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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세특 생활] 고려대 생명과학부에 입학한 건에 대하여

 

교과세특을 준비하면서 원하는 학과와 진로를 빨리 정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이 더 커진 친구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오늘 교과세특 이야기를 들려줄 김채연 고려대 생명과학부 4학년 학생은 “꼭 일찍 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전공적합성을 고민하는 친구들을 위해 이번 호에서는 김채연 학생의 경험을 나눕니다.

 

 

●영어는 ‘잘 하는 것’
그 자체가 전공적합성

전공적합성의 개념을 오해하면 모든 활동을 무조건 희망 전공이나 진로와 관련지어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전공’이라는 단어에만 집착하는 것은 오히려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어려운 지식을 자랑하는 느낌이 아니라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학습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게 더 효율적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희망했던 전공인 생명과학에서는 교수님께서 영어로 강의를 진행하시는 경우도 많고 대부분의 교재가 영어 원서라 영어 독해를 할 일도 많습니다. 


그래서 어휘력이 뛰어나고 영어 독해 실력이 우수하다는 점을 세특에서 강조한다면 전공적합성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처럼 세특을 작성할 때 활동을 억지로 전공 관련 주제로 맞추는 것보다 그 과목에 대한 학습 능력과 지식 수준 자체를 어필하는 방법도 고려하면 좋겠습니다.

 

 세부능력및특기사항  
실용영어I : 글의 전체 맥락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문장 구조 파악 능력이 우수함. 과제로 주어진 독해 지문의 주제와 핵심 어구를 파악하여 발표 수업을 하면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함. 매 단원이 끝나면 실시되는 어휘 시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우수한 성취도와 꾸준한 향상을 보임.

 

●진로가 고민될 땐 
기초 학업능력을 보여주자

 

“17살, 18살이 꿈을 바꾸었다고 이상하게 보겠니?” 대학교 지도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또 다른 교수님은 “고등학생들이 교과세특 보고서 주제로 ‘크리스퍼 카스’ 유전자 가위 이야기를 많이 써오는데, 제대로 이해한 학생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말씀하셨고요. 두 분 말씀 모두 교과세특에서는 고등학생 수준에 맞는 학업능력을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교과세특에서 전공 적합성을 볼 때는 대학 진학 후 전공 공부를 충분히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기초적인 학업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함께 평가합니다. 대학에서 공부할 때 갖춰야 할 기본 역량과 의사소통 능력을 갖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전공적합성을 잘 챙긴 생활기록부인 셈이죠.


저는 그 전략으로 글쓰기 및 말하기 관련 활동, 학급 발표 활동을 적극 추천합니다. 실제로 저는 다양한 발표 활동에 참여하는 게 생명과학을 전공한 뒤에 제 연구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교내 대회와 수행평가 및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기초 학업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었던 셈입니다.

 

  세부능력및특기사항  
지구과학II : 과학 기술의 발전과 기술이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상상해보고 그 생각을 ‘당신의 행성을 사랑하라’라는 제목의 글로 유창하게 표현함. 과학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기초 지식도 많은 학생임.

 

●톡톡 튀는
‘나만의 문장’ 갖기

 

선생님들이 여러 학생의 교과세특을 쓰시다 보니, 비슷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비슷한 교과세특 문구가 아니라 ‘나만 갖고 있는 문장’이 있는 게 좋습니다. 그러려면 뻔하지 않고 톡톡 튀는 주제의 독후감이나 보고서를 내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활동 이름을 나열하기보단 ‘내가 느낀 것’으로 주제를 확장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교과세특에서 전공적합성을 어필할 때는 그 활동이 대학 진학 후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강조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나만의 독자적인 깨달음을 솔직하게 녹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생명과학 실험을 하면서 오른쪽 예시처럼 생각을 확장해 봤습니다. 여러분도 수업 시간에 무언가를 배우면서 일상생활에서 접해본 주제와 연관 지어 생각을 넓혀본 경험이 없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작은 생각도 교과세특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세부능력및특기사항  


생명과학I : 현미경을 이용하여 세포 분열을 관찰하면서 현미경 조작에 익숙해졌으며 실험에 사용된 영구 프레파라트가 어떤 방법으로 제작됐는지 의문을 가지고 찾아봄. 현미경을 이용하여 다른 세포 소기관을 관찰하고자 하는 의욕을 보임. 수업 시간에 다룬 감수분열의 원리로부터 인공 수정 시 정자와 난자를 선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장된 생각을 발표함.

 

●세특은 한 번에 
몰아서 완성할 수 없다

 

희망 전공이나 진로 관련 활동이라면 서로 다른 활동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게 좋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과학 동아리에서 다양한 실험을 했고, 그 뒤 DNA 관련 실험을 더 해보고 싶어서 1학년 말 학교에서 열린 과학 실험 방과 후 교실에 참가해 DNA 전기영동 과정을 직접 실습해보기도 했습니다. 더 전문적인 실험을 해보고 싶어서 동아리 친구들을 모아 직접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실험 캠프에 참가하기도 했고요.


2학년 때는 더 다양한 분야의 유전 실험을 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역 내 생명공학연구소 인턴으로 활동했습니다. 인턴십 활동을 계기로 3학년 때 생명과학Ⅱ 과목을 배우며 다른 친구들이 특히 어려워하는 유전 단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생명과학 기술에 큰 관심이 있음을 세특에 녹여냄으로써 저만의 전공적합성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세부능력및특기사항  
GIS(과학반)A : 세 번의 과학 강연을 듣고 자신이 느낀 바를 성실히 감상문으로 작성해 제출함. 사이펀 물 펌프, 수소폭명실험, 앙금반응불꽃색을 이용한 수용액 맞추기, 아스피린 합성실험, 나일론 합성 실험, 액화질소 반응 실험, DNA 추출 실험 등 여러 실험을 계획하고 조별 실험에 참여했음. 이 과정에서 과학의 여러 가지 원리를 익힘.


갈릴레이 심화 실험교실(2016.11.21~2016.11.25)에 참가하여 광통신 원리, 초발수 현상(연잎효과), 농도에 따른 반응속도(아이오딘 시계 반응), 람다 DNA를 이용한 제한 효소 탐구 및 전기영동, 멸치 해부, 편광현미경을 이용한 암석 관찰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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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과학동아 정보

  • 김채연
  • 에디터

    신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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