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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뉴스] 왕년의 거대 가속기 ‘테바트론’이 남긴 것들


미국 중부 시카고 근처에 위치한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에는 ‘테바트론’이라고 하는 가속기가 있다. 총 길이 6.3km의 원형 입자가속기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와 성능을 자랑했다. 22년 전인 1983년 가동을 시작한 이래 수많은 입자물리학 실험을 주도하며 톱쿼크 발견(1995년) 등 업적을 남겼지만, 2011년 예산 부족과 더 뛰어난 성능을 지닌 가속기(LHC)의 등장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최근 LHC는 2년간의 성능 향상을 마치고 재가동 초읽기에 들어갔다(88쪽 참조). 반면 테바트론은 숨이 멎은 상태로 깨어날 기미가 없다. 테바트론이 18년 동안 쌓아 온 수많은 양성자-반양성자 충돌 실험 데이터는 페르미연구소의 자료 테이프에 담긴 채 저장실(사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자료를 다시 활용할 길은 없을까.

페르미연구소는 1월 29일, 테바트론의 방대한 실험 자료를 원하는 과학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2년간 보존, 정리하는 자체 프로젝트를 완수했다고 밝혔다. 힉스 입자를 발견한 LHC에서 ‘아틀라스’와 ‘CMS’라는 두 개의 양성자-양성자 충돌 검출기 팀이 교차 실험을 했던 것처럼, 테바트론에도 ‘CDF’와 ‘DZero’라는 두 개의 충돌 검출기 팀이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들 실험팀이 남긴 자료를 과학자들이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열어주고, 아날로그로 기록된 기존 자료를 오늘날의 디지털 장비로도 접근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왕년의’ 두 검출기 팀 과학자와 기술자는 물론, 컴퓨터과학자들이 힘을 모았다.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인 윌리스 사쿠모토 CDF 박사는 “적어도 2020년까지는 추가 설비를 설치하지 않고도 실험 자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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