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2-001
세 개의 배양통을 우주선에 싣는 데 성공했습니다. 두 개는 배터리가 망가져 전원이 꺼졌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구의 상태를 보면 세 개가 멀쩡하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입니다. 보초병은 없었습니다. 보관실을 관리하는 인력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사했던 이유는, 단순히 도시와 떨어져 외진 곳에 지어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지구를 찾아온 낯선 생명체로부터 신이 마지막으로 지킨 자신의 창조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의 손바닥으로 감쌀 수 있었던 크기가 고작 배양통 세 개였던 겁니다.
당장 돌아가고 싶지만 착륙 과정에서 암벽에 부딪칠 뻔해 급하게 에너지를 끌어 쓰다 보니 배터리가 방전됐습니다. 우주선 배터리가 채워지기까지 며칠 걸릴 예정입니다. 그동안 꼼짝없이 지구에 있게 됐네요. 복귀가 예정보다 늦어지겠습니다.
그동안 지구의 변화를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지구로부터 신호가 없다는 걸 진작 알았으니, 어떤 이유로든 우리가 우주로 떠난 사이에 인류가 전멸했을 수도 있다고 예측하지 않았습니까? 그 예측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습니다. 절망적이거나 슬프지는 않습니다. 잠시 마음이 숙연해지기는 했지만 우리의 예측을 따라, 우리는 인류가 멸망한 지구에서 배양통을 우리의 새로운 행성으로 옮기기 위해 온 것 아닙니까. 그런데 어쩐지 지구는, 아니 인류는 우리의 예측과 다르게 세월을 보낸 모양입니다. 대장님도 분명 흥미로워하셨을 텐데 아쉽습니다.
대장님, 지구는 익숙하지만 낯선, 무섭고 아름다운 행성이 되었습니다.
8/12-002
두 종의 인간이 있습니다….
8/13-001
조금 더 확인해보겠습니다.
8/17-001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정말 많아서 어떤 말부터 먼저 꺼내야 할지 모를 정도입니다.
우선 문명이 멸망했다고 하기에는 애매한 부분이 많습니다. 비슷하게 파멸이나 괴멸, 몰락, 함몰, 종말 같은 단어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현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반드시 어떤 단어를 붙여야 한다면 애석하게도 저는 번영이라 말해야겠습니다. 이전 기록에도 남겨뒀듯이 바키타가 가져온 물질은 전기를 끌어오지 않아도 밤이 되면 도시 전체를 밝힙니다. 송전탑은 식물이 뒤덮어 얼핏 봤을 땐 기둥에 풀이 무성히 자란 1000년 된 나무인 것 같았고, 발전소가 있던 곳은 터가 돼 붉은여우의 집이 돼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붉은여우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저를 지켜보다가 곧 살며시 다가와 다리에 얼굴을 비볐습니다. 그러다 토끼처럼 뛰며 저에게 장난을 걸기도 했습니다. 야생에서 자란 짐승이 두려움 없는 호의를 베푼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야생동물을 길에서 만난 것 자체가 처음이었습니다. 그곳은 너무도 당연하게 우리의 영역이었으니까요. 길에 인간만 다닌다는 걸 이상하게 여기지 않은 것이 더 이상하게 다가왔습니다. 조금만 생각해 봤다면 그 이상함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을텐데. 한 행성을, 한 종이 절반 가까이를 정복하고 있었다는 게 소름 끼칩니다. 지금도 인간의 흔적은 곳곳에 선명하게 남아있는데도 동물들은 인간이 없다는 이유 하나로 금단의 구역을 원래 자신들의 영역인 것마냥 누비고 있습니다. 이 문명은 애초에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는 듯이. 대장님이 발전소에 사는 붉은여우를 만나면 대장님 역시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실 겁니다.
