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멜버른 왕립 여성병원의 로저 쇼트는 미국 국립보건학회에 쥐에서 인간의 정자를 성장시키는 자신의 이론을 확증할 실험동의를 요청해두고 있다. 그는 “쥐에게서 만물의 영장인 사람 정자를 생산해내는 일이 가당치도 않다고 생각하겠지만, 곧 많은 사람들이 내 생각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금까지 여성 불임인 경우 시험관 아기를 만드는 방법으로 불임을 해결해왔지만, 정자 생산이 안돼거나 아주 조금밖에 안돼 불임이 된 남성들의 경우에는 아버지가 될 희망이 거의 없었다.
남성 불임의 원인을 연구했던 학자들이 인간 정자의 생산과정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불임의 원인이 세르톨리 세포의 유전자 결함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 세포는 고환의 생식세포에서 만들어진 정자에 영양을 공급해 키워내는 기능을 담당한다. 쇼트는 인간의 고환에서 정자 생산을 담당하는 생식세포를, 건강한 세르톨리 세포를 지닌 쥐에 이식해서 사람의 정자를 잘 성장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쇼트는 이미 지역 동물연구 위원회의 동의를 얻어냈지만, 인체실험을 위한 동의를 얻어내지는 못했다. 그는 인체실험을 하기 전에 당사자에게 실험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을 하고, 동의를 얻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안전 문제에 대해서 염려하고 있다. 생물학자들은 인간정자가 쥐에서 성장할 때 유전적인 변이를 일으킬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쥐가 지닌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정자가 인체에 이식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