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한날, 한시에 함께 생물다양성을 기록하는 날이 있다. 바로 ‘도시 자연 챌린지(City Nature Challenge)’가 열리는 날이다. 올해는 세계 445개 도시가 참여했다. 그 중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제주도가 4월 30일에서 5월 1일까지 ‘제주 바이오블리츠 캠프’라는 이름으로 참여했다.
과학동아와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이 행사를 함께 주최했다. 어린이과학동아 지구사랑탐사대 대장이자 내셔널지오그래픽 탐험가인 이화여대 장이권 교수가 참가자들을 이끌었다. 과학동아 독자 18명도 이 행사에 함께 참가했다.
생물을 기록하는 방법은 쉽다. 생물 사진을 찍고 소리를 녹음한 뒤 아이내추럴리스트(iNaturalist, ‘나 자연학자’라는 뜻)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올리면 된다. 그리고 어떤 생물을 찍었는지 적으면 된다. 어떤 생물인지 모른다고? 그래도 괜찮다.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올라오는 기록을 보고 확인해준다.
이번 제주도 바이오블리츠에 참여한 사람은 40명이다. 기록은 1204개, 확인된 종은 309종이다. 생물다양성을 탐사한 장소는 동백동산이라고 불리는 선흘 곶자왈과 거문오름 일대였다. 동백동산 습지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될 만큼 독특한 지형과 주변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멸종위기종인 가는물부추와 제주 고유종인 제주도롱뇽, 제주고사리삼 등이 있다.
제주도 거문오름은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도 등재된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용암동굴계로 여겨지고 있다. 다양한 식물들이 꽃 피우는 시기라 샛노란 금새우난초, 은은한 상아색 새우난초, 그리고 둘의 자연교잡종인 주황색 한라새우난초가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섬휘파람새, 휘파람새의 노랫소리가 이따금 나무 사이에서 들려왔다. 참가자들은 보이는 모든 생물을 카메라에 담으려 노력했다.
과학동아와 내셔널지오그래픽은 과학동아 독자들과 함께 5월 21일~22일 제주도의 미개방 동굴도 탐험했다. 이 내용은 과학동아 7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이번 ‘제주 바이오블리츠 캠프’에서 기록한 생물들은 iNaturalist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