붉은여우 외에도 이름을 알지 못하는 다양한 생명체를 목격했습니다. 대장님, 검은 몸통에 푸른 에메랄드 빛 턱시도를 입은 새를 보신 적 있으십니까? 반대로 푸른 몸통에 멋진 검은 보타이를 한 새는 본 적 있으신지요. 앵무새처럼 구부러진 부리가 반은 붉고 반은 파란 새를, 얼핏 보면 나비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꼬리가 더듬이처럼 말린 새를, 파마를 한 것처럼 머리털이 멋스럽게 말린 새와 분홍색 날개가 펄럭일 때마다 물결처럼 파도치는 새를 본 적은 있으십니까. 그것들은 우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창조됐을 수도, 바키타의 행성에서 옮겨 왔을 수도, 혹은 진화했을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저는 그 새들이 이전부터 줄곧 우리와 함께 있었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낯선 울음소리가 아니었거든요. 언젠가는 분명 들어본 적 있는 소리입니다. 붉은여우와 같겠죠. 그 새들은 담쟁이넝쿨의 일부분이 된 송전탑과 전선에 앉아 있었습니다. 대장님은 부리 달린 동물을 무서워한다고 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대장님이 전선에 앉아 그네 타듯 몸을 흔들던 새들을 봤다면 분명 대장님도 그 새들을 귀여워하셨을 겁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곳은 발전소와 멀지 않은 산입니다. 지난번에 거처가 너무 열악해서 질병과 재난, 그리고 야생동물 습격에 취약해 이곳 인간들은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말을 정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들이 그런 열악한 환경을 유지하는 건 눈에 띄지 않기 위한 전략이고, 그들은 지붕과 울타리가 없는 공간에서도 살 수 있도록 진화했습니다. 여전히 불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불은 위치를 쉽게 발각시킬 수 있습니다. 더욱이 겨울이 되면 불을 더더욱 피울 수 없습니다. 자칫 산에 불이라도 붙는다면 정말 큰 일이 날 테니까요. 하지만 불이 없어 힘든 것은 저뿐이었습니다. 질긴 풀과 열매, 익히지 않은 포유류의 살점은 제가 씹을 수 없는 것들이었지만, 강한 아래턱을 가진 그들은 우리가 익힌 고기를 먹고 채소를 먹듯이 그런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씹었습니다. 그들의 턱은 우리와 다릅니다. 우리가 자리를 비운 700여 년의 시간 동안 바키타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아니 이 표현은 맞지 않습니다. 바키타가 인간을 죽였는지 지금의 저로서는 알 수가 없으니까요. 그럼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길들여지지 않기 위해. 네, 이 표현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길들여지지 않기 위해, 인간으로 남기 위해, 사육되지 않기 위해 그 짧은 기간 동안 외계인과의 만남이라는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던 사건으로부터 튀어 오르듯 급격한 진화를 이뤘습니다. 언젠가 대장님이 제게 해주셨던 이야기지요. 진화 과정에서 어느 한순간 종간에 뚜렷한 단절이 생기고 안정기에 들어가면 한동안 점진적인 진화는 일어나지 않는다고요.
숲속에 사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더 해야겠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인간이라 고집했습니다. 그러니까 이들은 저곳, 저 문명 속에 있는 존재들은 이제 인간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 말은 확고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필사적이었습니다. 지난번에는 정신이 없어서 대장님께 이 말을 안 드린 것 같군요. 바키타와 함께 지내는 것들은 이미 자신들과 너무 달라져버린, 자신을 가축화시킨 하등한 종족이라 칭했습니다. 물론 이들이 정확하게 그들이 가축화했다고 표현한 것은 아닙니다. 언제나 바키타와 동행하는 문명의 인간들을 보고 제가 추측한 거죠. 숲속의 인간과 의사소통이 거의 되지 않습니다. 침팬지나 보노보. 그런 짐승들과 대화한다면 딱 이런 기분일 것 같습니다.
