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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스트] 골칫덩이 탄소를 연료로 만드는 신재생 에너지 변환 소재 연구실

*이 기사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 (DGIST)의 제작지원을 받았습니다.

 

 

탄소는 오늘날 지구에서 가장 ‘핫한’ 원자다. 탄소가 포함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기후변화를 만드는 대표적인 온실가스이기 때문이다. 이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제거 혹은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남대현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신재생 에너지 변환 소재 연구실은 대기 중의 탄소를 유용한 물질로 바꾸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전기 에너지를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화합물로 바꾸는 이른바 ‘이산화탄소 환원’이다. 2023년 4월 3일 DGIST에서 남 교수를 만났다.

 

미로로 들어간 탄소, 에틸렌이 되다

 

“이산화탄소를 원하는 화합물로 만드는 연구는 어떤 미로 안에서 길을 찾는 일입니다.”

 

남 교수는 이산화탄소 환원을 여러 갈래의 길을 끊임없이 살펴야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미로 찾기에 빗댔다. 어떤 촉매를 사용하고, 또 어떻게 제어하는지에 따라 만들어지는 화합물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화학 반응 중에 형성되는 중간생성물의 반응 경로를 제어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재생 에너지 변환 소재 연구실에서 찾고자 하는 길은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의 ‘다중 탄소 화합물’로 만드는 방법이다. 다중 탄소 화합물이란 탄소가 2개 이상 결합한 화합물이다. 이산화탄소로 만들 수 있는 화합물은, 분자 내 탄소 함유량에 따라 C1, C2, C3, C4 화합물로 구분할 수 있다. 일산화탄소(CO)와 메탄(CH4), 메탄올(CH3OH)은 C1 화합물, 에틸렌(C2H4), 에탄올(C2H5OH) 등은 C2 화합물이다. 다중 탄소 화합물은 에너지 밀도와 시장 가치가 높다. 

 

정확히 원하는 목표에, 효율적으로 도달하기 위한 길을 만들기 위해 남 교수팀은 구리를 활용한 촉매를 연구하고 있다. 구리는 오늘날 이산화탄소 환원 연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촉매 재료다. 구리만이 이산화탄소(CO2) 속 하나의 탄소 분자를 중합해 C2 이상의 다중 탄소 화합물로 만드는 ‘이합체화’ 반응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 교수팀은 전기 에너지가 가해질 때 탄소뿐만 아니라 촉매까지 변하는 것을 막는 방법도 서울대와 공동으로 개발했다. 남 교수는 “5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미만의 얇은 탄소막을 만들어 촉매에 씌웠더니 촉매가 변하지 않고 이산화탄소 환원을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성과는 2021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게재됐다. doi : 10.1038/s41467-021-24105-9

 

좋은 촉매는 원하는 화합물을 원하는 양만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남 교수는 “수계 전해질에서 이산화탄소에 전기를 가하면 수소도 함께 생성되는데, 수소가 생성되는 것은 최대한 억제하며 다중 탄소 화합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남 교수팀은 수소를 만들어 내는 패러데이 효율은 10% 미만으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다중 탄소 화합물을 생성하는 패러데이 효율은 80% 이상으로 높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패러데이 효율이란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전체 전류 대비 원하는 반응에 사용된 전류의 비율을 뜻한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탄소 제로(0)

 

“탄소로 만든 화합물로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싶습니다” 남 교수는 연구의 최종 목표를 크게 잡았다.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등의 재료로 사용되는 에틸렌은 원유를 정제해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전기화학 반응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로부터 에틸렌을 생산하는 기술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남 교수는 “이산화탄소 환원이 단순히 환경적인 측면에서만 유용한 기술에 머물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C2 화합물을 넘어 C3, C4 화합물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말했다.  

 

남 교수팀은 이산화탄소 환원 촉매 소재 연구 외에도 산업화를 위한 전해조 연구도 함께 하고 있다. 또 낮은 전압에서 이산화탄소 환원을 가능케 하는 기술도 추후 개발할 계획이다. 환경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서다.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0)’를 만들겠다는 전 세계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변환 소재 연구실이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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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대구=김태희 기자
  • 사진

    남윤중
  • 디자인

    이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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