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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논술로 미래 내다보는 안목 형성

상상력으로 충만한 청소년기에 기른다

과학을 무기로 글을 쓴다면 어떨까. 아마도 허무맹랑한 얘기가 아니라 실현가능한 상상력을 담을 수 있지 안을까. 과학 글쓰기로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길러보자.


세상에 공짜는 없다.
그냥 얻는 것은 없다는 말이다.나서부터 천부적인 글재주를 부린단 말인가. 직업소설가조차도 책 한권을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한다 던가. 글쓰기 능력을 키우려면 자신의 글을 끊임없이 고쳐보는 인고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우리 주변 에서 글 잘쓰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과학적인 내용을 담은 글을 잘쓰는 사람은 눈씻고 봐도 찾기가 매우 힘들다. 과학은 글과는 잘 맞지 않기 때문일까. 그러나 과학적 논리로 글을 쓰면 다른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실현가능한 상상력을 담아낼 수 있다. 이런 상상력이 과학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특히 꿈 많은 청소년기에 자신의 상상력과 사회에 대한 문제 의식을 과학적 접근을 통해 글로 담아낼 수 있다면, 장래에 세상을 이끌어갈 안목의 소유자가 될지 모른다.

동아사이언스가 주최하는 과학논술대회에 참여해 자신의 과학적 글쓰기 능력을 기르는 기회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아래에 과학논술 예시 2가지를 마련했다. 가장 잘쓴 글이기보다,‘ 과학논술이란 이런 것이구나’하는 감을 잡는데 도움을 주는 사례들이다.

예시는 동아사이언스가 발행한‘선생님도 놀란 과학 뒤집기’시리즈를 바탕으로 과학논술로 구성한 것이다.



기관차처럼 달리던 코뿔소가 절벽을 벗어나면 어떻게 될까. 만화 영화에는 코뿔소가 그 사실을 알 때까지는 그대로 달려간다. 그러다가 자신이 허공에 떠있다는 사실을 알면 그제야 비로소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는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요즘 만화 영화가 세밀하게 신경을 써서 물체나 동물의 운동을 나타낸다. 때문에 생동감 있는 영상을 즐길 수 있다. 만화 영화‘라이언 킹’을 제작할 때 단지 상상력에 그치지 않고 아프리카에서 촬영해온 자료를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했다고 한다.

만화뿐 만 아니라 영화를 촬영할 때도 자연법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만 자연스럽고 생명력있는 화면을창조할수있을것이다.‘ 용가리’와같이괴수가 등장하는 영화를 보면 사람이 가면을 쓰고 연기하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괴물이 모형 건물 사이를 다니거나 건물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보면 어딘지 어색해보인다. 이것은 영화를 촬영할 때, 낙하 법칙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만일 63빌딩이 무너진다면 그 파편이 땅에 떨어지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그런데 모형을 쓰면 큰 건물이 무너지는데 1초도 걸리지 않는다. 이 장면을 보면 사람들은 직관적으로 작은 모형을 썼다는 점을 간파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영화 감독이 돼서 괴수 영화를 찍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몇가지 상상을 해보았다.

모형을 써서 낙하 장면을 찍을 경우, 우선 낙하 시간을고려해촬영해야할것이다. 만일높이가2백50m인 63빌딩에서 괴수가 떨어지는 장면을 1백배로 축소한 2.5m 모형으로 찍는다면 낙하시간에서 차이가 날것이다.

물체가 떨어질 때, 시간 t 동안에 낙하하는 거리 s의 관계가 s≒5${t}^{2}$( $\frac{1}{2}$g${t}^{2}$) 이므로 t = $\sqrt{\frac{s}{5}}$ 이다. 그러므로 63빌딩에서의 낙하시간은 약 7초다.