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숲속의 인간들 역시 저한테는 인간이라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 인상을 받게 된 첫 번째 이유는 이들의 어휘력이 현저하게 낮았다는 것에 있습니다. 6세 정도의 문장만 구사합니다. 그들의 언어가 생존으로 귀결돼 그런 것으로 여겨집니다. 처음에 저는 그들이 제가 모르는 또 다른 언어를 쓴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언어였습니다. 그걸 깨닫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지만 양성 모음이 들린 이후 음성 모음과 중성 모음까지 그들이 발음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도 소통은 합니다. 소리는 변해도 글자는 변하지 않으니까요. 저는 생물학자나 인류학자가 아니기에 제가 예측하는 것에는 근거가 부족하지만요.
어쨌거나 그 사실이 저를 한동안 암울하게 만들었습니다. 고도의 작전을 짤 이유조차 없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들이 숲으로 들어오기까지 겪은 숱한 좌절과 절망, 함락, 패배 따위가 생각하고 싶지 않아도 떠올랐습니다.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왜 그들에게 감정을 몰입하는지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패배했다고 느껴서일까요? 어떤 면으로는 맞겠지만, 어떤 면으로는 아닙니다. 다른 면으로 인간은 또다시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생각을 좀 더 정리하면 꺼내죠. 어쨌거나 살아남았다는 건 멸종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것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이긴 것과 다름없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외형입니다. 대장님께 사진을 보내드릴 수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아쉽습니다. 저는 처음에 공포심과 적대감을 느꼈지만 어쩐지 대장님이라면 이들을 마주한 순간부터 흥미로워하셨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호의로 인해 더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지도 모르지만요.
조금 전 말씀드렸다시피 이들의 아래턱은 우리보다 훨씬 발달된 형태입니다. 소의 턱처럼요. 그래서 발음이 이전보다 정교하지 않았습니다. 전혀 다른 언어, 그러니까 외국어 정도가 아니라 우리의 구강 구조로 낼 수 없는 소리와 음역대로 말을 했습니다. 아래턱이 발달한 건 제가 추측하건대 불 없이 음식을 섭취하며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진화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물론 단절에 가까운 진화가 아래턱에만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턱이 발달해서인지 숲속 인간들의 머리 크기는 제가 기억하는 인간들보다 2배에서 2.5배 정도 컸습니다. 머리둘레는 저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좋은 징조입니다. 뇌의 활동량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걸로 받아들여집니다. 실제로 우리 사이의 장벽은 언어로 인해 소통이 힘들다는 것 빼고는 문제없었습니다. 이들은 제가 야생초를 씹지 못하자 불을 피웠고 보관해 뒀던 아주 오래된 냄비를 꺼냈습니다. 무척 서툴렀지만 이들은 끓는 물에 야생초를 데쳐줬고, 제가 잘 수 있도록 움막에 따로 잠자리를 마련해 줬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에게도 남아있는 문명의 흔적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식사 후 물로 입을 헹궜습니다. 누군가는 손으로 이를 정리했고, 누군가는 칫솔과 비슷한 도구를 이용해 낀 음식물을 제거했습니다. 화장실 역시 식생활하는 구역과 철저하게 구분해 놓았고요. 최소한 어떤 생활을 지켜야 병균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날것으로 먹는 야생초와 버섯, 꽃, 열매 전부 이전에 우리가 먹었던 식품들이었고요.
