,명' 하고 정확히 말해도 정작 우주 전체를 나타내는 모형 속에서는 태양계조차 찾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만약 직접 경험할 수 없다면 유사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시청각 교육자료를 많이 사용해야 한다. 구체적인 사물을 오감으로 느끼고, 실제로 조작해보는 과정에서 습득된 지식은 창의성의 기반이 된다.

한 분야의 집중적인 경험을

1997년 주간 이코노미스트지에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에 대한 특집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그는 생후 6개월부터 아버지가 골프채를 휘두르는 모습을 누워서 보았고, 3세 때에는 모래 밭에서 소꿉장난하는 친구 옆에서 벙커샷을 연습했다. 다윈은 4세부터 곤충채집, 식물채집을 좋아하는 중학교 과학 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산으로 들로 돌아다녔다. 세계적인 신경 생리학자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교에 다녀오자마자 자기 집 한 구석에 마련된 조그만 실험실에 틀어박혀 매일 적어도 2-3시간을 실험에 몰두했다고 1985년 시카고 대학의 블룸교수가 조사결과를 발표한 적도 있다.

역사적으로 뛰어난 산출물이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 인물들은 오랜 기간 집중적이고 고된 훈련을 통해서 그 분야의 지식과 기능을 풍부하게 익혔다.

같은 환경이라면 지능이 높을수록 일반 및 특정 영역의 지식과 기능 기반이 풍부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나 지능이 비슷하면 교육적 환경이 충분하게 갖춰지지 않거나, 강한 학습 동기를 불러일으키지 않는 한 지식과 기능 기반이 풍부해지기 어렵다. 따라서 풍부하고 흥미로운 학습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정 영역에서 내용의 계열과 범위를 적절히 조합해 반드시 학습할 것과 학습해두면 좋을 것을 구분해, 반드시 학습해야 할 것을 빠뜨리지 않도록 한다.
 

능력과 수준에 맞게 학습하지 않으면 흥미를 잃기 쉽다.


재미있으면 스스로 한다

동기는 여러 가지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기 위한 원동력을 제공한다. 그러나 동기는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러므로 학부모나 교사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학습과 문제해결에 대한 동기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들은 학습할 것을 선택할 수 있을 때 더 흥미를 느끼고 지속적으로 학습한다. 그래서 동기를 길러주려면 교사는 대안적인 학습활동을 여러개 준비해야 한다. 또 학부모들은 "~을 해라"라는 말보다 "A를 할까, B를 할까" 또는 "지금 할까, 오후 3시쯤 할까?"라고 물어보고 자녀에게 선택하게 함으로써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학습자의 능력에 맞게 학습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기 수준에 맞지 않는 개념이나 기능을 학습하는 경우 가지고 있던 흥미도 잃는다. 부적절한 학습을 오래 경험하게 되면 학습부진감을 느끼고 쉽사리 그 느낌에서 회복되지 않는다.

실제 사물과 활동을 중심으로 학습해야 한다. 지능이 높은 아이나 청소년들도 구체적 사물을 가지고 조작하면서 학습하면 개념을 더 잘 이해한다고 한다. 과학관에서 천체 망원경을 조작해 밤하늘을 관찰하거나 컴퓨터도 시뮬레이션을 하면서 학습하면 학습동기는 높아진다.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탐구, 토론, 발표, 역할놀이, 현장조사, 게임 등과 같이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생각할 수 있는 수업 방법을 활용한다. 학생들이 자율적이며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문제를 제공한다. 불안과 압력이 없는 환경에서 이런 개방적인 문제를 풀면 아이들은 '좋아서' 해결하게 된다.

다양하게 생각할 기회 마련

지식과 기능, 그리고 동기와 같은 문제해결 기반이 풍부해도 확산적 사고와 비판적 사고를 활발하게 하지 않으면 창의성이 길러지지 않는다.
1997년 12월 모신문사에서 주최한 창의력올림피아드의 예선문제 중에는 "안경, 우산, 신발을 지금까지 사용하던 방법과 다르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라" 는 문제가 있었다. 이런 유형의 문제는 목표가 분명히 정해져 있지 않아 문제를 각기 다르게 해석하고 정의할 수 있는 융통성과 개방성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 환경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산출해낸다. 만약 안경, 우산, 신발의 크기와 모양을 지금까지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던 것에 국한해 생각하면 창의적인 해결방안은 나오기 어렵다. 따라서 문제를 해석할 때부터 확산적 사고를 하는 것이 창의성을 길러준다.

교사나 학부모는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을 던지고 확산적 사고 전략을 사용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도 자유롭고 안정된 분위기는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이 주도권을 갖고 자발적으로 마음껏 실험하고, 잘못된 방법, 실수 등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갖도록 격려해 주어야 한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도록 격려

초등학교에서 탄소동화작용에 관한 실험을 하고 나서 교사가 "녹말가루의 색이 어떻게 변했나요"라고 물었다. 학생들은 대체로 요오드 용액을 너무 많이 떨어 뜨려서 검은색이 되어버린 녹말가루를 보고도 "보라색이요"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교사도 학생도 이 대답에 이의를 달지 않고 다음 활동으로 넘어갔다. 이처럼 실험과 관찰을 통해 자신의 눈으로 직접본 것보다 교과서에 의존하는 경우에는 비판적 사고가 발휘될 수 없다.

비판적 사고를 계발하려면 옳고 그름을 찾아내고, 상황, 사물, 인과관계를 따질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제공해야 한다. 의문시하고 탐색하는 행동, 문제를 찾아내는 행동, 문제해결을 위한 사고 등을 격려해주고 긍정적으로 반응해 주어야 한다. 또 아이들이 답을 하기까지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 답이 맞는지 틀리는지보다는 그 다음 단계의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약간 더 고차원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깊이있는 사고를 유도하는 방법이다.

이상에서 말한 창의성의 구성요소들은 역동적이고 기능적으로 상호작용한다. 따라서 한가지 요소에만 중점을 두어 교육해서는 안되고, 5가지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 학습초기에는 5가지 요소를 독립적으로 학습시키더라도 궁극적으로는 모든 요소를 활용할 수 있는 과제와 학습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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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조석희 영재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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