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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지게차 코끼리

중장비보다 싸고 편리

일곱마리의 숫코끼리, 한마리의 어린 코끼리, 세마리의 암코끼리가 컴컴한 산악정글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 현재 타일랜드의 코끼리 조련사들은 에덴의 동산에서 잊혀져버린 인간과 동물과의 완전한 조화와 같은 삶을 재현하고 있다. 코끼리 조련사들은 자신들의 회색의 친구인 코끼리 등 위에 앉아서 잠을 자기까지 한다. 그동안 코끼리는 그 아래에서 자신의 귀를 펄럭이며 더위를 식힌다.
 

기계화된 현대에도 타이에선 코끼리를 이용하여 벌목작업을 하는 곳이 많다. 코끼리들이 타이의 산업화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무거운 티크나무도 쉽게^바람에 쓰러진 거대한 티크나무둥치를 치운다. 이런다음에야 벌목한 나무를 옮기기 쉽기 때문. 티크재는 목재로서는 일급이며 매우 무거워서 둥치 한개의 무게가 몇톤씩된다. 나무가 빽빽한 이곳 정글에서는 어떤 중장비보다 코끼리가 유용하다.

 

중장비보다 삼림을 덜 훼손
 

타이의 '람팡'아라는 곳에는 국가에서 경영하는 코끼리학교가 있다. 거기에서는 매년 50마리의 어린 코끼리들이 백여명의 코끼리 조련사들의 지도아래 벌목작업에 투입되기 전에 교육을 받는다.
 

원래 부처님은 자연의 윤회설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자연을 함부로 훼손시키지 말도록 설법하였다. 그러나 농업국가인 타이에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타이의 산림은 수많은 기계바퀴에 의해 짓밟히게 되었다. 때문에 타이에서는 그들의 기술적 진보와 함께 산림훼손을 고려하지 않알 수 없다. 산림의 훼손을 줄이기 위해서는 아마도 코끼리 조련사와 코끼리가 함께 벌목작업을 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같다. 이리하여 버마와의 국경지역인 서쪽 산림지대에 코끼리 학교가 새롭게 부활하게 되었다.
 

코끼리는 일을 하지 않는 밤동안에는 숲속에서 방목을 하게 되는데 이때에 코끼리 조련사들은 코끼리들이 멀리 가지 못하도록 뒷다리에 약4m나 되는 쇠사슬을 채워둔다.
 

밤사이에 코끼리는 크기와 나이에 따라 무려 1백kg에서 2백kg이나 대는 풀, 잎, 대나무순 등을 먹어치운다. 이렇게 먹어치운 후에 코끼리는 편안하고 안전한 장소에서 약 3시간 동안 깊은 잠에 빠진다.
 

두가지죽음-편히 잠들거나 먹이로^코끼리는 이곳 타일랜드에서도 신성시되며 타이 법률은 코끼리에대한 가혹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코끼리는 편히 저 세상으로 가지만 흉작일때가 많은 타이 북동지역에서는 잡아먹기도 한다. 인기부위는 코.

 

큰 짐승이 작은 애벌레 때문에 죽어
 

이렇게 거대한 코끼리들이 아주 작은 동물에 의해서 죽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종종 일어난다. 아마도 이것은 파리에 의해서 매개되는것 같은데, 그것은 코끼리의 피부아래 작은 애벌레로서 자리를 잡는다. 그후 그것은 마치 작은 잠수함처럼 나사식으로 꼬이면서 파고들어 심장까지 들어가 결국 혈액 순환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수의학자들이 쓰러진 코끼리를 시체해부해 본 결과 알아낸것이다.
 

그 옛날 '샴' 왕국은 코끼리 부대라는 수많은 군대를 거느리고 있었다. 옛날 코끼리는 전쟁이나 궁정의 행사에만 이용되었다. 그러나 유럽에서 온 사람들이 코끼리를 경제적인 목적에 이용하기 시작했다. 즉 코끼리는 벌목과 철도부설에 동원된것이다.