이들은 그저 야생에서 살아남도록 더 강하게 진화한 것뿐이었습니다. 인간이 가지고 있던 나약한 부분을 전부 지우면서요. 신체 변화 역시 턱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이들의 손톱과 발톱은 육식동물의 것처럼 두껍고 날카로우며, 허리가 훨씬 길었습니다. 상체와 하체의 비율이 거의 같아 보입니다. 이 역시도 음식물을 오래 저장하거나 혹은 소화가 되지 않는 음식을 소화시키느라 장기가 비대하게 커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저는 한동안 숲속의 인간들과 지냈습니다. 다행히도 그들이 보존하고 있는 자료 중에 우리 탐사선에 대한 정보가 남아있었습니다.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자신들을 구원해 줄지 모르는 이전 세대의 인간을요. 어찌 보면 신과 같은 존재라 느낄 수도 있을 법한데 과학기술의 문명을 지나쳐 온 그들에게는 신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실망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행이었습니다. 만일 그들이 신을 믿었다면 꼼짝없이 선두에 서서 바키타를 공격했어야 했을 겁니다.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또 남아있는 자료 덕분에 두 번째 침공 외계인이라는 오해도 빗길 수 있었습니다. 그 이전의 인간. 700여 년 동안 스스로를 냉동시켜 짧은 인간의 삶을 기이하게 늘려 진화 이전의 모습으로 나타난 인간. 어젯밤에는 문득 저 역시 바키타와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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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님도 서명했다고 하셨지요. 지구에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그리고 후손들에게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그 서류에요. 대장님은 얼마나 걸리셨습니까? 생각해보니 그걸 묻지 못했네요. 저는 2년이 걸렸습니다. 몇백 년 동안 죽지 않고 살아갈 것에 대해, 그 공간이 우주인 것에 대해, 살아가는 동안 앞으로 사랑하는 가족과 지인들은 죽을 때까지 만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받아들이기까지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탐사선에 탑승한 누구라도 그랬겠죠. 저는 운명이라 생각했습니다. 운명. 이런 단어 대장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단어인 건 알고 있습니다. 모든 일은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니까요. 하지만 어떨 땐 운명이라는 말 외에 대치될 수 있는 단어가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제가 수학과 과학을 잘한 건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은 것이니 저의 선택이라기보다 타고난 성질이고, 아버지가 완치할 수 없는 병에 걸려 평생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것도 저의 선택은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이런 것들 역시도 하나하나 따지고 들면 대장님 말처럼 선택의 결과물이겠지만, 어찌 됐건 저는 운명이라 생각하는 게 편했습니다. 저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우주로 나아가는 운명을 타고난 거죠. 제가 갑자기 너무 제 이야기로 빠졌습니다. 아무튼 대장님께서도 영원한 작별을 했던 사람들이 있었겠죠. 만일 그들이 여태껏 살아있었다면, 그래서 숲속의 인간들처럼 혹은 바키타와 공생하는 인간들처럼 변했다면 우리는 어땠을까 궁금해졌습니다.
대장님, 바키타가 처음 지구에 등장했던 순간을 기억하시는지요. 냉동 수면의 상태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기억상실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한다지만 바키타에 대한 기억만큼은 생생합니다. 단 한 톨도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너무도 충격적인 일이었으니까요. 밤하늘이 대낮처럼 밝아지더니 창공이 갈라지듯 문이 열리던 그 모습을, 어떤 인간이 잊을 수 있을까요.
저는 그때 12살이었습니다. 방학이었고, 그날 오전에 가족끼리 2박 3일 울산으로 여행을 갔다가 돌아온 길이어서 일찍 침대에 누웠죠. 자다 눈이 부셔서 깼습니다. 처음에는 부모님이 제 방 불을 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잠결에 불을 꺼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어디서도 기척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한참 후에야 안방 문이 열리며 무슨 빛이냐고 중얼거리는 부모님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때서야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깨닫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베란다 창문을 열어보니 저희 집뿐만 아니라 아파트 주민 대부분이 환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밝게 빛나던 하늘이 갈라지며 등장한 바키타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신났습니다. 한동안 지속됐던 정적과 긴장의 시대 때도 저는 그것이 거대한 게임 속 세상인 것 같아 들떴습니다. 조금 더 컸다면 그러지 못했을 겁니다. 바키타의 정체를 모른 채 공존해야 했던 그 시대는 통행권이 없으면 바깥 외출을 할 수 없었고 무장한 군인만이 텅 빈 거리를 활보할 만큼 극도로 예민한 시대였다는 걸 기억합니다. 오래 가지는 않았죠. 바키타가 인간을 공격할 생각이 없다는 걸, 그리고 바키타는 우리가 만들어 낸 고분자 유기화합물을 먹기 위해 왔다는 걸 알아냈으니까요. 우리가 몇천 년 동안 쌓아 둔 쓰레기를, 그 골칫거리를, 인류의 죄를 주식으로 먹어 화합물의 흔적이 남지 않은 분비물로 배출한다는 걸 알아냈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 바키타가 어떤 무기에도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는다는 건 곧장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됐습니다.
