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동양의학에 과학의 메스가 가해지고 있다. 침의 원리는 무엇일까.
침(鍼)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관심의 내용도 '누가 어떤 병을 침으로 치료했다'는 결과 중심의 단순한 것에서 '침이 어떻게 고통을 멈추게 하는가' '침의 원리는 무엇인가' 등의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것으로 변해가고 있다.
생물의 생명활동에 전기적 현상은 절대적인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생체 내의 체액에는 여러 종류의 전해질이 있는데(표1). 생체는 이 전해질로부터 전위차를 얻게 된다. 이것은 세포의 기능과 활동으로부터 생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세포활동으 척도라고도 볼 수 있다. 평상시에 생체에서는, 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가 ATP를 생성시켜 이 역할을 수행한다.
침의원리, 전위차의 생성
침은 체내에 삽입되면 체액과 접촉되어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이에 의해 양음이온들이 분리되어 전기로써 흐르게 되는 것. 이온분리에 의한 전위차를 검출해보면 0.6~0.8볼트 정도가 된다. 이를 생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전위차(45 밀리볼트)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치이다. 또한 생체내의 전위치는 음식섭취에서 부터 위와 장에서의 효소화학작용, 미토콘드리아에서의 ATP생성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므로 침에 의한 전위차보다 생대적으로 비효율적인 셈이다.
어떤 면에서 볼 때 전위차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생체활동이 활발하다는 결과이다. 예를들면 생물이 죽으면 전위차가 0볼트로 되돌아 가기 때문에 생명활동의 정지를 뜻하기도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침의 기능이 체액을 활성화하기는 하지만 무한정 활성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로지 부분적 기능을 보충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또는 통증이 있을 때 다른 곳으로 유도하여 저하시키는 조절기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침에서 발생된 전위차는 생체 내의 일반적 현상과 비교하여 약 18배가 차이가 나지만 여기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생체내의 생성체계에는 전위차가 전체 세포에 적용되는데 비해 침에 의한 전위차는 오로지 자침 부위에서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침은 전체 기능에 유익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에서만 선택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침에 대한 임상적 가치는 오랜 역사를 거쳐 입증되어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어 왔지만, 불행하게도 침의 기능에 대해서는 '왜 병을 고칠 수 있는가'에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번에 제시된 침의 전이차 발생론'은 그러한 점에서 침의 원리 규명에 대한 첫번째 해답이라고 할 수 있다.
석기시대부터 질병퇴치의 수단
침구치료의 기원은 인류가 본격적인 주거생활을 시작하면서 부터인 것으로 추측된다. 석기시대부터 질병퇴치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음이 문헌상의 기록으로 나타난다. 물론 그당시는 요즘과 같이 금속침을 사용하지는 않았으나 경혈(經穴)을 자극함으로써 효과를 얻었다.
중국에서는 위진남북조시대와 당나라에서 사용되었으나 많은 혼란이 있었던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체계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고 통일신라 효조왕 원년(692년)에 국가시책으로 교육을 받게 하였으며 일종의 보사법을 운영하였다.
그후 고려 광종12년(960년)에는 처음으로 국가 고시제도가 창시되어 3명의 의인(醫人)을 등용하였다. 조선시대 초기에는 우리나라 고유의 의학집인 '향약집성방'이 간행되었고, 전순의, 전의손의 '침구택일편집'과 유성용의 '침구요역'이 1447년에 간행되었다.
허준의 동의보감(1613년), 허임의 침구경험방(1644년)에 앞서 지금부터 약4백20년전 우리나라의 황연학은 '사암오행'(舍岩五行) 침구학을 대성하여 널리 외국에 보급, 침이라면 오행침으로 알려지기까지에 이르렀다. 1973년에는 제3차 세계 침구할술대회가 한의사협회 경희대학교 공동주최로 열려 침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이끌게 되었다.
비접촉 유도방식
침의 기능이 체액의 전해질로 인한 생체전기 발생을 근원으로 하고 있음이 규명됨에 따라 침의 단점을 보완하고 그 기능을 개선시킬 수 있게 됐다. 이것이 로석생체침(바늘 없는 침)이다.
금속으로 된 침의 단점을 열거해 보면 △침을 사용함에 있어 위행 처리가 필요하고 △정확한 혈에 자침하기가 어려우며 △침의 구조가 예리하여 환자에게 공포감을 주고 △침의 기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로석생체침은 △침을 자침하지 않고 비접촉 유도 방식으로 사용하고 △자침위치가 약간 이탈되어도 자동적으로 혈점으로 유도되며 △침의 기능을 임의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색이다.
침을 피부에 자침않고 유도방식으로 시술한다는 것은 대단한 변화이다. 체액은 전하를 띤 전해질 즉 칼슘 마그네솜 등의 이온이 정전기 흡인력에 의하여 균형을 유지하여 체액교류를 촉진하게 되므로 정전기 흡인력을 자극함으로써 더욱 큰 반응을 얻게 할 수 있다.
종래의 침은 침이 체액에 접촉되었을 때 전리과정에서 채액을 조정하지만, 본 정전기 유도방식은 부도체막을 투과하여 정전기 흡인력을 이용하여 자극함으로써 체액을 조정하게 된다.
전기의 흐름은 어떤 넓은 면적의 도체에 전기를 흐르게 하면 그 도체 성분중에서 가장 저항치가 낮은 곳을 찾아서 순식간에 흐른 것이 본능이다. 경혈 역시 병증으로 나타날때 생체 전기 저항이 그 부위중에서 낮은 포인트로 움직이기 때문에 전자파는 비접촉 유도를 통하여 자동적으로 혈을 탐색하여 자침하게 된다(그림1). 즉 자침 위치가 이탈되어도 자동적으로 혈점으로 유도되는 것이다.
종래의 금속으로 된 침은 단순한 도체로서 전리과정이 한정되어 있지만, 로석생체침은 전자파를 사용하여 정전기를 유도하여 비접촉으로 기능전달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 특색이다. 이는 시술자의 요구에 따라 자유로이 그 기능을 구사하게 함으로써 침의 기능을 편리한 방법으로 시술토록 한 것이다.
침에 대해 과학의 메스가 가해지고 그결과, 메커니즘의 밝혀지기 시작함에 따라 앞으로 의학분야에서 침의 역할은 점점 증대될 것으로 예상되나. 특히 침의 체액조절기능의 파급적 효과는 세포단위에서 직접 수행되므로 다기능적 의술로 실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체액조절에 대한 기능은 전해질수용액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수인성생물에 대해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하고, 생태계 또는 동식물의 선도유지에 이용될 수 있다. 또한 체육기능의학에도 기여하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