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복사기가 아니어도 멋지게 도장을 위조할 수 있다.
소설 '영원한 제국'(이인화 지음)에 보면 감자로 도장을 위조해, 조정으로 보내는 쌀을 훔쳐내는 사건이 나온다. 그 당시에는 감자가 일반인들에게 선보이기 전이어서 감자를 '회식이 깃든 황토색의 타원형 물체로 가볍고 무른 것이 무같은 무슨 식물의 열매 같았다'고 묘사하고 있다. 어떻게 감자로 도장을 위조할 수 있었을까?
준비물
감자, 인주, 칼, 종이
실험방법
① 감자를 찐다. 이때 수분없이 찌는 것이 중요하다. 감자를 신문에 싸서 전자레인지에 찌거나 프라이팬에서 기름기 없이 익힐 수 있다. 감자 자체가 가지고 있는 수분 이외의 수분이 더 들어가면 곤란하다.
② 감자를 잘라 위조할 도장이 찍힌 자리에 감자의 잘린 면을 올려놓고 1시간 정도 꾹 누른다.
③ 감자를 우리가 원하는 문서의 도장난에 누르고 또 1시간 정도 누른다. 똑같은 도장이 찍힌다.
이 실험은 구조가 비슷한 물질은 서로 잘 섞인다는 용해의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Like dissolves like'라고 요약될 수 있는데 감자와 인주의 어떤 성분이 비슷한지 비교해 보자.
감자 속의 지방은 식물성 기름으로 불포화지방산이다. 인주 속에는 식물성 기름인 피마자유가 들어 있기 때문에 두 개의 구조가 비슷해 섞인다. 소설 '영원한 제국' 속에 언급된만큼 선명하게 찍히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감자를 찌는 방법. 누르고 있는 시간, 그리고 옛날 인주와 요즘 인주의 성분 차이 등을 들 수 있다. 여러분이 직접 실험해서 가장 잘 찍히는 조건을 찾아보길 권한다. 옛날 인주에는 '산화수은'이 들어있어 인주공장에서 오래 근무한 사람중에는 죽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