인간은 아낌없이 우리의 쓰레기를 바키타에게 넘겼습니다. 멈췄던 공장들이 가동되고, 인간들의 삶은 순식간에 일회용품을 가장 많이 배출했던 그 시대로 복귀했습니다. 법으로 금지됐던 제품들이 다시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저는 13살에서야 살면서 처음으로 식당에서 플라스틱 포크를 봤고, 슈퍼에서 페트병을 봤습니다. 그것이 바키타를 살찌우는 일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그러지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바키타는 아주 오래도록, 천천히 인간과 공존하며 자신의 세력을 불렸습니다. 자그마치 11년 동안 말입니다.
우리가 떠날 때까지만 해도 바키타에게서는 이상한 낌새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지만 다시 지구에 돌아와 추측컨대, 바키타의 식성이 고분자 유기화합물에 국한되지 않은 듯합니다. 숨기고 살았던 건지 아니면 때를 기다리다 본색을 드러낸 것인지 모르겠으나 건물을 비롯해 송전탑, 다리, 전광판, 유리, 조형물… 인간이 만들어낸 거라면 무엇 하나 빠지지 않고 먹어 치운 흔적이 만연합니다. 대장님이 직접 봐야 제 말을 이해하실 겁니다. 문명의 흔적은 이제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치열하게 쌓아 올린, 인간이 인간을 죽이며 쟁취하려고 했던 그 번영은 결국 우리가 내뱉은 잔해로 무너진 격입니다.
대장님, 제 메시지를 듣고도 지구로 오지 못할 대장님께 이런 메시지를 남기고 있는 저를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변화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과 기록을 남겨봤자 이 기록을 흥미롭게 들어 줄 인간이 지구에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이, 그 인간은 이미 진화 이전의 개체로 사라졌다는 생각이 저를 우울하게 합니다.
8/19-001
바키타를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왔습니다. 그것들은 제가 기억하는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인간과 비슷한 두골과 사지, 직립보행, 3미터 정도의 신장, 검은 피부, 정강이까지 내려오는 긴 팔과 인간과 똑같이 생겼던 눈 말입니다. 저는 그 눈이 이따금씩 떠오르곤 했습니다. 그토록 희한한 겉모습을 보고도 흰자와 홍채, 동공으로 이뤄져 있던 우리와 똑같은 그 눈이 다른 것보다 유달리 더 선명하고 징그러웠습니다. 그것들이 함께 무언가를 바라보거나 시선을 주고받으면 소름이 돋았고, 그건 백 마디의 협박이나 말보다 훨씬 무서웠습니다. 우리와 다를 것 없는 그 눈이 왜 그렇게 무서웠을까요. 물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바키타의 눈을 다시 보자마자 그 시절에 느꼈던 감정이 되살아났습니다. 무언가를 도모할 것만 같은 눈이었습니다. 인간과 똑같은 바키타의 흰자는 시선으로 사물을 가리킬 수도, 분위기를 바꿀 수도, 암호를 주고받을 수도 있습니다. 눈에 감정이 있다는 것을, 눈빛으로 말한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바키타를 보며 깨달았습니다.