반면 2.5m 높이의 모형에서 낙하시간은 약 0.7초로 1/10로 줄어든다. 따라서 모형을 써서도 실감나게 보이기 위해서는 낙하 시간이 10배로 늘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촬영할 때, 빠른 속도로 필름을 돌려 촬영을 하고는 다시 재생할 때는 정상 속도로 하면 실감나는 영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만일 평소에 초당 36프레임의 사진을 찍는다면 초당 3백60프레임으로 찍으면 된다. 이 필름을 재생할 때는 다시 초당 36프레임으로 느리게 하면 시간이 10배 늘어나서 정말 높은 빌딩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다음으로 내가 영화감독이라면 거대 괴수의 걸음걸이 장면을 계산한 결과를 고려해 찍을 것이다. 만약 거대 괴수 대신 작은 동물이 대역으로 등장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거대한 괴수는 작은 동물이나 사람처럼 빨리 걷지 않는다. 동물의 걸음걸이 속도는 대체로 다리가 길수록 빠르지 않다. 이는 다리의 움직임이 진자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진자의 주기 T는 진자 길이의 제곱근에 비례한다
(T = 2π $\sqrt{\frac{l}{g}}$)

따라서 걸음걸이의 주기는 다리 길이의 제곱근에 비례한다. 이를 초당 걸음수(진동수)로 바꿔 생각하면 f = $\frac{1}{2π}$$\sqrt{\frac{g}{l}}$로 다리 길이에 반비례한다.

그런데 보폭은 다리에 비례한다. 따라서 동물이 이동하는 속도는 초당 걸음수와 다리 길이에 비례할 것이다. 그러면 동물의 속도 v는 v∝ $\sqrt{\frac{1}{l}}$  × l = $\sqrt{l}$  즉 다리 길이의 제곱근에 비례한다. 만일 사람보다 1백배 큰 괴수의 걸음걸이를 찍는다면, 괴수로 분장한 사람이 걷는 모습을 촬영속도를 $\sqrt{100}$ =10배 빨리 해서 찍으면 된다. 즉 평소에 초당 36프레임의 사진을 찍는다면 이번에도 초당 3백60프레임의 사진을 찍으면 된다. 여기에 덧붙여 흙먼지는 발바닥 위로 조금만 올라오도록 하는 것도 자연스런 동작을 위해 잊지 말고 고려해야 할 점이다.

공룡끼리 싸우는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서 코모도나 도마뱀과 같은 현존 파충류를 분장시켜 싸우게 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역시 그대로 촬영해 재생한다면 어쩐지 어색하게 보일 것이다. 공룡이라면 몸무게가 상당해서 움직임이 둔할 텐데 너무나 재빨리 움직이게 보이는 것이 문제가 될 터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고속 촬영을 한 후 정상 속도로 재생해야 한다.

내가 영화 감독이 되면 이 모든 것을 면밀히 따져서 자연 법칙에 충실한 영상을 제작할 것이다. 특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것은 반드시 물리학자를 고문으로 모셔서 장면마다 조언을 구할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뜨거움, 차가움, 건조함, 습함 등 4가지 성질이 결합해 생겨난 4가지 원소, 즉 불, 물, 공기, 흙이 만물을 구성하는 성분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그는 다음과 같은 예를 들었다. 물이 끓으면 수증기가 돼서 날아가고 물을 끓인 바닥에 찌꺼기가 남는다. 이 현상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불(뜨겁고 건조한 성질의 원소)이 물(차갑고 습한 성질의 원소)과 만나, 공기(뜨겁고 습한 성질의 원소)가 돼 사라지고 흙(건조하고 차가운 성질의 원소)이 남는다는 것으로 설명했다. 이와 같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이 주장한 4원소설에 모든 현상을 꿰어 맞추려고 했다.

여기에서 그가 내세운 각 원소의 성질은 과연 타당한 것일까.

먼저 불의 경우를 살펴보자. 불은 어떤 물질이 연소할 때 목격할 수 있는 현상이다. 그리고 연소는 어떤 물질이 산소와 빠르게 결합하는 화학반응을 의미한다. 불이 뜨겁다는 인상은 우리 주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연소현상 대부분이 높은 열을 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소현상은 탈 물질과 불이 붙기에 충분한 양의 산소가 있고, 불이 붙기 위한 최소 온도인 발화점 이상이면 일어날 수 있다.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가 차갑다고 표현한 물 속에서조차 충분한 양의 산소만 공급되면 탈 수 있다. 실제로 타고 있는 폭죽을 물속에 집어넣어도 계속 타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불의 건조한 성질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는 뜨거우면 물이 증발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이것 역시 잘못된 생각임을 증명할 수 있는 예가 있다. 양초를 연소시키면 이산화탄소와 물이 생성된다. 따라서 불이 건조하다는 가설은 과학적으로 옳은 주장이 될 수 없다.

