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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남성 백신 영향 차이날까

연구로 본 부작용 논란

 

10월 12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60%를 넘었다. 백신 접종 시작은 다른 나라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지난 9월 30일 50%를 넘긴 이후 2주만에 60%를 넘기는 등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이런 추이라면 11월경 백신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부작용 의심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백신은 워낙 많은 사람들이 접종을 받기 때문에 접종 뒤 이상한 신체 증세가 발생하는 경우 백신의 후유증 또는 부작용으로 의심 받기 쉽다. 실제로 일부는 연구 결과 백신의 부작용으로 공식 인정 받기도 했다. 접종자 수가 늘면서 논란이 되는 부작용 의심 증상들도 늘고 있다. 

 

여성에게만 나타나는 부작용?-연구 중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백신 부작용은 접종 부위의 통증과 붉어짐, 부어오름, 발열, 두통, 근육통, 피로감, 메스꺼움 등이다. 이런 부작용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접종일 기준 2~3일 이후에 대부분 완화된다. 


특히 발열, 부어오름 등은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 몸 안에서 면역 시스템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증상이다. 백신은 몸에 들어와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만들도록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약한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항체는 향후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왔을 때 반응한다. 흔히 2차 접종에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이유다.


그런데 일반적인 증상 외에 다른 부작용이 보고되기도 한다. 여성들 사이에서 백신 접종 후 월경 주기 이상, 부정 출혈, 유방 통증 등이 나타났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에 백신과 여성 호르몬, 백신과 월경 주기에 상관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먼저 포궁에는 면역 세포가 밀집돼 있는데, 백신으로 면역 세포가 영향을 받아 월경 이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여성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면역계의 세포와 경로, 면역 세포 발달을 조절하기 때문에 더 큰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는 주장도 있다. 줄리안 지 CDC 면역안전국 연구원은 지난 3월 8일 뉴욕타임스를 통해 “백신 접종 뒤 생성되는 면역 세포인 T세포는 여성에게서 더 많이 생성된다”며 “에스트로겐과 같은 성호르몬이 면역 반응에 작용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백신과 호르몬의 상관관계를 임상적으로 연구한 명확한 실험 결과는 아직 없어 가설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있다. 가장 먼저 문제가 됐던 영국의 경우 4600만 회의 접종을 분석한 결과, 월경 이상 보고는 3만 2455건(0.07%)에 불과했다. 영국 정부는 대부분 일시적 현상이었고, 백신이 여성의 생식 능력에 영향을 준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미국 보스턴대, 하버드대 의대, 존스홉킨스대, 미시간 주립대, 오리건 보건과학대 등 5개 대학 연구팀을 통해 9월 말부터 백신과 월경 주기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데이터가 쌓이면 보다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가슴 통증-백신 부작용이지만 발생 위험 적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사람 중에서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부분 일시적으로 일어나지만, 가슴 통증이 심해지면 심장 근육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병인 심근염이나 심장을 둘러싼 막에 생긴 염증인 심낭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6월 이스라엘 연구팀은 화이자 백신을 맞고 한 달 이내에 보고된 136건의 심근염 사례를 확인하고,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이 심근염과 연관 있을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mRNA 기술을 이용하는 백신인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심장 질환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심근염, 심낭염 등의 심장 통증은 주로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최근 이스라엘 연구팀이 실시한 연구에서 백신 부작용으로 심근염이 발생할 확률은 극히 낮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백신 접종을 마친 5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10만 명당 1.7명꼴로 발생했다. 부작용을 앓던 사람들도 대부분 빠르게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 A. 디아즈 미국 워싱턴 감염센터 연구원 등이 진행한 백신 부작용 연구 결과도 비슷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뒤 심근염은 10만 명당 1명, 심낭염은 10만 명당 1.8명꼴로 나타났다. 또 심근염은 백신 접종 후 평균 3.5일 후, 심낭염은 평균 20일 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doi: 10.1001/jama.2021.13443

 

 

부작용과 백신 효과-상관없어

 

반대로 백신을 접종하고 난 뒤 아무런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아 효과가 없는 ‘물백신’이 아니냐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부작용과 예방효과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교수팀은 백신을 맞은 135명을 대상으로 접종 후 부작용과 항체 형성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 중 42명은 아스트라제네카, 93명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이었다. 연구 결과 부작용 발생 여부와 항체 형성 사이에는 특별한 연관성이 없었다. 


아만다 데베스 미국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 교수팀이 화이자, 모더나 mRNA 백신을 접종한 95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부작용과 항체 형성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mRNA 백신을 2회 접종한 사람은 증상과 상관없이 모두 면역글로불린G(IgG) 항체가 생성됐으며,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해 강력한 항체 반응을 보였다. 


데베스 연구원은 “연구 결과는 백신 접종 후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더라도 mRNA 백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문제없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doi: 10.1001/jamainternmed.2021.4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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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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