대장님, 바키타의 인지방식은 인간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것들은 우리가 우주에 있는 동안 지구에 도시를 지었습니다. 우리가 만든 문명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말입니다. 제가 지난번에 문명이 번영했다는 표현을 썼던 것 기억하십니까? 네, 지구의 문명은 인류가 살았던 시대보다 훨씬 더 아름답습니다. 그것은 아름답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습니다. 바키타가 가지고 온 빛은 어떤 에너지원을 필요로 하지도 않으며 그것들이 만든 건축물은 자신들의 기술로 엮은, 강철보다 강하고 플라스틱보다 질긴 섬유질로 만들어졌습니다. 기둥을 필요로 하지 않는 건축물들은 인류가 만들지 못했던 기이한 곡선 형태의 건물들을 지었고 그 모습은 낯설고 아름다웠습니다. 건물마다 다른 역할을 맡고 있는 듯했습니다. 마치 회사처럼 말입니다. 숲속의 인간들의 말에 따르자면, 그들도 추측이기는 하지만 도시 중심부에 있는 광대버섯 형태의 건물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따금씩 푸른 불빛이 그 건물 옥상에서 뿜어져 나와 하늘까지, 저 우주까지 뻗어 올라간답니다. 그 모습은 꼭 아직 지구에 오지 않은 동료들을 부르는 것 같답니다. 진실은 알 수 없지만요.
8/19-002
왜 빼앗겼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대장님, 어쩐지 저는 우리의 안식처를 빼앗겼다는 생각보다 이 안식처가 드디어 원래 주인을 찾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이 그동안 억지로 정복하고 있던 거라는 어처구니없는 생각도요. 어쩌면 혼돈과 좌절의 시기에 제가 지구에 없었기 때문에 내뱉을 수 있는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숲속의 인간들이 알면 화를 내겠지만요.
더 오래 관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복귀해야 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탑승할 수 있도록 준비했는데 돌아갈 때 다시 홀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쓸쓸합니다. 배양통이라도 있어 다행입니다.
아직까지 문명의 인간들은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문명의 인간들은 우리와 체구가 비슷해서 아주 가까이 가지 않는 이상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떠나기 전에 문명의 인간을 한 번만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불가능할 거라 생각합니다. 문명의 인간은 늘 바키타와 함께 다니니까요.
저는 슬슬 떠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대장님도 부디 무사히 복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8/20-001
대장님, 조금 전 숲속 인간들이 문명의 인간 한 명을 붙잡아왔습니다. 지금은 나무에 묶어뒀습니다. 가까이 가보려고 시도했지만 숲속 인간들이 제지해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멀리서나마 보고 있지만 어두워서 보이지 않습니다. 내일 날이 밝는 대로 다시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8/21-001
조금 놀라운 것은 문명의 인간이 지금의 우리와 외향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숲속의 인간들처럼 아래턱이 발달하지도 않았고 신체의 비율도 저와 다르지 않았으며 피부 역시 짐승의 가죽처럼 두꺼웠던 숲속 인간과 다르게 매끄럽고 연약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다면 눈이 크다는 점입니다. 이왕 말이 나온 거 얼굴에 대해 먼저 설명하는 게 좋겠습니다. 이 특징이 제가 본 문명 인간만의 것인지, 아니면 문명 인간들 전체의 공통된 특징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우선 이 문명 인간은 얼굴의 세로 길이가 짧고 눈과 귀가 상당히 크며 코와 입이 작았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눈은 얼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의 크기이고, 검은 눈동자가 상당히 커 흰자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문명 인간을 마주했을 때, 저는 그가 어떤 상태인지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두려워하는 기색조차 찾기 어려웠습니다.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제가 숲속 인간들의 허락을 받고 가까이 다가가자, 저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저는 그제야 문명의 인간이 저를 바라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명의 인간은 저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눈썹 앞머리를 위로 올렸습니다. 가여운 표정. 흥미로운 지점이었고 제게는 꽤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숲속 인간들의 표정에는 감정이 담겨있지 않는다는 걸 문명 인간의 표정을 보고 깨달았으니까요.
