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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 퀘이사에서 온 어두운 빛 검출을 기대합니다”

전현성 고등과학원(KIAS) 물리학과 연구원 인터뷰

현재 연구하는 분야가 궁금합니다 
초기 우주에서 초대질량블랙홀의 성장과 퀘이사의 특성 등을 연구합니다. 초대질량블랙홀은 은하 중심에 있고 질량은 태양의 수백만~수십억 배로 예상됩니다. 블랙홀의 내부는 알 수 없지만, 주위에서 물질이 빨려드는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나 밝게 빛납니다. 초대질량블랙홀 주변이 빛나고 있는 은하를 활동성은하라고 하고, 그중에서 활동성은하핵이 은하 전체 별빛보다 밝은 은하를 퀘이사라 부릅니다. 퀘이사는 블랙홀이 가장 활발히 성장하고 있는 은하인 셈이죠. 덕분에 먼 우주에서도 발견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초대질량블랙홀이 초기 우주에서부터 어떻게 자라 왔는지를 연구할 수 있습니다.

 

3개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들었습니다
초대질량블랙홀을 향해 빨려가는 물질은 활동 은하를 빛낼 뿐 아니라, 블랙홀과 그 주변에 대한 정보를 줍니다. 블랙홀 근처에서 나타나는 운동으로부터 블랙홀의 질량을 추정할 수 있죠. 
먼저 JWST의 집광력으로 가장 먼 퀘이사에서 온 어두운 빛을 적외선 대역에서 검출할 예정입니다. 과거 우주에서 출발한 자외선과 가시광선은 우주의 팽창때문에 적색이동, 적외선으로 관측됩니다. 초기 우주에서 초대질량블랙홀이 얼마나 빨리 무거워졌는지를 통해 씨앗 블랙홀(원시 상태의 블랙홀)의 정체가 무엇일지 밝히는 것이 연구의 목표입니다. 
초기 우주에서 초대질량블랙홀이 무거웠다면 이들은 무거운 은하들이 모여 있는 환경을 선호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한편 그 예상을 뒤집는 관측도 존재합니다. 두 번째 프로그램에서는 JWST 관측으로 초기 우주 퀘이사가 정말 원시 은하단을 선호하는지 그 여부를 파악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활동성은하가 초기 우주의 중성 수소를 이온화하는 정도를 파악하는 프로그램에 공동연구자로 참여합니다.

 

JWST 관측이 현재 연구에 어떻게 도움을 주나요 
JWST의 거울 크기는 앞선 HST보다 3배 가까이 크고, 적외선 감도도 뛰어나 먼 우주에서 오는 희미하고 적색이동된 빛을 검출하기 유리합니다. 저는 10여 년 전에 아카리 우주망원경으로 고적색이동 퀘이사를 세계 최초로 중적외선 분광 관측했는데, JWST로는 이보다 더 멀리 있는 퀘이사를 관측할 뿐 아니라 그 주변에 퀘이사보다 수십~수백 배 어두운 은하들이 몰려있는지까지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우주 나이를 기준으로 청소년 은하를 넘어 어린이 은하, 유아기 은하 관측이 일상적인 일이 되는 것이죠. 이런 은하들을 볼 수 있게 되면 외부은하 자체와 함께 은하의 분포가 나타내는 거대구조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우주론적으로 연구할 수 있습니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초대질량블랙홀은 크기가 태양계 정도로 매우 작지만, 블랙홀보다 수백만 배나 더 큰 은하 규모, 혹은 은하보다 수천 배 큰 은하단 규모에서의 활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게 방대한 시간, 공간 규모가 엮여 있는 현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려면, 분야별 전문가들의 연구를 듣고 다양한 시각에서 자연을 관찰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눈을 감고 코끼리를 만지더라도 여러 명의 관찰자가 필요한 셈이죠. 그중에는 불완전한 해석도 있겠지만 모형과 현상의 일관성을 깊고 넓게 검증할수록 튼튼한 결과가 됩니다. 이를 위해 과학자들과 교류하고 미래 과학자를 발굴하는 데도 힘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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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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