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와 가장 비슷한 사람부터 찾아봤다. 미국 플로리다주 변호사 헤일리 모스가 유일했다. 8월 2일, 화상 인터뷰로 그를 만났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봤다는 헤일리 모스 변호사는 드라마와 현실을 비교하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Q. 과학동아 독자에게 자기소개를 해줄 수 있나요?
안녕하세요. 헤일리 모스입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살고 있는 변호사이자, 예술가이자, 자폐인입니다. 변호사로 일할 땐 로펌에서 병원과 보험회사 간 소송 등을 담당했고, 지금은 로펌을 나와 장애인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단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Q. 최근에 한국에선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었어요. 그래서 실제 자폐인 변호사가 있나 찾던 중 변호사님을 찾았어요.
저도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를 봤어요! 온 가족이 함께 보고 있어요. 우영우가 다른 변호사들이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Q.드라마와 현실은 다를 것 같은데….
사실 자폐를 가지고 살아가는 일이 쉽진 않죠. 저는 3살 때 처음 자폐 진단을 받았는데 그땐 말을 거의 못 하고 울거나 소리를 지르기만 했죠.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어려웠고요. 사람들은 자폐인이 사람을 싫어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니에요. 친구를 사귀고 싶지만 사귈 수 없어서 힘들었어요.
그러다 9살 때 부모님이 저에게 자폐에 대해 알려주셨어요. 그때 제가 해리포터에 푹 빠져있었는데, 부모님이 저에게 “넌 해리포터처럼 마법의 힘을 가졌어”라고 말씀하셨어요. “해리포터가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지만 스토리의 주인공이고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잖니”라고도요. 그때부터 저도 ‘나는 다르고, 그게 나쁜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Q. 드라마에 등장하는 친절한 동료들은 어떻게 보시나요?
물론 현실에도 그런 동료들이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자폐인을 이해하는 데 시간을 쓰고 싶어하지 않거나 친해지려는 마음이 없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들은 우리가 무례하다거나 이상하다고 생각해버리고 말죠.
Q. 변호사님이나 우영우 같은 경우는 소수일 것 같아요.
세상엔 생각보다 자폐인이 많아요. 자폐란 게 스펙트럼이 넓다 보니, 일상생활이 어느 정도 가능하면 진단을 안 받은 사람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엔 저나 우영우 같은 자폐인들도 있을 거예요.
Q. 사람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자폐인들은 소통 방식이 다르다는 걸 이해해줬으면 좋겠어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3화에 말을 거의 못 하고 펭수만 좋아하는 자폐인이 등장하는데, 그의 소통 방식에 맞춰 준 뒤에야 소통할 수 있었죠. 이 사례처럼 우리의 소통 방식을 이해하는 게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자폐인들은 청소나 요리처럼 일상적인 행동도 어려워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옆에서 누군가가 “도와줄까요?”라고 물어봐주는 게 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