숲속 인간들이 저와 같은 인간이라 느껴지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가 표정에 있었습니다. 웃거나 운다는 극단적인 감정의 표출뿐만 아니라 대화를 나눌 때 자연스럽게 새어나는 표정의 움직임 역시 일절 없었습니다. 말할 때 입술과 그 주변 부위 근육을 제외하고 얼굴의 다른 근육들은 가죽으로 만들어진 가면을 쓴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주변의 신경들이 전부 퇴화된 것 같기도 합니다. 의도적으로 표정을 없애려고 노력했을 수도 있지만 몇 시간도 아니고 제가 이곳에 있는 며칠 동안 내내 무표정의 상태였다는 걸 생각하면 근육이 퇴화했다는 쪽이 더 맞겠지요. 아니, 살아남기 위해서 변한 거라면 발달했다고 표현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대로 문명의 인간은 마치 어린 아이처럼 얼굴 근육을 움직입니다. 나이가 가늠되지 않을 정도로요. 얼굴만 보면 5세 정도로 보입니다만, 포박돼 있는 상태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것으로 보아 나이는 그보다 훨씬 많을 거라 추정됩니다. 어쨌거나 중요한 건 커진 눈과 눈동자입니다. 큰 눈은 최소한의 동작으로도 표정을 극대화시킵니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봅니다. 자신의 감정을. 그러니까 어쩌면 바키타에게….
문명 인간을 보며 저는 몇 가지 공존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하나는 바키타와 친선관계를 약속한 인류가 저 도시 안에서 함께 살고 있다는 겁니다. 분명 어떤 이들은 바키타를 전부 죽여야 한다고 했을 것이고, 어떤 인간은 바키타를 쫓아내야 한다고 했겠지만 그 중에는 어떤 이유에서든 바키타와 공존해서 살아야 한다는 인간도 있었겠지요. 바키타를 이길 수 없을 거라고 주장하는 무리와 자신들의 쓰레기를 먹어 치우는 바키타를 없앨 수 없다고 주장하는 무리, 혹은 진정으로 낯선 외계생명체를 친구로 받아들인 인간들도 있었겠지만 어쨌거나 있었을 거라는 겁니다. 평화와 사랑을 외친 자들이. 저희가 지구를 떠날 때까지만 해도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바키타는 어느새 삶에 섞여든 자연스러운 존재가 됐으니까요. 어쨌거나 어떤 이유로 바키타를 적으로 둔 인류와 그렇지 않은 인류가 나뉘어 700년이라는 시간동안 극단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키타 역시 초반처럼 얌전하진 않았겠지요. 80억 명에 육박했던 인류가 절반, 아니 어쩌면 5분의 1 정도로 줄어든 것을 보면 학살의 가능성이 큽니다. 전쟁으로 인한 전사자가 많을 것이라는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지만 결과를 놓고 봐도 힘의 크기가 비등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확실한 건 바키타가 공격을 했다는 겁니다. 일방적인 학살이든, 공격에 대한 대응이든. 우리가 완전히 바키타를 너무 얕잡아 봤다는 거죠. 그것들은 우리의 쓰레기를 먹어치우기 위해 탄생한 존재가 아닌데 말입니다.
제가 방금 너무 흥분했군요.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은, 문명의 인간들은 절대적인 힘의 차이를 느끼고 바키타와 함께 사는 전략으로 바꿨다는 겁니다. 공존이라는 말이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틀린 표현은 아니지요. 인간은 가축과 공존해 살고 있다고 표현하지 않았습니까.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인간의 위치가 가축으로 바뀌었다는 사실만 다르죠. 문명 인간에게서 보여지는 진화가 숲속 인간들과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어 보입니다. 바키타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비춰지지 않도록, 자신의 의사를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문명 인간과 숲속 인간은 비슷하지만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네 발 달렸다고 해서 말과 소가 같게 느껴지지 않았듯이 말입니다.