차갑고 습한 성질을 지녔다는 물의 경우는 어떨까. 우선 차갑다는 것은 그것과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있어야 말할 수 있는 상대적인 표현이다. 따라서 물은 주위 환경에 따라 차갑거나 뜨거울 수 있다. 똑같은 온도의 우물물이 여름에는 차갑게, 겨울에는 따듯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그리고 습한 정도는 물의 기체상태인 수증기가 공기 중에 얼마나 많은지를 의미한다. 그래서 물이 습하다는 성질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원소인 물을 표현하는 기본 성질이라고 말할 수 없다.

물과 불이 만나 생성된 원소인 공기와 흙에 관한 설명에도 오류가 발견된다. 뜨겁고 습하다는 공기의 경우를 우선 살펴보자. 공기는 80%의 질소와 20%의 산소가 주성분인 혼합물이다. 그런데 질소는 끓는점이 -1백96℃, 산소는끓는점이-1백83℃이다. 따라서영하 1백℃의 저온에서도 공기는 액체로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습하다는 성질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공기가 뜨거운 성질을 가졌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가설은 자신의 개인적 경험을 항상 성립하는 진리처럼 주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공기 역시 포함된 수증기 함량에 따라 습하거나 건조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기의 변하지 않는 성질로 습함을 내세운 것은 옳은 설명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흙의 경우를 살펴보자. 흙은 건조하고 차갑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표현했다. 흙은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공간으로 그 속에는 많은 수분과 영양분이 포함돼 있다.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 나무나 꽃과 어울려 존재하는 흙은 습하다. 따라서 건조하다고 딱 정의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리고 차갑다는 표현 역시 주위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인 표현일뿐 흙의 고유 성질이 될 수 없다.

이처럼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은 과학적으로 맞지 않다. 물론 현대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4원소설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눈에 보이는 현상을 해석할 때 과학적 논리에 바탕을 두지 않고 자신의 개인적 감각을 더 믿는 사람들이 많다. 과학을 할 때 과거의 자연철학자나 과학자들이 범한 실수를 다시 범하지 않도록 항상 관찰한 경험은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해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과학논술 어떤 내용으로 쓸까

농아사이언스가 주최하는 '전국 학생 과학논술대회'는 특별히 문제를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응모자가 관심사에 따라 주제를 정해서 자신만의 과학적 상상력과 논리젹인 생각을 글에 담으면 된다.

그러나 감을 정확히 잡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몇가지 주제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를 마련했다. 이주제는 '선생님도 놀란 과학 뒤집기' 시리즈에서 따왔다. 응모자가 자신의 주제를 선정할 때 시리즈 각권 맨 뒤의 '이렇게 정리해 봅시다를 참조하면 도움을 받을 것이ㅏㄷ. 좀더 자세한 내용은 2월초 동아사이언스 홈페이지(www.dongaScience.com)에 게시될 예정이ㅏㄷ. 응모자는 이들을 참조해 자신의 주제 한가지를 정하면 된다.

예시주제 ① 물

물은 우리몸의 70% 이상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물이 없으면 우리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그렇댜면 과연 물은 어떤 녹특한 성질로 인해 생명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생명유지와 관련된 물의 성질을 생각해 본다.

예시주제 ② 화합물

이산화탄소는 물에 녹을 수 있는 성질을 가지는데, 이는 지구상에 육상생물을 출현하는 글거를 마련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산화탄소가 생명체가 탄생하는데 어떤 역할을 했을까. 이산화탄소와 육상 생명체와의 관계를 살펴본다.

예시주제 ③ 동물의 행동

인간은 동물의 행동을 자신들의 시각으로 해석한다. 그렇다면 그 해석을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 아니면 그릇된 것일까. 동물의 행동에 대한 연구를 통해 문제를 어떻게 결론 내릴 수 있을지를 생각해본다.

예시주제 ④ 우주

우주로못은 지상에서 작동하는 로봇과는 다른 환경에 접한다. 따라서 우주로봇을 설계할 때 지상로봇과는 달리 특별히 고려하는 점들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화성표면에서 활동하는 로봇일 경우는 어떨까.

예시 주제 ⑤ 화학반응

일상생활 속에서 충돌은 좋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경유가 많다. 그런데 원자세계에서의 충돌은 어떨까. 만약 원자세계에서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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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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