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아이들이 왼손으로 수저를 잡아도 야단치는 부모가 옛날보다는 줄었다.
그러나 아직도 왼손잡이를 못 마땅하게 생각해서 억지로 오른손을 쓰게 한다든가하는 사례가 적지는 않다.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나 기계가 대체로 오른손잡이에게 편리하게 제작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어거지로 왼손잡이를 오른손잡이로 만들려는 것은 삼가할 일이다.
왜냐하면 왼손잡이는 구조적으로 뇌의 우반구가 보다 발달돼 있기 때문에 억지로 할경우 머리와 몸의 움직임이 잘 연결되지 않아 아이들이 당황하거나 자신감을 잃게하는 부작용을 빚게된다.
또한 강제로 오른손잡이로 만들려고해도 완전히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왼손잡이에게 글씨를 오른손으로 쓰게 버릇들이면 가까스로 글씨는 오른손으로 쓰지만 나머지는 그대로 왼손잡이인채로 남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중요한것은 왼손잡이의 결정과정을 알고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와 신체·정신적으로 어디가 다른가 하는점을 파악해서 이에 대처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즈'지는 최근 발표돼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두 신경학자의 견해를 소개했다.
호르몬이 왼손잡이 결정한다
'하버드'의과대학의 신경학자 '게신드'와 '갤라바다' 박사는 왼손잡이는 태아의 두뇌발육과정에서 결정된다고 밝혔다. 즉 남성호르몬인 '테스테토론'의 양에 따라 두뇌세포의 이동과 위치가 달라지는데 만약 임신중 지나치게 긴장을 하거나 하면 호르몬의 양이 부족해서 두뇌세포의 발육이 늦어진다. 그런데 두뇌의 좌·우 반구가운데 먼저 발육·성장하는 것은 좌반구(오른손잡이를 결정하는 부분)인데 이처럼 발육장애가 생기면 상대적으로 우반구가 보다 뒤늦게 발달하게 된다. 즉 왼손잡이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성장이 덜된 좌반구는 본래 자기담당인 언어와 손놀림을 지탱할 능력이 부족하게되어 오른손잡이를 탄생시키지 못하게 된다.
이같은 과정으로 왼손잡이는 어릴 때 심한 말더듬이 경향을 보이게 된다.
그렇다고 왼손잡이가 불리한 측면만 갖고 있는것은 아니다. 두뇌의 한 쪽이 덜 발육되면 이를 보완하기위해 다른 부분이 발달되어서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보다 수학이나 건축에 보다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는 것이다.
남·녀별로는 '테스테토른'의 영향이 남자쪽에 더 큰것으로 보인다. 편두통이나 말더듬이는 같은 왼손잡이라고 해도 남자어린이에 보다 현저하게 나타나는게 이를 증명한다.
왼손잡이 어린이는 보다 건강에 유념해야
'테스테토른'호르몬은 또한 면역체계를 관장할 두뇌발육에 영향을 주어 좌반구의 발육이 덜된 왼손잡이에게 보다 많은 고통을 준다. 앞에 말한 '게신드'박사는 영국의 신경학자 '피터 베한'박사와 함께 영국 '런던'시내의 특수 전문상점의 고객을 조사했는데 3천명의 고객중 2백80명이 왼손잡이였다는 것이다. 왼손잡이의 실제 비율보다 전문상점을 찾는 왼손잡이의 비율이 높다는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이들이 조사한것을 구체적으로 보면 자동면역체계와 관계가 있는 류마티스관절염, 궤양성 대장염으로 고통받는 왼손잡이의 수자는 오른손잡이의 수자보다 2배반이나 많았고 언어장애는 무려 10배나 많았다는것이다. 또한 편두통은 두배 그리고 앨러지의 경우는 11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톤'에 있는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센터의 '킨즈번'박사도 왼손잡이와 면역체계에 대해 조사했는데 그의 결론도 왼손잡이는 면역체계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었다.
많은 학자들이 '게신드'박사의 보고에 대해 "놀라운 발견이며 무척 시사적"이라고 평한다. 다시 말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임신중 긴장을 피하는등의 주의도 필요하지만 일단 태어난 아이가 왼손잡이이면 위에 말한 질병에 걸리기가 쉬우니까 부모가 적절한 예방조치를 취해주는게 현명한 것이다. 예컨대 앨러지가 심하니까 그런 환경을 피하게 하거나 대장에 염증을 일으키지 말도록 먹는것에 신경을 써 주는것등이다.
왼손잡이는 두뇌 손상을 덜 받는다
왼손잡이는 교통사고 등 머리에 타격을 받기쉬운 사고에서 오른손잡이보다 훨씬 피해를 덜 당한다.
이유는 간단한다. 오른손잡이는 좌·우반구의 기능이 명백히 선(線)형으로 구분돼 있는 반면에 왼손잡이는 좌·우반구가 입체적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언어기능을 맡은 센터가 양쪽으로 퍼져 있기 때문에 왼손잡이는 쉽게 사고로 언어장애를 일으키지 않는다.
근거없는 속설
왼손잡이 또는 오른손잡이에 관한 종래의 속설 다시 말하면 머리의 좌·우반구에 대한 종래의 최근 거의 믿을 것이 못되는 것으로 배척되고 있다.
이제까지 의학계나 인체 생물학계에서는 우반구가 기능적으로 보다 우수하다는 편견이 지배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년동안 보다 치밀한 연구와 실험으로 그것은 근거없는것으로 인식되어졌다.
좌·우반구는 서로 긴밀히 협조하기 때문에 명백하게 한쪽이 우수한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오른손잡이는 좌반구를 많이 쓰고 왼손잡이는 그반대이며 대부분의 지각, 학습, 추리, 직관등의 정신작용에서는 좌·우반구가 긴밀히 연결해서 공동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것 즉 좌반구는 논리를, 우반구는 직관을 담당하며 따라서 오른손잡이는 "보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다"라는 견해는 지나치게 소박한 것으로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