문명 인간은 딱 한 번 숲속 인간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에 저를 불렀습니다. 가늘고 고운 소리였습니다. 두려워하는 기색은 어느새 물러가고 얼굴은 호기심으로 뒤덮였습니다. 제가 자신을 해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깃든 얼굴이었습니다. 제가 한 발자국 다가가자 문명 인간은 저를 향해 고개를 더 내밀었습니다.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뜻이라 해석되어, 저는 망설이지 않고 거리를 좁혔습니다. 문명 인간은 킁킁거리며 제 살 냄새를 맡았습니다. 그리고 결박된 손을 움직일 수 없어서였는지 코끝을 제 뺨에 대었습니다. 그렇게 제 뺨을 문지르며 느끼고 있었습니다. 자신과 비슷한 가죽을요…. 신기해했고, 반가워했고, 기뻐했고, 그리고 그 감정들이 다 지나간 후에 슬퍼했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저는 숲속 인간과 대화했던 것처럼 어떻게든 문명 인간과 소통하려 노력했지만 문명 인간은 이내 눈을 감고 잠이 든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8/23-001
대장님, 지금 저는 떠나기 위해 우주선에 탑승했습니다. 마지막 기록으로부터 이틀이 흐른 시각입니다. 그동안 기록을 남길 수 없을 정도로 지쳐있어서 우주선 안에서만 지냈습니다.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기는 기록입니다. 지난 새벽에 큰 소란이 있었습니다. 소란이라는 말보다 전투가 맞겠습니다만, 전투라기에는 추측대로 힘의 크기가 비등하지 못했으니 학살이 맞겠습니다. 숲속 인간들은 갑자기 찾아온 바키타들에게 꼼짝없이 당했습니다. 시끄러운 소리를 듣자마자 본능적으로 이곳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걸 깨달은 저만이 어두운 숲속으로 피신해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숲에서 보았습니다. 몇 안 되는 바키타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숲속의 인간들을요. 그 모습은 무기를 가진 인간들이 동물을 학살하고, 숲의 나무를 밀었던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제 마음은 어때야 했을까요. 숲속의 인간들이 저와 달라서였던 건지, 아니면 저는 이미 인류와 완벽한 안녕을 고하고 우주로 떠났기 때문이었던 건지 모르겠으나 그저 잔혹하고, 안타깝다는 감정 외에 다른 감정이 들지 않았습니다. 분했어야 했고, 억울했어야 했고, 비통했어야 했는데 대장님, 저는 숲속 인간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어떤 슬픔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바키타가 이곳에 온 이유는 문명의 인간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바키타는 나무에 묶여 있던 문명의 인간을 끌어안았습니다. 문명의 인간은… 바키타의 품에 안겨 저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초점을 알 수 없는 눈이었지만 저와 눈이 마주치고 있다는 건 느낌으로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문명의 아이가 바키타에게 저의 존재를 발설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저를 가만히, 그렇게 가만히, 오래도록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바키타의 품에 안겨 사라질 때까지 저를 바라보는 그 얼굴을 보면서, 그 얼굴에 쓰인 속마음이 들리는 듯했습니다. 물론 제 추측이겠지만 말입니다. 어쩐지 대장님의 얼굴을 보며 말한다면 창피할 것 같아 여기에 말해두겠습니다. 이 기록을 본다고 하더라도 저에게 티 내지는 말아주십시오. 그러니까 문명의 인간은 저에게 ‘가’라고 하고 있었습니다.
들키지 말고 가.
그냥 가.
어서 가.
빨리 가.
우습죠. 제가 언제 태어났고,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를 텐데 문명의 인간이 저에게 그런 이야기를 왜 하겠습니까? 그런데 더 우스운 것은 저는 문명의 인간이 그렇게 말했다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것입니다. 바키타의 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된 얼굴은 분명 그렇게 말했습니다.
8/23-002
대장님, 우리는 앞으로 제2의 지구에서 새 문명을 꾸려야 합니다. 우리는 밝게 빛나는 별에 태양이라는 이름을 붙일 것이고,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도시를 건설할 테지만 우리가 누렸던 과학과 기술을 재현하려면 배양통에 있는 인간이 자라고, 배우고, 아이를 낳고, 세대를 몇천 년간 넘겨야 가능하겠지요. 저는 벌써 고민입니다. 우리가 살았던 첫 번째 지구에 대한 기록을 남길 것인지에 관해. 그래도 대장님, 저는 인간이 바키타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두 번 다시 어떤 것도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대장님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기록 마치겠습니다. 잠시 뒤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