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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노트] 그저 그렇지 않은 화성 이야기

“특집 기사 투표 결과 나왔어요.
1등이 화성 생활”

 

담당 기자의 말이 끝까지 들리지 않았습니다. 덜컥 겁이 났습니다. 과학동아를 3개월 이상 지켜본 분들은 아실 겁니다. 저희는 그달의 표지가 되는 특집 기사를 전지적 독자위원회(전독위)의 투표로 정합니다. 독자들의 관심사, 궁금한 점을 잡지에 더욱 잘 반영하기 위해서죠. 물론 투표에 올리는 후보 아이템들은 하나하나 특집으로 다룰 만한 원석들입니다. 그런데,

 

화성 테라포밍은 솔직히 걱정이 앞섰습니다. 과학동아가 20년 넘게 다뤄 온 주제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마션’ 등을 통해서 멋진 화성 이미지도 이미 많이 알려졌고, 다른 매체에서도 기사를 자주 내다보니 실제 전독위 위원 중에는 “화성이 망하면(?) 그다음 후보지는 어디냐”고 묻는 분도 있었습니다. 독자들의 눈높이와 기대치가 높기에, 쓸 얘기는 많지만 잘 쓰기가 어려운 주제가 바로 화성입니다.

 

화성 표지 회의는 근래 가장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습니다. 담당인 김소연 기자는 여러 가지 시안 중 화성에 막 도착해 우주선에서 붉은 땅을 내려다보는 이미지를 골랐습니다. 진취적인 그 다운 선택이었죠. 선임 기자인 이창욱 기자의 ‘원픽’은 붉은 화성이 점차 푸른 행성으로 변하는 모습을 시간순으로 나타낸 이미지였습니다.

 

하지만 10년 넘게 과학동아를 팔아 온 마케팅센터장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붉은 화성이 등장하는 과학동아 표지는 서점 판매가 특히 저조했다는 겁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이미지엔 독자들의 손이 가질 않는다는 뜻입니다. 결국 붉은 행성 표지를 과감히 바꿨습니다.

 

그저 그렇지 않은 화성 이야기를 위해 펜 끝도 날카롭게 벼렸습니다. ‘화성에 살게 된다면’이라는 가정을 두지 않았습니다. 늦어도 2050년엔 우리 중 누군가가 화성에 살 겁니다. 그때 무엇을 타고 가고 어디에 집을 짓고 어떻게 살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화성에 처음 이사 간 사람들을 위해 부동산 사기를 피할 방법까지 알려주는 기사를 보면 과학동아는 다르다는 걸 느끼실 겁니다.

 

과학동아는 계속 남다른 재미를 추구할 계획입니다. 3D 푸드 프린터로 인쇄한 음식을 직접 먹어보고(30p), 뇌세포로 컴퓨터를 만들었다는 해외 괴짜 과학자를 직접 인터뷰하고(92p), 기사 속 연구현장에 독자와 함께 찾아가는(137p) 이야기를 부디 잘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무엇이 새로운지, 무엇이 궁금한지 많이 들려주세요. 과학동아에게 남다름의 기준은 독자 여러분들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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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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