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은 칼보다 강하다.’
펜이 가진 힘만큼, 그에 따른 책임을 느낀 기업이 있다. ‘문구로 미래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국내의 문구기업 모리스다. 모리스는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더해 사용하기 편하면서 환경까지 지킬 수 있는 문구 제품을 만들고 있다.
주변의 보드마커나 네임펜, 형광펜, 유성매직 등을 살펴보면 볼펜과 다른 점 한 가지를 찾을 수 있다. 바로 뚜껑이 있다는 것. 쓸때마다 열고 닫고,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너무 익숙해 불편함마저 잊었던 펜 뚜껑을 없앤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형광펜이나 마커의 펜촉(닙)에서는 심지에 적셔진 잉크가 묻어 나온다. 덕분에 펜 선은 두껍고, 필기감도 좋다. 특히 공부할 때 자주 쓰는 형광펜은 글자 위를 덮을 정도로 넓어 표시한 부분을 한 눈에 보기 쉽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단점도 있다. 펜촉이 공기 중에 오래 노출되면 심지 속 휘발성분이 쉽게 날아가 잉크와 심지가 굳는다.
모리스는 펜 내부의 구조를 개선해 이런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다. 별도의 뚜껑을 만드는 대신 내부에서 자동으로 펜촉이 밀봉되는 방식을 개발했다. 대신 볼펜처럼 펜 끝의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펜촉이 밀봉되도록 했다. 이제 더 이상 뚜껑을 잃어버려 펜이 말라버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모리스는 마르지 않는 펜을 알뜰살뜰히 다 쓴 이후까지 생각했다. 주변 그 어떤 펜을 보더라도 분리배출 방법을 알려주는 ‘분리배출 표시 도안’이 그려진 경우는 없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지만,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잉크다. 아무리 깔끔하게 쓰더라도 펜 안에 남은 잉크 때문에 재활용은 할 수 없다.
여기에서도 간단한 아이디어가 빛이 난다. 볼펜처럼 마커나 형광펜에서도 잉크 카트리지를 교환할 수 있게 했다. 잉크를 다 썼다고 펜을 버릴 필요도 없고, 남은 잉크 때문에 재활용을 못하는 일도 없다.
돌이켜보면 펜의 뚜껑도, 재활용을 할 수 없는 것도 불편하지만 누구도 사용할 때는 느끼지 못한다. 지금 우리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자. 그리고 찾은 불편함을 해결할 작은 아이디어 하나를 더해보자. 아마 모리스의 펜 ‘저스트 클릭’도 이렇게 탄생하지 않았을까.
“저 불편한 뚜껑 대신 ‘그냥 누르면’ 되는 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