 

수명 70~80년이나 돼
 

코끼리의 수명은 사람과 비슷하여 약 70세에서 80세나 된다. 그리고 일을 할 수 있는 기간은 10세에서 60세까지 약 50년간이다. 일을 시작할 나이인 12세의 어린 코끼리는 한화 약 4백만원 정도 나간다. 이에 비해 벌목작업을 하는 케이블 장치는 이의 6배인 약 2천4백만원이나 나간다. 기계는 기름과 연료를 소모하나 코끼리는 작업장소의 도처에 깔려 있는 풀들을 먹고 일을 한다.
 

물론 이러한 코끼리와 기계의 비교는 간단하지만은 않다. 코끼리는 연료가 들지 않는 대신 계속 사람이 곁에서 돌보아야 한다. 즉 매일 목욕을 시키고, 여러가지 의학적인 돌봄도 있어야 한다. 또한 힘든 노동을 하기 위해서는 코끼리의 경우도 많은 휴식이 필요하며 타이의 우기인 3월부터 7월까지는 숲이 물에 잠기기 때문에 코끼리의 경우도 하한기를 가져야 한다.
 

목욕은 매일 아침마다^코끼리들은 매일 아침 목욕을 하며 일꾼들은 목욕을 도와준다. 코끼리는 목욕을 해야 건강하고 일도 잘하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끼리수, 급격히줄어
 

한편 타이의 코끼리들이 사람들의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점점 줄어드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1986년의 코끼리 인구 센서스에서 타이의 코끼리수는 3천3백81마리로 집계되었다. 1971년에는 이것의 세배인 1만여마리였으며 1977년에도 7천여마리였다. 아마도 현재의 상태로 나간다면 앞으로 15년내에 코끼리의 수는 현재의 3분의 1로 줄어들 것이다.
 

타이에는 왕궁내에서만 산다는 흰코끼리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모든 코끼리 조련사들은 악마를 쫓는 주문을 욀때 흰 코끼리의 이름을 부른다. 그러난 흰 코끼리는 한푼어치의 가치도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값을 매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그러한 코끼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것을 왕에게 바쳐야만 한다. 흰 코끼리는 불교국의 국왕에 있어서 영광과 행운의 상징인 것이다.
 

타이궁정에서는 자신들만이 보유하고 있다는 흰코끼리를 좀처럼 외부인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진짜로 흰 코끼리가 있을까?"하는 의문은 이 때문에 더욱 자극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실제로 궁정내에 들어가 본 사람들에 의하면 궁정내에 살고 있는 코끼리는 흰색이 아니라 숲속에 살고있는 코끼리에 비해서 약간 맑은 색을 띠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옛전설 속에 흰코끼리는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힌두의 신 '인드라'를 태우고 다니던 흰 코끼리 이야기, 또 땅으로 내려와 '마야'부인의 몸속으로 들어가 부처를 잉태시켰다는 이야기등. 그러나 흰 코끼리는 현세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완전히 흰 코끼리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타이 궁정에서는 흰 코끼리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코끼리들을 모아 키우고 있다. 궁정에 있는 사람들은 궁정에서 살 수 있는 코끼리의 자격에 대해 13가지의 특징을 구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중 몇개를 살펴보면
 

■ 눈은 희거나 푸른빛이 섞인 흰빛일것.

■ 발톱은 희거나 투명할것.

■ 전체적인 피부색이 연꽃처럼 붉을것.

■ 꼬리술이 길고 두꺼울 것.

■ 두개골 사이의 머리털이 벌꿀색일것.

■ 아름답고 균형이 잡힌 이빨(상아)을 가지고 있어야 할것.

■ 귀와 꼬리가 잘 생기고 상처가 없어야 할것.
 

이 모든 특성을 갖춘 코끼리는 천마리중에서 하나 정도밖에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 타이에서는 왕궁이외에 이러한 특성을 갖춘 코끼리는 한마리도 없다.

1987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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